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주인님..주인님...

안장엽 5 748 2004.11.04 20:28
한참 곤한 잠에 취해 있는데 갑자기 훤한 불빛이 비추더니만 주인님의 손이
제 몸을 잡는듯한 느낌이 들어 다소 몸부림을 치다가 날개며 머리가 새장에
부딪친 것 같더니만 어느새 좁은 대나무 새장에 넣어져 있는 시간이 새벽 3시
이더군요.

동일한 운명이 되어버린 동료 들과 함께 승용차에 실려 사십여분 달리더니만
이제는 찬바람이 깃털을 헤치고 살에 느낌이 올 정도를 느끼는가 싶더니만
픽업 뒷 짐칸에 실려 고속도로를 달리는 느낌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다행 인것은 제 위로 천막이 덮여 있었지만 운전석에는 춥다고 희타를
틀면서 깜깜한 어둠속에서 온갖 무서움과 바람을 맞고 있는 저희들은 조금도
생각 하지 않는 주인님이 정말 그동안 저를 돌보아 왔던 그분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생전 처음 가보는 고속도로를 3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행사장에서
그래도 약간의 양심은 있었는지 모이와 물을 넣어 주시는 손길이 새벽에 보았던
그 손 이었지만 우선 허기진 배를 채울 욕심에 고마움이 들어군요.

헌데 웬걸..다양한 곳에서 출품된 카나리아 동료들과 함께 전시를 위한 배열은
가을 햇살에 다소 따뜻햇지만 그래도 단풍의 물결에 바람이 실려 와서 그런지 버틸만
했었는데 웬 구경꾼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정말 눈이 휘둥그러져 버렸습니다.

저역시도 이런사람 저런사람 별별 모습을 구경하는데 재미를 느낄즈음 문제는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들의 손놀림이 차멀리도 견디었던 저의 눈을 어지럽게 하였으나
주위의  모자쓴 아저씨들이 말려줘 오후4시까지 무사히 버틸수가 있었습니다.

서서히 행사가 접어지는듯 하더니만 올때 왔던 픽업에 다시 몸이 실리더니만 올때와
마찬가지로 깜깜한 밤길을 달려 저녁 10시경에 제 보금자리 마을로 들어왔던 기억을
냄새로 알게 되었지만 피곤한 몸과 마음에 지쳐 원래 있던 집에 넣어달라는 소리를
못하겠더라구요.

물론 주인님도 피곤 하다는 것을 알겠지만 다음날 까지 그대로 두었던 것은 해도 너무
한것이 아닌가요?  주인인의 마음과 눈 그리고 기분을 좋게 하여준 공을 이렇게 갚나
싶어 서운 했는데 깨끗히 청소한 집에 달콤한 사과와 목욕물을 넣어 주면서 지긋히
바라다 보는 주인님의 눈길을 보면서 그동안 다소 서운했던 마음이 금새 없어지는 것을
보면 흔히 말하는 새가슴 이란 소리가 틀리지는 않는가 봅니다.

아무튼 어찌 되었든 생전에 처음 으로 별별일을 다 당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하게 체력을 보강한 덕분인지는 몰라도 저 끄덕 없으니 혹시라도
잘못될까 하는 마음은 갖지 마세요 .. 주인님..우리 주인님....end

Comments

박상태 2004.11.04 22:15
  T&C 전시회의 하루를 새의 입장에서 바라보았군요.

새들을 생각하면 조금 안되었기도 하지만, 모두가 잘 해보자는 의미에서 하는 것이니 새들도 이해할 것입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저식농사, 새사육만 일품인 줄 알았더니 글 솜씨도 일품이시군요^^)
김갑종 2004.11.05 10:11
  이번에도 픽엎에 운반하시겠네요.
그래도 전시장에서는 위풍당당하게 턱 버티고 서 있던데요.
글 솜씨 감칠 맛이 납니다.
13일날 뵙겠습니다.
곽선호 2004.11.05 10:23
  재미있는 글이네요..
정말 새들이 인간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것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친구처럼 더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권영우 2004.11.05 15:30
  그런데 어쩝니까?.....
잘 달래서 서울 나들이 한번 더해야지요?
13일~14일 1박2일의 서울나들이는 팬 써비스 차원에서.....
안장엽 2004.11.05 18:43
  카사모 전시회에는 고속버스 짐칸 속의 각종 짐들과 함께 하다가 전철 속의 많은 인파에
묻혀 아마도 눈이 휘둥거리지 않을까 짐작을 합니다.

그날 많은 회원님들에게 인사 드리는 것을 내심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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