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천사의 미소를 보았습니다.

김성기 7 704 2007.01.17 02:52
2007년 1월 15일 저녁,
부지런히 퇴근을 서둘렀습니다.
실험레포트...잔뜩 밀려 있었답니다.
연구발표자료로 사용해야 하는데... ㅠㅠㅠㅠ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카에 미친늠 이잖습니까?

이쯤에서 왜 서둘렀는지를 물어봐 줘야 이야기가 될텐데...쩌업~
긁적~긁적~

1월 12일 금요일 오전 10시쯤..몇몇 선배님들이 모인다는 정보(?)를,
아주 비밀리에 접수를 하였습니다.
그 순간.... 일손은 내 곁을 떠난지 오래이고,
어찌 하든 일찍 가서 함께 어울려야 겠다는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압니까?
쏘주라도 한잔 함께 나눌지?? (힛~)

세상이 내 마음처럼 된다라면 나도 대통령 될 수 있었을겁니다.
일이 참으로 이상하게 꼬이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출발하여 인천으로 달리는데,
우왕~~  훌쩍~훌쩍~
구로동 어르신이 피곤하시어서 가신다고,
다들 헤어지는 분위기래요~

너무 늦게까지 기다려 달라는 부탁... 정말 못하겠더라구요~
사실... 이종택님 댁에는 박상태님이 보내신 아주 귀한 둥지재료가 있었거든요~
너무 늦은 시간이 될것 같아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매주 반공일은 집에서 쉬는 날인데,
업무차 문래동 가공집에 들러서 일 좀 보고,
청계7가 조류상가에가서 왕관앵무 애완조를 체리블루 번식조 한쌍으로 바꿔오고,
오는길에 나윤희선생님이 번개 치신다 하여 그곳에 참석했다가,
호금조란 새에게 내 마음 절반 빼앗기고.... ㅠㅠㅠㅠ
그렇게 휴일을 보냈지요~

월요일... 정말 사무실에 가기 싫었습니다.
바로 지척에 둥지털이 있는데,
그것을 두고 멀리 일산까지 출근 하려니.. 내맘이 내맘같지가 않더라구요~
오후에 이종택님에게 전화를 해서 약속시간을 잡고,
들뜬 마음으로 찾아가 뵈었습니다.

좋은사진들에 나와있는 사진의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두고,
염치도 없이 찾아 간겁니다.
사모님 하고 두분이 나란히 아주 다정하신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생면부지의 이몸을 따스한 차한잔과 미소로 반겨주셨습니다.
송구스럽게도 사모님 께옵서 몸살이신대도 불구하고 밝은미소를 보여주시더라구요~
이곳을 통하여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하겠습니다.
"사모님~~~ 감사합니다!!!"

사무실 한쪽에 애완조앵무 한마리가 보였습니다.
녹색의 털을 가진 아주 귀여운녀석이였지요~
이종택님과 사모님을 아주 잘 따르더라구요~
제가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 가까이 갔더니,
순간 긴장감이 돌더라구요~
저를 경계하는듯한 자세와 모습으로.... ㅠㅠㅠ

그런데 이종택님이 손위로 앵무를 올려 놓으시고 얼르시는데,
순간!!
전 그곳에서 천사의 미소를 보았던 겁니다.
그저 자상하신 분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새를 얼르시는 밝은 모습에서 저는 보았던 겁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밝은미소라 할지라도 저리 고울수는 없을 겁니다.
내 평생에 저렇게 행복하고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또한,
부군을 향해 넉넉한 웃음으로 화답하시는 사모님의 모습또한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천사의 미소를 보고, 따사로운 봄날같은 부부애를 보고,
짧지만 많은것을 깨우쳤습니다.
인간의 능력에 비해 하잘것 없는 새들 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얻는것이 무척 많음을 느꼈습니다.

저보다도 조금 연배이신분 께옵서 웃으시는 모습이,
어쩜 그리도 천진난만하시고 아름다운지 놀랐습니다.
천사의 미소가 바로 우리곁에 있었던 겁니다.
굵은쌍꺼풀 뒤로 가늘게 이어지는 눈꼬리에서,
세상의 근심이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몇년뒤에, 아니 몇십년을 더 산다 하더라도,
그 고운 미소를 따라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누었으나,
인품을 볼 수 있는 장면이였거든요~
저요~~
앞으로 형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형님으로 모시려고 하니깐,
나는 괜찮은데 택이형이 너무 늙어 보이잖아요~
그래서 형!! 하고 부르기로 호칭 정했습니다.

잠시후에 옥상으로 올라가시어서,
기르시는 새들을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종류도 여러가지이고,
분명히 자료실에서 많이 보아온 종류들인데 일일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새사육장을 둘러보고 입이 쫙 벌어진 상태인데,
느닷없이 자육경험이 있는 곱슬한쌍을 주셨습니다.
저...되게 염치 없죠?
근데 어쩝니까?
주신다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쿵쾅거리는데 ..미치겠더라구요~
제 얼굴이 상기되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머뭇거렸는데,
이제 막 발정이 시작되는 놈들의 울음소리에 저는 놀랐습니다.
시세말로...뿅~~ 간다 라는 말 있죠?
그런지경이였습니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 들어오는데 역시나 제마누라는 까재미눈이 되어 있었습니다.
또 새 한쌍을 들고 오는데 좋아할리 만무죠~
마누라 기분전환 시키는데 일가견이 있는데, 으흐흐흐흐~
어제밤 잠 설쳤습니다.
곱슬이 들여다 보는데 3시간.... 마누라 분위기 바꾸는데 40분(히히히)....
그러다 보니 조간신문 오는소리 들리더라구요~
오늘도 이시간..... 새벽2시 45분이 넘어갑니다.
제 뒤로는 곱슬이랑 일반 카.... 두쌍이 저를 빤히 보고 있답니다.
저 똘망똘망한 눈을 내 어찌 거부하겠습니까?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 오네요~
사실..저역시 뚱땡이거든요~

택이형!!!
곱슬이 저놈들... 늙어 죽을때까지 잘 키우겠습니다~
형수님.... 몸도 불편하신데 따스한 차...정말 고마웠습니다.


천사같은 미소 한방에 뻑이간 김성기였습니다.
*^^

Comments

김혁준 2007.01.17 03:16
  ^^ 좋으셨겠어요.. 많은분들이 미소가 아름다우십니다^^
원영환 2007.01.17 04:35
  일상의 생활을 재미있게 잘쓰셨네요....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좀체 찾아보기 힘든 천사의 미소를 보았다니....부럽습니다...^^*

항상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베품을 나눌수 있다는게 인생에
가장 소중하고 가슴 따뜻한 삶의 보람인듯합니다.

내자신이 또 다른이에게도 천사의 미소를 보여주시길 바래보며...
정병각 2007.01.17 08:34
  시간 많이 뺏으시네요....
길지만 지루하지 않은 김성기님의 일과 얘기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종태님이 주신 카나리, 예쁘게 키우십시오....
전영윤 2007.01.17 11:23
  이종택님 자상하시고 좋으신 분이십니다.
물론 카사모의 선배님들 모두 그러시죠.^^
그러나 가까이 계시기에 더욱 친근감이 있답니다.^^
권영우 2007.01.17 13:12
  천사의 미소는 늘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더군요.
사모님은 더욱 그러하시고요.
천사의 미소와 마오리족의 춤을 보러가야하는데....
어제 갑자기 학교에가서 처리할 일이 있어서....
전신권 2007.01.18 06:42
  눈에 선하게 글을 잘 쓰셨네요.
퀘이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잘 키우시고 계시니 얼마나 좋은지요...
강태진 2007.01.18 09:14
  잘 다녀 오셨네요
이종택님 댁에서 아주 까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못 가 뵙네요
두분 미소가 그리워 저도 그앞을 지날때면 문득 문득 생각이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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