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올해 번식 부진의 원인 분석..

정병각 11 863 2012.06.29 16:32
칠월이 벌써 눈앞. 기대감에 가슴 부풀었던 번식철도 이제 끝자락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 회원님들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대체로 번식이 부진했던 것 같습니다.
제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올해 가모까지 총 20쌍으로 번식철을 맞았는데 예상컨대 대략 50여 마리를 생산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듯 합니다.
그러면 쌍당 평균 2.5마리 정도 되나요. 상당히 부진한 결과지요..^^
예년에는 8~10쌍으로도 그 정도는 뽑았었는데 말입니다.

왜 그렇게 올해 번식이 부진했는지 잠시 스스로 분석을 해봤습니다.
맞는지 안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집에서 올해 번식 중 나타난 주요 현상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번식 중 낙조한 어미새가 유난히 많았다color=blue>
총 20쌍 중에서 8쌍에서 어미새들이 1마리씩 낙조했습니다.
옐로모자익 수컷 1마리(돌연사), 암컷 1마리(돌연사)/ 프릴 수컷 1마리(돌연사)/ 파이프 암컷 1마리(알막힘)/
옐로우 암컷 1마리(알막힘)/ 레드 암컷 2마리(알막힘, 돌연사), 수컷 1마리(돌연사)

총 20쌍 40마리 중에서 무려 8마리가 낙조했으니 20%나 낙조한 겁니다. 엄청나죠?
암컷은 알막힘과 돌연사로, 수컷은 모두 돌연사였지요. 물론 죽은 자의 공백은 남아있던 예비군으로 대충 때웠습니다만..
하루전날까지 팔팔하다가 갑자기 떨어졌다면 돌연사가 맞겠지요? 원인은 꼼꼼히 찾아봐야겠지만 말입니다.

2. 중지란이 부쩍 늘었다color=blue>
올해 무정란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유일하게 5번 산란에 5번 다 무정란이었던 노르위치 한쌍을 제외한다면, 첫 산란 때 무정란이 2~3둥지 나왔을 뿐이니,
예년과 비교할 때 크게 문제될 건 아니었지요.
그런데 포란 도중 중지란이 되는 경우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3. 부화 직전 새끼가 알속에서 죽는다color=blue>
중지란 중에서 특히 부화 직전에 알 껍질을 깨뜨리지 못하고 죽은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몸체와 부리까지 완벽하게 다 생겨있는데 말입니다.
제 경우에는 주로 모자익들의 쌍이 그런 경향을 보였습니다.

4. 부화직후 어미새가 먹이지 않아 굶어죽는다color=blue>
부화된 새끼가 얻어먹지를 못해서 4~5일을 못넘기고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미새가 먹이지는 않고 열심히 품고만 앉아있는 경우였지요.

5. 육추를 게을리하는 어미새도 있었다color=blue>
새끼를 먹이긴 하는데 충분히 먹이지를 않아서 새끼들의 발육이 늦어지다가 결국은 뒤늦게 죽고마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러면 왜 이런 다양한 현상들이 발생했을까요?

먼저 돌연사 부분입니다.color=blue>
저는 이제껏 카나리아를 키워오면서 번식 중에 어미새가 낙조한 경험은 알막힘으로 죽은 단 한번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려 20%가 낙조를 해버렸으니 이건 분명히 중대한 원인이 있었겠지요?

제가 판단컨대, 지나친 소독과 방제가 가져다준 결과인 듯 합니다.

다른 몇몇 분들도 그랬지만 저는 작년에 새벼룩 때문에 정말 고생하며 진저리를 쳤습니다.
해서, 저는 지난해 이후 틈만 나면 비오킬, 슈퍼바이오, 싸이멕스, 바라살P 등 온갖 약을 뿌리며 방제를 해왔고,
올해 번식철엔 둥지를 걸어줄 때 아예 깃풀 밑에 바라살P를 한 스푼씩 뿌려주기까지 했지요.
그 덕분에 해충은 모두 사라져 올해는 단 한 마리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 대가로 어미새들의 낙조라는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이러한 약품들에 상시 노출돼있는 어미새들이 약성의 누적으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고,
심한 녀석들은 하루아침에 돌연사하거나 암컷인 경우는 산란할 때 힘을 제대로 못쓰고 죽고만 것이지요.
물론, 알막힘의 경우 칼슘부족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지만 건강 이상에 따른 체력부족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해서 느끼는 것이 해충의 방제도 좋지만 이러한 약품을 과다하게 상시 사용하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당연히 앞으로는 약품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중지란의 과다발생은 왜였을까요?color=blue>
분명한 유정란임에도 포란 중 중지란이 되고 마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는 어미새의 포란온도가
낮거나 일정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면 포란 중에 어미새가 전란(알을 굴려주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보통 새들이 포란을 시작하면 평상시보다 높은 41~43℃로 체온이 올라가는데 건강의 이상으로 체온이 올라가지 못했거나,
아니면 이런저런 이유로 진득하게 포란에 전념할 수 없었던 거겠지요.

혹시들 경험하셨는지요? 검란을 하려고 둥지를 꺼내 손가락으로 알을 잡아들었을 때 포란을 잘하는 둥지의 알들에서는
순간적으로 뜨끈한 느낌이 전해져 옵니다.
하지만 포란을 건성으로 하는 둥지의 알은 미지근하거나 어떨 땐 차가운 느낌마저 들기도 합니다.

알 속에서 다 자란 새끼가 죽어버리는 이유는 왜?color=blue>
알의 부화를 위해서는 포란 마지막 2~3일간의 온도가 무척 중요합니다.
만일 어미의 포란온도가 낮으면 새끼의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마지막 알을 깨고 나올 힘을 갖지 못합니다.
따라서 알 속에서 완전히 자라긴 했지만 기력이 없어서 부화를 못하고 죽게 되는 것입니다.

어미새의 포란온도가 낮은 이유는 왜? color=blue>
당연히 건강에 이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영양상태 불균형이든, 약품 노출에 의한 중독성이든 간에..
이처럼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포란 중의 전란 또한 열심히 해주지 못합니다.

여기서 한마디...
흔히들 중지란의 이유로 습도 부족을 거론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볼 때는 그것은 절대 아닌듯 합니다.
물론 습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만, 부화기 등 밀폐된 공간에서 인위적으로 부화를 시키는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평소 외기가 충분히 유입되는 사육장이라면
공기 중의 습도로 인해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또한, 포란 중인 알 속에는 충분한 수분이 있습니다. 이는 어미의 포란기간이 끝날 때까지 충분한 양입니다.
그러니 습도가 극도로 부족한 밀폐공간이거나 최악의 상황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상온에서는 절대 습도가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어미새가 부화후 새끼를 굶겨 죽이는 이유는?color=blue>
일단 날씨가 추울 경우 새끼들의 보온을 하려고 과잉으로 품고만 있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또, 사람이 자주 들여다보거나 어미새를 좇아내고 보는 등 새를 불안하게 했을 경우도 그럴 수 있겠고,
아니면 수컷과의 상애가 좋지 않은 암컷이 수컷이 새끼들에게 위해를 가하기라도 할까 걱정돼 품고만 있을 수 있고,
어미가 첫 산란과 부화일 경우 미숙해서 그럴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암컷의 건강상태가 정상이 아닌 경우가 될 수 있겠지요.

때문에 이상기온 등으로 너무 추울 때는 적절히 보온을 해줄 필요가 있고, 지나치게 둥지를 기웃거린다든지 하며
어미새를 불안하게 해서는 안되며, 수컷이 육추보다는 교미만 하려고 달려들며 싸우는 등 암컷과 상애가 좋지 않을 경우는
수컷을 부화 후 7일 정도 분리해둘 필요도 있습니다.
이 경우 물론 암컷 혼자 어린새끼들을 키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건 아시죠?

그러나 새끼를 먹이긴 하되 충분히 먹이지를 않아서 발육상태가 뒤처지거나 결국은 비실비실하다가 10일 이후 죽고 마는 경우는
어미새의 건강이상이나 노화, 또는 선천적으로 육추에 서툰 경우라고 봅니다.

이상으로 간략하게나마 올해 저희 집 번식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여러 가지 번식문제를 제 개인생각을 곁들여가며 거론해 보았습니다만,
어미새가 돌연사로 낙조하거나, 중지란이 과다하게 발생하거나 하는 이 같은 번식의 문제는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였건 간에
종조들의 건강에 기인한 문제였다는 게 제가 내린 가장 중요한 결론입니다.
거기에다 일부이긴 하나, 어미새들의 육추미숙 등 추가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요.

따라서 앞으로는 새들의 건강을 위해서 해충 방제시 과도한 약품 사용은 절대 않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해충의 유입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는 노력이 있어야 겠지요.
또한 번식 이후 넓직한 날림장에서 충분히 운동도 시키고 햇볕도 쪼여주며 건강한 개체를 만들어가야겠지요.

올해의 번식결과를 되짚어보며 잠시 그 원인을 궤변과^^ 함께 나름대로 정리해봤는데,
도대체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참고만 하시길

Comments

권대형 2012.06.29 17:37
  역시 세심한 분석 잘 하신 것 같습니다.
올해를 경험하신 많은 회원님들께서도 카나리아 사육이
결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시게 되실 것 같습니다.
황성원 2012.06.29 17:48
  올해 번식에 대한 총평이 저에게는 모두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역시 분석과 오랜 경험의 Know-How가 글로 전달이 확실히 됩니다.
과다한 방역제 사용 VS 해충박멸....이 두가지가 내년도 번식의 과제가 될 듯합니다..감사합니다..
김태수 2012.06.29 18:01
  번식 시즌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카사모휜님을 위해서 이렇게 글까지 올려주시니 고맙습니다.
더운날씨 건강관리 잘하세요~~~
이진영 2012.06.29 21:09
  타산지석으로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성운영 2012.06.29 22:53
  논문으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런 연구와 분석으로 우리의 사육기술이 진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병국 2012.06.29 23:33
  동감 합니다 예리한 분석인것 같읍니다
또다른 이유도 있을수 있지만 제생각은  동감합니다
이재용 2012.06.29 23:47
  대체적으로 제생각과도 동감되는것 같읍니다.
저의경우는 무정란과 부화 1~2일 앞두고 중지란이 많았읍니다.
또한 어미들의 낙조도 없었다는 점이 다를뿐.....

번식시기 방역은 자제하기 위해 올번식 마감후 대대적인 방역을  할예정입니다.
그리하여 내년엔  방역없는  원활한 번식을 꿈꾸고 있답니다.
김영호 2012.06.30 10:43
  번식기에는 방역이 치명타를 주는것으로 올해 저도 경험하였습니다.
2년연속 짜증나는 번식기를 보낸 경험이 참으로 큽니다.
김대근 2012.06.30 12:09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건강 유의하시구요~~~~ 연락드리겠습니다.
김동민 2012.06.30 19:44
  전문직업정신가다운 좋은글 높은간접경험 감사합니다.
김용수 2012.07.02 11:02
  역시ㅡ 분석의  대가다운 이야기이네요
참고로 하여 응용 을 해보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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