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전정희 14 719 2005.08.01 16:15
고기 맛을 안다고...
제가 쫀쫀하다는거 오늘 새삼 깨달았습니다.

어제 대전 가서 뼈빠지게 일해놓고
오늘 아침 남편 출근시키고 대구 내려 올려고
대전역으로 갔지요.

말로만 듣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이름도 거룩한 케이. 티. 엑스.
이참에 한 번 타고 오자
결심을 굳히고 표끊는 아가씨에게 물었습니다.
얼굴도 예쁜 상냥한 대전 아가씨.
이렇게 말했지요.

케이티엑스는 특실만 있습니다.
그거 얼만줄 저는 알고 있었지요.
남편이 예매를 안해놔서 한 번 이용했다는 특실칸

속으로 제가 저에게 이렇게 마구 외치고 있더군요
'안돼~!! 돈도 십원도 못 벌면서..~!!
안된다는거 알지??'

대구역 도착 무궁화호는 있냐고 물었습니다.
얼굴도 예쁘고 상냥하기까지 한 그 아가씨 말하기를
곧 있긴 있는데 입석 밖에 없습니다.

동작 빠르게 제 입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걸로 주세요~!!"
상냥하고 예쁜 그 아가씨 불쌍한듯 쳐다보며
"괜찮으시겠어요?"

나이 든 여자가 서서 갈 수 있겠냐는 동정의 눈초리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국보급 알뜰주부 전여사가 아닙니까?

드디어 그 표 입석표 끊고 무궁화 입석 열차에 올랐습니다.
주우~~~~~~~~~~~~~~~~욱 한 칸을 훑어보며 앉을 자리 물색
작전 돌입~!

작전성공!!!!
맨 끝에 여불때기에 다리도 얹고 하는 스텐으로 된 돌출부분
거기가 제 좌석였습니다.
부산까지 간다는 얼굴도 예쁘고 상냥한 여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뻔뻔하게 앉아버렸습니다.
아~ 히프 작은 것이 이럴때 좋은거였구나..ㅎㅎ
억지로 딱 맞더군요.

그러나 두어 시간 의자도 아닌 거기 앉아 오면서
혹시 자리 뺏길까 겁나서 한 번도 안 일어나고 버티고 있는
의지의 한국인이 되어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참자~ 참자~ 측간에 가는 것도 참고...

두어시간의 버티기 작전도 성공하고 드디어 대구역~
옳은 돈 내고 반의 반쪽자리 차지한데 대한
억울한 심정이 군것질도 안하게 만들었지요.

그리운 대구 땅을 밟고나니
배에선 쪼로록 소리가..

집에와서
냉장고에서 꺼낸 삼계탕을 데워 먹는데
여지껏 먹어본 삼계탕 중에서 잇또였답니다.ㅋㅋ

*김천역을 통과할 즈음 남편의 전화
"어디고? 뭐타고 가노? 무궁화? 자리는 있나? 뭐라꼬?
입석? 케이티엑스타지! 흐이구내참~! 고생실컷해봐라!!"
툭!

Comments

전신권 2005.08.01 16:19
  역시 한국의 아줌마는 세계 최고입니다.
줌마 만세.....
전정희 2005.08.01 16:23
  ㅎㅎㅎ
전신권님은 고기 많이 드시지요?
부자니깐....
같은 전씬데도 너무 다르당~ 이잉
전신권 2005.08.01 16:27
  저는 건강상의 이유로 고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다보니 당뇨도 생기고 혈압도 높아질 위험이 있고,,,,
허리 사이즈를 36에서 34로 줄였고 조금 더 줄일 생각입니다.
그러니 부자여서 고기 많이 먹는 것 아닙니다. 글구 저는 마음만 부자지요,
은행에는 마이너스만 잔뜩 있답니다.
전정희 2005.08.01 16:32
  에구..

옛말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고기를 잘 먹는다 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돈도 써 본 사람이 잘 쓴다 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입지요.

비유법입니다.

새, 새장, 난<---이것만 해도 부자 아니다라고 발뺌하심 안될텐데요?

부자 맞습니닷!!!!

주중규 2005.08.01 16:45
  진정희 님 글을 몇번 읽었는데 일상을 참 재미있게 쓰십니다.
이러다 팬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읍니다.ㅎㅎㅎㅎㅎ
주중규 2005.08.01 16:46
  ㅎㅎㅎ전정희님말이 맞는것 같읍니다 ..
손용락 2005.08.01 17:03
  아~ 여기는 성씨가 "ㅈ"자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덧글로 채팅을 하시는 곳이구나.

서열?이 한참 위인 "ㅅ" 자로 시작하는 성을 가진 지가
끼일 자리가 아닌 것 같아 점만 찍고 물러갑니다.
조룡 2005.08.01 17:23
  나도"ㅈ"입니다요.
우리집도 새장,새,소엽풍난1개 있고 거기에다 야생화 몇개
나도 부자 입니다.
^@^
전신권 2005.08.01 19:05
  조룡님의 새도 제게로 한 마리 와 있는 것으로 압니다.
"ㅈ"자 가진 분들이 이상헤게 모이네요. 본의는 절대 아닌데...
손용락님의 수고가 저를 위로해 주시네요.
전정희 2005.08.02 07:06
  주중규님, 조룡님~
성씨에 'ㅈ' 달고 있어서
마치 혈족인양 땡깁니다. ㅋ

어~ 회장님 정말 예리하십니다.
그렇지만 회장님~
한 집 건너 이웃인데
너무 심려마시옵소서.
그카고 가로로 작대기 한개만
갖다붙이면 '존~'
이웃끼리  친하게 지내요~~ 헤헤

전정희 2005.08.02 07:34
  'ㅈ' 아닌 분들도 댓글 달기
적극 동참을..
그러나 (바뜨<--윤모님 버전 훔침)
새도 없는 주제에
맨날 무슨 지 자랑(알뜰타..등등)이나
하고 앉았노?
이런 마음이 드시는 분들께는
굳이 댓글 달아주세요
청원치 않겠습니다.

한 때는 나도 팬이다
니도 내 팬이다
정겹게 지냈던 ㅇ님
댓글 달기 따라쟁이 ㅂ님
두 분 특히 허락합니다.
비록 ㅈ님이 아니어도
댓글달아도 무방함을 선언함!

또 한 분..
성이 맨 뒤에 붙어 있는 분
그 분께도 댓글 주십사 간청을..ㅋ
김갑종 2005.08.03 11:16
  성이 ㅈ도 아니신분 ?? ㅎㅎ
"친구"영화에 게이한테 칼 맞아 죽는 부두목이
ㅈ도 아닌 놈한테 당했다고 울부짓는 장면이....ㅋㅋㅋ
이 무더운 날 전정희님이 정말 웃게 만드네요.  ㅍㅍㅍㅍ
한찬조 2005.08.04 06:27
  'Action Q'
.........

'Cut'

다음 촬영은 KTX에서 합니다...

그런데 KYX가 뭐죠?.
전정희 2005.08.04 07:33
  김갑종님~
저도 그 영화 봤습니다.
ㅈ도 아닌 놈. 그 ㅈ이 욕이였죠?

한찬조님~
언제 영화감독 데뷰를? ㅋ
코리안특급은 박찬호라고 하던데요..
KTX는 뭔 말인지 잘 모르겠구요.
KYX는 더더욱 모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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