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저걸 주인이라고...

안장엽 11 686 2006.01.25 20:38
시도때도 없이 불어대는 칼바람이 매서운데 아침이고 저녁이고 창문은 열어 두어 머리를 날개속에
파뭍어도 온몸이 떨리고 어떤친구는 아예 신음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커텐뒤의 주인 방은 얼마나
더우면 간신히 몸만 가리고 자고 있으니 저걸 주인이라고....

자기들은 매일 화장실 가서 폭포수로 쓸어내리면서 우리들은 아무리 철망이 밑에 있다하지만
일주일에 한번이나 청소를 하여주니 냄새와 가루로 눈코가 따갑고 물은 생각나면 갈아주니
어쩔때는 대롱 밑에 간들 간들한 양을 두고 서로 먼저먹으려고 치고박다가 상처나기 일쑤인데
자기들은 냉수 온수 번갈아 마음대로 먹고 있으니 저걸 주인이라고...

어떤 친구는 주인잘만나 온갖 씨앗 섞여 있는 모이를 적당하게 발아시켜 배터지게 먹고 있다는데
우리는 그나마 매일 먹는 일반 씨앗을 4-5일 기다렸다가 신선한 싹 보일랄말락 할때 두어번 쪼아
대면 없어질 정도의 양만 주더니만 자기들은 고기에다 유기채소 퍽퍽싸서 잘도 먹고 있으니 저걸
주인이라고....

무정란이라도 팍팍 삶아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에그푸드에 대여섯개 넣어주며 잃어 버릴만 하면
넣어주면서 자기들은 흰자위에 노른자 땡글땡글한 유정란 후라이 하여 먹고 있으니 저걸 주인이라고...

그나마 다행 인것은 껍질을 분쇄하여 주는것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하여 노래를 부르는데
어떤친구는 그럴수 없다며 아직도 소리를 내지 않는 용기가 부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주인이 베란다에 들어오면 누구라 할것 없이 일제히 노래를 멈춤답니다.
저런 주인에게 우리의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지 않는다는 마지막 자존심 때문에...........

Comments

원영환 2006.01.25 21:00
  안장엽님.

남의집 주인처럼 새들한테 잘좀해주지..왜..핀잔을 듣고 그러세요..ㅋㅋ

글 내용이 너무나 재미있고...의인화 기법이 돋보이는 대단한 수작입니다....^^*
김기곤 2006.01.25 21:02
  안장엽님댁 녀석들은 그나마 호강입니다.
저희집 녀석들은 먹이나 제대로 먹고 있는지,
주인이 직장관계로 창녕에 와있으니,,,,
권영우 2006.01.25 22:03
  그래도 불평 한마디 안하는 저의 집 카나리아는?.....
바보인가? 
아니면 자기예언의 결과인가요?
전 항상 가르치거든요.
'남의 떡이 커 보이고, 집집마다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고.....
아마도 믿는 모양입니다. 못난 주인의 말이라도..... ^-^
김용구 2006.01.25 23:36
  일반 씨앗이라도 4~5일에 한번 발아 시켜 먹이니
춥다고 모이와 물만 주고 도망가듯 나가버리는
저 보다는 주인 잘 만나 호강하는데요~  ㅎㅎ
나윤희 2006.01.25 23:40
  ㅎㅎㅎ~
저도 첨엔 카나리아 한상만 키울땐 그애들 매일매일 정성쏟아 물과 먹이 줬는데..
한상 늘어나고 다른 휜치들이고 이매력 저매력 다 느기려들이대다 숫자 감당안되고..
게절되면 지들 알아서 지저겨주고 알낳아주고 새기나오고..ㅎㅎㅎ 그나마 제가 복받은사람인가봅니다. 우리집애들에게 감사라도해야겠죠? ㅎㅎㅎㅎ
김두호 2006.01.26 00:25
  새주인 모두 갈아 치워야 겠습니다. ㅎㅎㅎㅎ
취미 생활 한다고 하고는 그렇게 할바에야....
참 재미잇는 글입니다.
문장 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한찬조 2006.01.26 09:44
  안장엽님
아예 새가 되어 보셨군요!
ㅎㅎㅎ

그러나
그 주인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김광호 2006.01.26 10:24
  그러고 보니 모두 새주인 자격 미달들이십니다! 그려! 허허허  그래도 그녀석들 주인도 없이 밖에서 겨울을 지냈다면 모두 죽었을테니 오히려 주인님들에게 고맙다고 해야죠! ㅎㅎ
김갑종 2006.01.26 11:36
  안선생님!
글 맛도 있구요.ㅎㅎ
좌우간 안선생님 손에만 들어가면 참새가 비둘기 되어 나온다는 소문이신데
한국의 대표적인 주인이시온데 왜 그러십니까?
올해도 훌륭한 번식하시리라 믿습니다.
유재구 2006.01.26 20:01
  비둘기의 비법이 공개 되었군요?^^

아무리 참새가 비둘기로 되더라도 그 놈들 한테 욕은 안 드심이 좋을 듯합니다.^^*
안장엽 2006.01.26 21:22
  주인이 별로 인데도 그동안의 정을 생각하여서인지 발정기운을 보이는 넘들이
있군요..뭔가 마음에 드는넘 한마리라도 건질려면 지금부터라도 신경을 써야하겠기에
새들을 대신하여 써보았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새들은 금새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어 지금부터라도 잘 하여주면
금년번식은 이상 없을겁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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