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어느덧 밖에는

문명미 7 695 2005.01.19 00:14
소리없이 눈이 소복히 쌓였습니다.
항상 이런 정경을 보고있노라면 처음 살림난다고 대청소가던날이 생각납니다.
그날 그해에 첫눈이 오늘처럼 눈이 참많이도 내렸거든요.

여름 내내 발로 뛰며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던 새식구 일부를 정리하였습니다.
예전에 키우던 새사랑처럼 마음은 변함없는데 5살 4살 아이들이 있으니 제 욕심만 챙길수는 없더군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저에게 왔던 귀한 종조들은 다시 좋은 주인님을 만나 저보다 알뜰 살뜰 보살펴 주실것이라 믿습니다.

밖에는 눈이 내리는데도 종일토록 울고 있는 노던더치 흰 얼룩이는 정말 믿음직합니다.
덕분에 우리집에서 가장 햇빛 잘들고 아무에게도 터치받지 않는 가장 좋은 자리에서 독야청청 신혼을 즐깁니다.
여러마리가 울때는 그랬는데 한마리가 청아한 목소리로 울고 있으니 정말 신선노름입니다.
털날릴일도 없어 신랑 눈치보느라 아침 저녁 청소기 돌리는 일도 없고
먹이 걱정도 없고 새장 청소걱정도 덜고 그야말로 적막한 산속 아침일찍 울려퍼지는 그 새소리 맛 그대로입니다.

여러쌍이면 더욱 좋겠지만 한쌍이어도 전 애조가입니다.
처음 운전을 하기 시작해서 제일 먼저 장거리로 여주 임유섭님 농장을
혼자 운전한것도 뿌듯하고 갑자기 새천국에 와버린듯 종일토록 시선을 뻬앗기며 첫식구를 맞은일도 생생합니다.
그때 데려온 제일 멋진 녀석이 지금의 베란다를 통째로 차지한 흰 얼룩이 입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멋져지는 군요.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분의 말씀처럼 번식의 즐거움은 반으로 줄었지만
새를 키우는 즐거움과 기쁨이
꼭 새장이 그득하여 많은 수와 훌륭한 개체만을 생산하는 곳에만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쌍을 키워도 애지중지 바라보며 꼬물 거리는 새끼들이 주둥이 올려될때 
그 둥지를 보는 즐거움도 큰 즐거움이었으면 합니다.
물론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시며 카나리아 사랑을 이끌어 내시는 카사모 여러분을 뵈오면
저는 조금은 얌체같은 카사모인인것 같습니다. 즐거움만 만끽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요며칠전 우리집엔 식구도 하나 늘어 그새의 울적함을 조금은 달래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파트에 애견공고문이 수시로 붙어있는지라 많이도 많이도 생각하여 식구를 늘렸습니다.
예전에 키웠던 포메라이언이 저의 타입이나 조용하고 털안날리는 종을 선택하다 보니 푸들을 들였습니다.
요새는 푸들도 미니어쳐 수준의 작은놈이 있어 정말 큰맘 먹고 들였습니다.
정말 영리하기 이를때 없고 조용하며 털도 안빠지고 저에게도 순응하니 새로운 즐거움이 하나 늘은셈입니다.

요사이 두아이는 .....같은 5살과 4살이라 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지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답니다. 아이들 키우려면 성격을 죽이고 살아야 하는지라..
그래도 꼭 그만큼 이쁜짓을 하니 항상 용서하고 사랑하며 산답니다.

애완견을 들인 첫째 이유는 저의 마음이지만 둘째 이유는 아이들이었는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날이 가면 갈수록 듭니다.
도현이가 내성적이며 겁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머리 쓰다듬고 강아지 상관없이 걸어 다닙니다.
당연히 도희는 안고 다니고 싶어 안달인지라 강아지가 몸살 날까 걱정인데 말입니다.
그러지 말라해도 연신 안고 다닙니다.

우리집은 타 가정과는 달리 애견에게 동급에 대우는 하지 못합니다.
잠도 자기 자리에서 당연히 따로 자야하고
우리가 자는 안방은 출입금지 지역이며 개전용 사료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물론 많이 크지는 않겠지만 사람 먹는것을 먹다보면 아이들이 먹을것 가지고 있을때 매달릴까 걱정도 되고
냄새도 큰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 저도 제 할일이 생기겠지요. ㅎㅎ
그날을 위해 아이들에겐 사랑을 주고 받을 보조적인 역할자가 필요한듯 했습니다.
물론 위생상 크게 좋을리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관리만 잘한다면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플러스 요인이 더욱 커질거라 믿습니다.
그건 제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저녁엔 강아지 감기약을 사러 나갔다가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눈이 오면서 날씨가 풀린탓에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다 들어왔답니다.
흰도화지에 발자욱 기찻길을 만들어 기차놀이도 하고
예쁜 국화꽃도 그려주고 아이들은 멋진 피카소 작품도 그렸답니다.ㅎㅎ
얼마나 열심히 놀았는지 저녁으로 삼겹살을 구워 주니 정말 맛나게 먹더군요.
도현이는 밥도 더달라 하여 두그릇을 먹었답니다.
삼겹살은 그냥은 잘 안먹는데 간간히 간을 하여 구워서 작게 잘라주고 이쑤시게를 저마다 쥐어주면 넘 잘 먹습니다.
아이들은 먹는것만 잘먹어도 기특하지요.  ㅎㅎ

정말 아줌마 수다에 읽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그상으로 끝까지 읽으신 여러분께 뽀뽀나 해드릴까요?







.........울 강아지 주둥이 대고 대기합니다. 빨랑 줄서세요. ㅋㅋㅋ..........

Comments

김학성 2005.01.19 00:45
  끝까지 읽고서 줄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ㅎ

아직 30대 초반이라서 그런건가요?...
외모도 그렇고(젊고 아름다우시다는 뜻^^)... 마음은 젊다못해 어리기까지 한거 같아요.
카나리아와 강아지를... 그리고 아드님과 따님을 멋있고, 예쁘고, 똑똑하고, 건강하고,,,, 잘 키우세요!
Web Master 2005.01.19 10:28
  ㅎㅎㅎ 1마리를 키워도, 100마리를 키워도 다 같은 카사모 애조인입니다.^^

오히려 마리수를 적게 가져가는 것이 진짜 즐길 수 있는 지름길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작년 번식기 때... 기쁨도 컸지만 그 수고스러움이 가끔은 취미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두열 2005.01.19 12:00
 
  맡는  말씀입니다  ,
  마리수만 많으면  무엇합니까  ? 숫자는  적어도  내가좋아하는  계체  ,,내가즐거우면
  그이상  무엇을  바람니까  ?  단한마리라도  알차게  ,,,,,,
강계수 2005.01.19 17:07
  재미 있어요 엄마가 아이들 중심으로
행복한 가정으로 이끌어 가시는 모습 보면서
나도 몰래 감사한 가정이구나 한담니다
며칠전 찾아 보았지만 문선생 님 도현이 도희 그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키우시길 바랍니다  가차운 시간에 신앙 생활도 하시구요..
권영우 2005.01.19 17:28
  대단한 결심을 하셨네요.
욕심을 접기가 쉽지 않은데......
아이들을 사랑하는 모습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용환준 2005.01.19 18:12
  글이 길어도 재미가 있습니다.
카사모에 젊음과 온화함을 불어 넣는 글이로군요.

건강하시고 계속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송구섭 2005.01.19 19:47
  한쌍이라도 애정을 갖고 꾸진히 기르고 생활의 활력을 느끼면 더 이상 좋은게
없죠  양의 문제가 아니고 질의 문제죠
집안 분위기가 아이들과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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