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己丑年을 보내면서

김창록 8 694 2009.12.31 17:38
우리가 가장 믿어야 할 이들의 무책임과 불성실과
끝없는 욕심으로 집이 무너지고 마음마저 무너져 슬펐던
한 해 희망을 키우지 못 해 더욱 괴로웠던 한 해였습니다.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12월의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실천했나요?
-사랑과 기도의 삶은 뿌리를 내렸나요?
-감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달력 위의 숫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담담히 던져 오는
물음에 대답못해 망설이는 저를 누구보다 잘알고 계시는 주님
하루의 끝과 한 해의 끝이 되면 더욱 크게 드러나는 저의 허물과
약점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는 실수를 후회하는 일도 이젠
부끄럽다 못해 슬퍼만지는 저의 마음도 헤아려 주십니까?

정성과 사랑을 다해 제가 돌보아야 할 가족, 친지,
이웃을 저의 무관심으로 밀어낸 적이 많았습니다.

다른 이를 이해하고 참아 주며 마음을 넓혀 가려는
노력조차 너무 추상적이고 미지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웃과의 잘못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도전과 아픔이 두려워 바쁜 일이나 거짓된 평화 속으로
자주 숨어 버린 겁쟁이였음을 용서하십시오.

남에겐 좋은 말도 많이 하고 더러는 좋은 일도 했지만
좀더 깊고 맑게 자신을 갈고 닦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십시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늘상 되뇌이면서도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의 구슬들을 제대로 꿰지 못해 녹슬게 했습니다.

바쁜 것을 핑계로 일상의 기쁨들을 놓치고 살며 우울한
늪으로 빠져들어 주위의 사람들까지 우울하게 했습니다.

아직 비워내지 못한 마음과 낮아지지 못한 마음으로
혼자서도 얼굴을 붉히는 제게 조금만 더 용기를 주십시오
다시 시작할 지혜를 주십시오.

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는
겸허함으로 오늘은 더 깊이 눈감게 해주십시오

더 밝게 눈 뜨기위해..
 
-이해인님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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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회원으로 있는 작은 cafe 에서 옮겨 왔읍니다.
너무 제가 말 하고 싶은 구절이 많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두손 공손히 모으고 기원 합니다. 

2009/12/31
己丑年을 보내면서 그래도 미련이 있는
金 昌 錄  올림

Comments

김영호 2009.12.31 18:14
  좋은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르신!!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일들이 만사형통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용수 2009.12.31 18:38
  큰형님 새해엔 더욱건강하시고요  뜻하시는바 모두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좋은글 남겨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멀지만 가까이 있는 아유라 생각하시고 늘 보듬어주시고 끌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큰형님 건강하세요
김두호 2009.12.31 18:53
  큰어른께서 올해는 활동이 저조한 것 같아 제가 미안합니다.
잘못된 점이 있으시면 꾸짖어 주시고 새해엔 왕성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소서.
서장호 2009.12.31 19:09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가슴속에 새겨야겠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해 건강하시길..^^
원영환 2010.01.01 07:04
  어르신도 올한해 건강하시고,가정에 행복과 웃음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올한해도 카사모를 지켜봐주시고 서울에서 뵈올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사업잘되시길 기원합니다...^^*
김태수 2010.01.01 11:38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용환준 2010.01.01 17:22
  어르신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사업 번창하시기 바라며
올 한해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조충현 2010.01.04 13:20
  늘 소탈하게 웃으시는 어르신의 모습처럼 건강하시고 소망하신 모든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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