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만남과 이별을 생각하는 시간

정병각 2 665 2019.01.28 11:09

“카사모”

참으로 정겹고 가슴 뛰는 그런 단어였습니다.

제가 처음 가입했던 2006년만 해도 그랬습니다.

처음 대구에 계시는 조모 회원님으로부터 순노랑색 롤러 한 쌍을 분양받은 날

거실 한쪽에 모셔두고 눈 한번 떼지 못하고 바라보던 그런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또,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신 김창록님으로부터 글로스터 한 쌍을 경매로 분양받은 이후

저희 집 베란다 한구석엔 서서히 케이지가 하나둘씩 늘어났고,

해가 거듭되면서 글로스터, 파이프팬시, 리세시브화이트, 레드카나리아, 노르위치, 옐로우카나리아... 등등

슬금슬금 카나리아 종자도 늘어났고, 그에 비례해서 집사람의 눈총도 따가워졌었지요.^^

하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필요하면 이해도 부탁하고, 설득도 했고, 애교도 서슴지 않는 노력으로^^

그 모든 난관을 이겨냈었지요.

 

그 당시 카사모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열 번 이상은 들락거렸고,

매일 2~3건씩 글을 올리며 한 달에 활동포인트를 1천점, 2천점씩 올리기도 했지요.

그런 활동 덕분에 카사모 가입 두 달 째부터 6개월 연속 주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주필이 되려면 한 달에 최소 2천점에서 3천점의 포인트를 기록해야 했을 정도로

그 당시 카사모는 굉장히 활동적이었지요.

 

하지만 2008년 말경 카사모 내부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운영위원이던 몇몇 분들이 짐을 싸서 나가는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카사모가 먹고살기 위한 밥과 돈이 나오는 곳도 아니고,

그저 여가를 이용해 새를 키우며 삶의 즐거움을 나누자는 공간일 뿐인데

그렇게까지 의견대립을 하며 등을 졌어야 했는지 아쉬움만 드는 그런 사건이었지요.

카사모 역사에 숨기고 싶은 작은 멍울로 제게는 기억이 됩니다.

 

이후 저는 가입 2년여 만인 2009년부터 웹마스터에 선임돼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회비를 내는 정회원이 20여명에 불과하지만 그 당시엔 거의 100명에 육박했었습니다.

공구도 활발했고, 회원님들 참여도 적극적이어서 카사모의 재정도 나름 풍족했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정회원 확보를 위해서 일일이 전화해가며 회비 납부를 독촉하곤 했던

보이지 않는 노력도 뒤따라야했지만 말입니다.^^

 

그해 말인 11월28일 제7회 카사모 전시회를 했습니다.

전시공간 확보를 위해 신입회원이던 황성원 회원님의 추천으로 김가네에 장소협조 요청 공문도 보냈고,

김두호 당시 회장님과 함께 관리이사님을 찾아가 만났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풍성하게 행사도 열었습니다. 시상은 물론이고 타올과 휴대용 LED랜턴 기념품까지 만들었었고,

1박2일간 구의동 거리를 누비며 회원들 간에 정이 넘치는 훈훈한 교류를 나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때부터 이후 2016년까지 김가네 강당에서 매년 행사를 진행했으니 황성원님도 고맙고

김가네도 참으로 고마웠단 생각을 합니다.

그 당시 만들었던 포스터와 초대장은 아직도 제 파일 속에 추억처럼 남아있습니다.

 

카사모 생활을 하면서 회원님들을 울산 바닷가로 몇 번 초청해 흥겨운 만남을 가졌던 것도

카사모 생활 중 더없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또, 울산에서 한때 카사모 활동을 함께 했던 권오서님, 홍상호님, 김상규님 등도 떠오르구요.

 

그리고 2013년부터 2년간 카사모 회장직도 역임을 했고,

2018년 지난 한해는 전임 김영호 회장의 빈자리를 메워 두 번째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카사모와 어울려 살다보니 어느새 2019년. 벌써 13년의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갔네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젊은 날의 참으로 즐거운 시절이었고

너무도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추억의 카사모였습니다.

 

박상태, 손용락, 원영환, 권영우, 김두호, 박진영, 용환준, 임유섭, 전신권, 김창록,

양태덕, 윤성일, 이두열, 이응수, 김기곤, 송인환, 김혜진, 오재관, 김영식, 김익곤,

이헌주, 김대중, 권오서, 윤완섭, 김영호, 구교헌, 김성기, 김용수, 조충현, 정효식,

황성원, 심진섭, 이재용,....

 

카사모의 지나간 추억을 떠올려보며 기억나는 카사모 회원님들의 이름들 한번 적어봅니다.

 

만남은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별은 추억이 아직은 남을만한 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사모”,

제게 아직은 추억으로 남겨둘만한 이름임이 분명합니다.

 

회원님들 모두 건승하시고, 즐거운 취미생활 하시며,

훌륭하신 김태수 신임회장님을 중심으로 잘 운영되어서

훗날 언제 들러도 우애 넘치고 멋진 대한민국 최고의 카나리아 동호회 전통을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그동안 너무너무 감사했고, 고마웠습니다. 

Comments

박기천 2019.01.29 16:16
카사모 하면 저에게도  많은  사연이 있습니다 지금은  외롭고 먼 여행길을 떠나신 광주에 계시던  회원님이 떠오릅니다 
먼 여행길 떠나시기 몃일전 저한테 전화를 주셨는데  몃일만에  여행을 떠나셨던  그분도  카사모의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황성원 2019.01.29 17:46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늘 이야기하던 취미생활에 의견차이와 분란이 있는것에 이해를 못했었는데,
세상 사는 일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이군요.
국내 애조모임이나 클럽활동에 있어 근 10여년동안 카사모하면 떠오르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정병각 전회장님은 카사모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셨었는데,
카사모를 떠나시는 글을 올리시게 되었는지 참 안타깝네요. 영리단체가 아닌 순순한
취미활동 모임으로 소속감이나 체계, 혹은 정보공유로 왕성했던 적이 그립네요.
말씀해주신 근 7년여동안 전시회를 하였던 김가네는 지난해 이전을하여 타기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또한 그 당시에 행사준비를 하며 전국 각지에서 오신 회원님들의 격려 말씀에
주말을 반납하고 흐뭇한 연말을 보냈던 시간들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평생 그 즐거움과 보람은
못잊을겁니다. 이제는 김가네도 이전을 하였고, 저도 이제는 김가네 소속이 아닙니다.
저는 많은 변화와 도전의 시간을 근 2년여 동안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사모의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려올때마다 씁쓸하네요. 많은 추억과 소식으로 情으로 다시 카사모의 문이 열렸으면 합니다. 이에 신임 운영진님들께서
노력을 하여주셨으면 합니다.

남의 입장을 세번은 생각하고 한번 입으로 표현하는 것이 또 다른 친구나 새로운 情을 나누는 방법이라
여겨지는 하루네요.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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