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뜰에서....
배형수
일반
1
700
2003.12.22 07:23
한 세월 작심으로 키워올 것
죄다 앗아가도
심술굿은 눈바람이 매몰차게 가슴을 할퀴어도
매양 같은 얼굴
간간히 뿌려주는 하늘의 눈물로 가슴을 적시고
슬품으로 남은 흉터는
흰꽃으로 내려 눈으로 가리는
허허로운 들판
열심히 살아도 빈 껍데기만
움켜쥐는 메마른 가슴
바람소리 황랑한 겨울을 살아내면
파릇하게 싹 틔우는 봄이 오지만
그건 희망도 기쁨도 아닌 것
그저 습관처럼 살아가는 날들일 뿐
기뻐할 만큼 되돌려 오는 슬픔을 감당할 수 없어
묵묵한 세월일 뿐
열망했던 만큼 가슴에 고이는 눈물
감당할 수 없어 그저 무심한 얼굴인데
적막뿐인 겨울 들판에
세월만큼 쌓이는 건
무서운 고독인가 봄니다....
겨울의 고독함을 소주 한잔과 함께 나누심이.....
카나리아 번식 준비로 바쁘실텐데 고독만 만끽하면 언제 번식의 기쁨을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