눈과 대나무......
배형수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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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12 08:07
솔바람 솔구름 하늘에 끼는
해 지고 쓸쓸한 어제 저녁에
졸음에 못이겨 잠이 들었다
아 ㅡ 아름다운 대나무여
선녀가 내려와 장식하였나
시운과 풍운에도 견디었거늘
부끄럼에 못이겨 고개 숙였나
내 어히 너의 절개 굳다 아니 하리요
아따금씩 불어주는 솔바람이
쌓여있는 그 눈을 털어 줍니다
하얀 종이 위 한 점의 잉크마냥
녹빛 청색의 한 줄기 댓잎
아직도 수줍어 반만 일어서서
다시 부는 바람만 기다림니다
찬란힌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