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향나무 밑 너를 묻고(樹葬)

김정섭 9 679 2005.05.01 20:13
너의 날개는 바람
너의 울음은 솔향기

너의 눈망울은 새벽 별빛
감은 너의 눈은
은하수를 날아

무슨 인연이기에
너는 나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떠나는가

햇빛 환한 아침
너는
횟대에서 떨어져
나는
향나무 뿌리에다
너를 묻다


* 오늘 갑자기 잘 놀던 오랜지 곱슬이 죽었습니다. 모종삽으로 묻었습니다.

Comments

전신권 2005.05.01 20:30
  아름다운 곱슬이
시가 되어 떠나 갔군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곽선호 2005.05.01 20:49
  어쩌다가 이런 일을 ..
힘내세요!!
배락현 2005.05.01 21:46
  가끔 풍빠모에서 뵈었는데........
카나리아를 키우시는 분은 심장이 강해야합니다.
가는 녀석은 갈 때가 되어서라고 자위하십시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박상태 2005.05.01 22:27
  참 아름답고 마음에 와닿는 시입니다.

김정섭님께서는 감수성이 예민하신 것 같아요...

힘내시고, 삶과 죽음이 순간순간 교차하는 것이 카나리아 사육인 것 같습니다.

사육자가 최선을 다하지만, 어쩔 수 없는 운명일 경우도 많구요...
원영환 2005.05.01 22:40
  김정섭님의 카니라아 사랑하는 애뜻한 마음이
한절음의 시처럼 녹아흐르는군요.
박동준 2005.05.01 22:44
  떠나는 것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고통과 슬픔과 시련도 하나님이 주시는선물입니다.
오로지 그 분의 뜻에 따라 쓰일 뿐입니다.
정형숙 2005.05.02 00:03
  눈물찔끔~
가슴이 시리네요!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노영숙 2005.05.02 12:47
  저도 일주일전 똑같은 일을 겪었기에
시가 너무 가슴에 와 닿는거 같네요.
힘내시고 남은 새들에게 더 잘 해주세요.
김정섭 2005.05.02 16:05
  님들의 말씀 감사합니다.

어릴 적 키우던 병아리를 묻어주었던 기억이 새삼 떠 오르는군요.
학교 앞에서 봉지에 넣어 팔았던 병아리
그 노오란 병아리 빛깔이었는데...

지금 주어진 카나리아를 건강하게 키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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