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카나리아 새식구

오영미 5 904 2003.04.01 22:54
그제 우연히 다음카페를 들락거리다 '카나리아 무료분양' 글이 있어 읽어보니,
내용인즉은 카나리아 한마리가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된 녀석이 외로워보여
카나리아가 있는 다른 집에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길로 덥석 전화해서 내일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부평이면 1시간 훌쩍 넘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집에 육추중인 아가 포함해서 세마리의 카나리아가 있는데도 왠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헤매고 헤매다 결국 찾은 그 곳에 초췌해보이는 '녀석'이 있었다.
내심 품종좋은 카나리아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싶었건만
역시나 하는 마음에 실망이 앞섰지만 내색도 못하고 새장을 차에 단단히 붙들어 매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녀석'이 차의 속도감에 중심을 잡으려고
창살을 단단히 붙잡고 애처롭게 매달려 있는 모습에 실망감은 사라지고 연민의 감정이 밀려왔다.

집에 와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쩝쩝' 가뿐 숨을 내쉬는 게 체력이 약해 감기인듯 싶었지만,
워낙 늦은 시각인지라 '녀석'을 재우고는, 오늘 아침에야 새장의 똥판을 씻고,
하나 뿐인 횃대에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듯 보여, 집주변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락스물에 소독하고,
넣어주었더니 아래 위로 팔짝 팔짝 뛰며 좋아했다.

이것저것 영양사료랑 야채랑 넣어주고 습도를 맞춘다고 물 적신 수건도 걸어주고 했건만
'녀석'을 뒤로하고 출근길에 나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돌아오자마자 새장을 보고 아침과 다름없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우리 집 '새식구'가 부디 건강하길 바라며...


Comments

박태성 2003.04.01 23:17
  다정 다감하신 님의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새를 내주신 분이나 새를 입양하신 분이나 새 사랑을 실천하시는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기르시고 제짝도 맞이하여 가족의 모습 보여줄 날을 기대해보렵니다.
두분과 나리에게 행복이 가득하시길...
류청 2003.04.02 03:18
  정말로 걱정많으시겠네요
열심히 키워서 많은 번식이 있길 빌어봅니다
화이팅^^*
노영숙 2003.04.02 08:24
  뒤늦게 저도 보고선 데려갈려고 전화며 문자 남기고 했는데 한발 늦었더군요.
분양완료!! ㅠ.ㅠ
암튼 맘씨 좋은신분이 데려갔으니 다시 건강해지겠지요.
예쁘게 키우세요...
손용락 2003.04.02 09:46
  참~ 대단히 아름다운 맘씨를 가지신 분이군요.

그런데 새를 이동할 때는 절대 횟대가 놓인 새장 채로 이동하지 마십시요.
장거리 이동시 스트레스로 돌아와서 몇일 내에 저새상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시간 쯤이야......
당연히 밖을 볼 수 없는 약간 컴컴한 종이 박스에 넣고 공기 구멍만 뚫어줘야 합니다.
몇시간 장거리 여행의 경우 필해 사과 한조각을 넣어주도록.....
수분과 영양 보충의 기본입니다.
오영미 2003.04.02 14:31
  아~ 쑥스럽습니다.
여러분들 말씀 너무나 감사합니다. 손용락 선배님 말씀은 피가되고 살이 되었구요.
님들 덕분에 새식구 건강도 날로 좋아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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