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책벌레 방

김갑종 10 746 2007.09.14 17:35
"아부지! 비오킬 있수?"
있지. 그란데 비오킬 뭐할끼고?
"내 방에 책벌레가 많아요. "
비오킬을 분무통에 담아 딸래미 방엘 가 보았다.
경비리보다 더 작은 흰색깔의 벌레?가 침대에도 책상에도 책장에도 인기척에 놀라 파르르 도망을 다니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숨어 버린다.
꺼내는 짐과 옷가지에도 비오킬을 뿌리고 천정과 벽, 책상 틈새에 두 통의 비오킬을 뿌리고 문을 잠가 버렸다.
그리고 "책벌레 방"이라고 써 두었다.
딸내미 별명도 책벌레다.그 날부터 화 난 딸내미한테 안방을 빼앗겨 버렸다.새를 키우는 아빠의 죄값이란다.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책벌레 때문에 아파트 소독 아저씨가 동원되어 소독을 했으나  내 등골에는 스물스물 책벌레가 기어 다녔다.
방 청소를 끝내고 보면 죽지않은 책벌레가 보여서 에프킬라와 비오킬을 마구 뿌렸고 나는 마루바닥 신세를 면치 못했다.
8월초에 새동산에서 구입한 씨드가 의심스러워 푸대를 열어 봤더니 한 푸대 반은 쌀벌레가 거미줄을 쳐 두고 잘도 살아 가고 있었다 .
모조리 거두어 비둘기 모이로 주어 버렸으나 책벌레는 끊임없이 나왔다.
책벌레와 한달을 그러고 살았다.
그저께 오후 딸내미의 경쾌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아빠! 책벌레 원인을 알아 냈어. 책장위에 있는 새 모이통이 원흉이었어"
어떤 모이통? "
왜 달걀 그려져 있는 예쁜 모이통 있잖아"
아하 슈이트사의 5kg짜리통  그거 빈 것 아니였나?
"에구 아빠는 비닐만 뜯어 놓고 통에 가득모이가 들었더만 에푸킬라 뿌려서 9층 계단 복도에 놔 두었으니 아빠가 처리하슈 ㅋㅋ
어떻게 알았냐면 청소를 하는데 있잖아 뭣이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나잖아  그래서 내려 놓고 뚜껑을 열어 봤더니......으~악~"
3년전에 통이 예뻐서 니가 책장 위에 얹어 둔 줄 알았는데...
"아빠 ! 그냥은 못 넘어 가! 피해보상해야 돼"


 
 

Comments

김성기 2007.09.14 17:48
  으흐흐흐흐흐.....
그런일이 있었군요~
김갑종님의 심정...이해 할만 합니다.

 
조봉진 2007.09.14 17:51
  ㅋㅋㅋ.
3년이되도록 한번도 열어보지않았다니
대단한 건망증아닌가요?^^
그런데 벌레가3년씩이나 뭘하고 있었을까요?^^
권영우 2007.09.14 17:51
  지갑 좀 털리시겠네요.
카나리아를 사랑하는 죄이지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네요.
손용락 2007.09.14 17:58
  이거이 픽션이겠지요??
사실이라면 반성 좀 하셔야 쓰것습니다.

웃을 일이 아임미다~~~

집안 구석구석, 창고는 어쩌고, 온 냉장고 구석구석, 쑤셔박아두고
잊어먹고 또사고, 어떤이는 배란다에 새모이 전용 냉장고....

웃을 일 아임미다~~~
미쳐도 엔가이 미치입시다... 저를 포함하여....ㅋ
마리수 좀 줄여야 함다.

인간들이여 욕심이 그대들를 괘롭게 할지니라...케케~
전신권 2007.09.14 18:08
  오늘 비가 오니 참으로 새방의 냄새가 꾸리합니다.
어린 사자나미들이 자라고 습도는 높으니 ,...

마릿수를 줄이자고 소리들만 요란하지
소련의 핵무기 감축보다 더 어려운 것이 그것 아닌감유?

저는 줄이는 것 포기하고 그냥 늘리다가 자폭하는 그 날까지 가렵니다. ㅎㅎㅎ

한 여름에는 모이가 금방 엉겨붙더군요, 닭들만 포식합니다.
김성기 2007.09.14 18:45
  "인간들이여 욕심이 그대들를 괘롭게 할지니라...케케~"

으이구~~~ 참나원~~~
손용락고수님 춘추가 올해 몇 이신지요?
저보다 한참 연배이신것 알고 있습니다만,
혹시 이제 막 고딩수준을 벗어나신듯한 표현이십니다.
죄송한데요.... 너무 귀엽습니다.
새초롬한 입술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릅니다.(지난번에 뵈어서 저는 압니다)
(여러부운~~~ 입술이 무척 섹쉬하시답니다~~ 궁금하면 11월에 확인하세요오~~)
그래서... 형님뻘 되심에도 불구하고 농담한번 해 봤습니다.

뜨아아아악~ 몽둥이 드셨다....
저 도망 갑니다.... 후다다다다다닥~~
< ㅑ ㅇ ~ ~ ~ ~
조충현 2007.09.14 19:43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저는 조그만 나방..........................
아직 못찾고 있습니다.
새용품은 아니다고 발뼘하는데 저도 걸리면 꼼짝 못합니다.
김두호 2007.09.14 23:47
  거실에 둔 좁쌀이 날이 더워서 인지 벌레가 기어나와 아내와 딸아이한테 잔소리 듣습니다.
그냥 모른 척 합니다.
정병각 2007.09.15 10:10
  따님 말씀따나 피해보상 좀 톡톡히 하셔야겠습니다....ㅎㅎ
박상태 2007.09.16 10:48
  으악~~ 따님이 정말 착하디 착합니다...

보통이었으면 거의...ㅎㅎㅎ

효심 지극하고 착하고 머리까지 좋은 자제분 둘을 두셨으니 가장 큰 복이 아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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