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첫눈이 오는 날 30년만에 은사님을....

강현빈 4 678 2005.12.04 09:29
만나뵈었습니다
졸업한지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기념으로 은사님을 초청하여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반별로 담임선생님을 모신적은 있었으나
졸업당시 각반 담임 선생님을 한자리에 모신적은 처음 입니다

세월은 속일 수 없어 많이 변하셨으나 건강하신 모습을 뵈오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두분 선생님은 병고를 치루셨으나 꾸준한 건강관리로 모습은 좋았습니다
한결같이 하시는 선생님들의 말씀은 건강해야한다

건강 때문에 좋아하시던 약주를 끊으셨는데
30년만에 불러줘서 제자들의 얼굴을 볼수 있게 해줘서 안마실 수 없다 하시면
한잔을 받으시는 모습은 그저 30년 전에 가르치던 열정과 변함이 없으시더군요

과목은 물리, 지리, 기술, 국어과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남단을 가르치면서 술을 마시고 갚아도 좋고 마라도 좋고로 비유하고
서울의 대척점은 부에가나서 아이를 낳다는 부에노스아이레스라 하시던 지리 선생님 62세입니다

정전기를 발생하기 위하여는 스위치를 뗏다 끊었다해 한다고 하시어
학생들이 웃는데 그 이유를 모르시고 화를 내시던 물리 선생님 75세
기술이 밥이야하시던 기술 선생님 7?
담배를 피우는 학생의 숨긴 곳을 귀신같이 찾아내시는 국어 선생님 7십 ?세

선생님이 선생을 하는 제자에게 하시는 말씀은 다른 제자보다 더 건강을 조심해라
너희들은 나 한테 맞았지만 몽둥이로 그것이 보약이었는데
요즈음은 녹용으로 때려도 안된다고 하시면서 쓸쓸해 하시는 모습에서 요즈음의 학교를....

공통점 하나는 매를 많이 맞은 제자들일 수록 선생님 앞을 오래 지키더군요
그만큼 할 말이 많았겠지요
돌아오는 길에 내리는 함박눈 같은 첫눈은 더욱 좋았습니다

옛 선생님들 자주 찾아뵙기를 권합니다
첫 눈의 잔설이 남아있는 오늘 선생님께 전화나 편지를 써 보심은 어떠한지요
너무 길게 써서 미안하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Comments

전신권 2005.12.04 09:46
  추억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지금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살아야 겠지요.
우리에게는 과거와 미래밖에 없다는 말을 합니다.
현재는 가상의 시간일 뿐이라고. 현재라고 생각한 시간은
이미 과거의 시간이고 미래는 늘 앞에 있다고....
용환준 2005.12.04 11:43
  예전의 스승님을 만나면 옛 생각이 나고....
자신도 옛날로 돌아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제 미래보다는 옛 생각을 하는때가 많아지는거 같습니다.
이상규 2005.12.04 12:54
  정신없이 앞만 보면서 달려가느라, 잊고 사는 기억을 다시한번 되세겨 보는
좋은 글입니다.
찿아뵙고 인사를 드려야지 하면서도 돌아서면 잃어버리는 은사님들...
생각과 말보다는 실천에 옮겨야 할것 같습니다.
권영우 2005.12.04 20:17
  보람있는 시간을 보내셨군요.
이젠 연세들이 7,80세에 접어드셨더군요.
노안으로 그윽히 쳐다보시는 따스한 눈빛이 그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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