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 " 첫 출근 "
박동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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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1 05:06
나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드디어 총무부장의 입에서
내일부터 출근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다음날 나는 아주 곱게 차려 입고 출근을 했다.
하늘하늘한 조젯 치마에다 하얀 수저고리를 받쳐입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맞춰만 놓고
얼마 못 신은 구두까지 신으니
발은 옥죄는데도 발밑은 고무공을 밟는 것처럼 탄력 있게 느껴졌다.
마냥 출렁이는 마음 때문이었다.
- 박완서의《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중에서 -
*스무살 처녀(박완서)가 6.25 전란의 그 파란곡절 끝에 월급조차
없는 일자리를 얻어,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하는 광경입니다.
첫 출근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면 거칠 것이 없습니다.
첫 만남, 첫 사랑 때 기분으로 사람을 대하면 맺힐 것이 없습니다.
하루의 시작....
한 주의 시작....
한 달의 시작....
계절의 시작....
한 해의 시작....
그때 그때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짐하곤 하지요.
별로 다를 바 없다 하더라도.....
달라진게 있긴 있을 거에요.
따질 필요도 없지만...
올해 새에 대한 모든 일이 끝나 듯 합니다.
한마리 남은 목도리도 방금 가져가 버렸으니.....
내년에는 무엇을 새롭게 준비해야 하나요?
지금은 좀 아니지만, 많이 식었지요.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말,
"늘 처음처럼"이라는 말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