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장관의 빈자리
전정희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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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6 08:31
이박삼일 집을 비운 사이
수련에게 물고기 밥을 먹이질 않나..
행자부 장관의 빈자리는 이렇게도
크고도 크답니까 그래..
저희 집 베란다에는 많은 식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작은 단지 뚜껑에 구피 새끼 열 댓 마리,
넓은 단지 뚜껑에 청소년 구피 열 댓 마리,
조금 깊숙하고 보통인 단지 뚜껑에 엄마, 숙모,
아빠, 삼촌, 사촌 구피 아홉 마리가 있고
제일 넓고 깊은 사구통(?)에 수련이 동동 떠 있습니다.
물고기 먹이를 주라고 신신당부하고 갔었는데
아 글쎄 손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부스러기를 줘야 되잖습니까
뭉티기 채로 그냥 확 들어부어서 입이 작은 구피들이
하나도 안 먹고 그대로 있는 것 까지는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줘야 할 두 번째 청소년 구피 열 댓 마리는 그나마
아예 먹이를 주지도 않고 그 옆에 수련위에다가 부옇게 퍼부어놨지
뭐에요.
이걸~ 그냥..콱!
하려다 말고 작은 잔소리로 마무리 했습니다.
배고픔에서도 잘 견뎌낸 구피가 고마워서..
회원님들~
모두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고
맛있는 음식은 꼭 사람이 먹도록 하세요~
수련은 안 먹어도 된다고 하네요~ㅋ
너무 고귀한 자리라 아드님이 제 역할을 못했나 봅니다.
장관님 3초만 마음을 다스리소서.ㅎㅎㅎㅎ
왜 그렇게 한꺼번에 들이부엇느냐고 물으니 많이먹고 빨리 자라라고
그랫답니다 허~~걱 먹이는 퉁퉁 불어서 떠 다니고 여과기는 콱 막혀있고 ....
얼마나 빈자리가 큰 가를 여실히 보여 주네요.
구피, 그 아이들. 새끼도 제법 잘 낳더니만 어느날 빈 어항만 남았습니다.
우리집 행자부 장관은.....뭘 하는지......
우선 방갑습니다..
여자분들이 아무도 활동을 안하셔서 무지 외로웠답니다!
물고기 아그덜은 며칠 밥 안줘도 괜찬다는 야그를 들은거 같습니다..
넘 많이 주면 물이 탁해져서 도라가실 영려가 있지만서도요..
집안에서 승진을 축하 드립니다.
아무리 못 마땅해도 잘했다고 하시지.....
그래야 다음번엔 진짜로 잘 한다니까요.
즐거운추석,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