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오늘 아침도 역시

강현빈 5 770 2012.01.04 14:43
춥습니다

그래도 아래 글과 같이 되지않아 따뜻합니다

오늘 아침도 따신 밥 먹고 출근 했습니다

 

'아내와 엄마'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받고 한국 여성과 결혼하여 자식 낳고

서울에서 잘 살고 있는 중년의 어느 서양인이 TV에 출연하여  너무나 유창한 우리말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한국 여성은 누구나 결혼을 두 번 하는 것 같다고. 한 번은 물론 자기 남편하고 하고 또 한 번은 자기 자식하고 결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그 서양인은 한국여성들의 어떤 모습을 보고서 그렇게 표현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아내들은 일반적으로 자식이 생기면

남편보다는 아무래도 자식에게 쏟는 사랑과 정성이 더 지극하고 극성인 것을 보고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친구 부부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친구가 저에게 이런 하소연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아내가 우족탕을 끓여 놓았기에 그걸 한 그릇 먹자고 했더니 이건 둘째 아이가 온다고 해서 준비한 것이니 그애가 온 뒤에 먹을 거니까

손도 대지 말랬다"는 것입니다.


그 친구는 아내의 그런 응대에 퍽 섭섭했었다면서 아무리 둘째 애를 위해 끓여 놓은 것이지만

먼저 남편에게 한 그릇 떠주면 안 되느냐고 제 앞에서 그의 아내에게 새삼 투정까지 부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의 아내는 우리 앞에서 입장이 몹시 난처해졌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폭로하는 남편이 정말 많이 미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편과 자식의 역학관계와 애정관계와 같은 복잡한 상황을 우족탕과 관련지어 남편이 납득이 갈 수 있게

언어로 설명하기는 아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친구의 편을 좀 들어주고 싶었지만 저의 응원이 자칫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 친구가 귀가한 후 아내로부터 더욱 혹독한

문책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그냥 애매한 말로 적절히 분칠해서 어영부영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저희 큰 애는 가끔 저에게 티셔츠나 점퍼 등과 같은 옷을 선물로 들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아내가 그 선물을 미리 세밀히 심사하고 검수한 후에


이것은 아버지보다 네 동생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며 엄마의 막강한 권력을 동원해서 저에게 그 선물 접수를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경우 저는 공포의 엄마 권력에 승복하여 '허허'웃으며 아내의 결정에 순순히 따르는 편입니다.

그리고 선물을 들고 온 큰 애와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이없는 웃음을 교환하곤 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런 말이 떠 돌아 다닌다고 하는데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식이 결혼한 후에 그 며느리의 남편이 아직도 자기 자식인 줄 알고 있는 엄마는 바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개 자식이 생기면 남편보다는 자식에게 더 지극한 사랑과 정성을 다 쏟아 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닙니다. 서양 문물이 강산을 완전히 뒤덮었고서양 영화와 소설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젊은 세대의 부부중심 문화는 이제 본바닥 서양 이상입니다. 요즘 세상에 자식은 결혼하면 제 아내 하나를 돌보기도 벅찹니다.


물론 고마운 엄마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자상하게 챙기며 효도를 지속하면 더없이 좋겠지만요.아내이고 엄마인 여성 독자님들께서는

자식이 성장하면 그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바쳐오신 엄마의 사랑과 정성의 온도를 점점 식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소홀했던 아내의 사랑과 정성의 아궁이에 다시 불을 붙이시는 게 필요하고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아내의 손발이 되어주고 잔소리 들어주고 어려운 집안일 다 해주고 함께 웃고 울어 줄 사람,

길동무 해주고 말 벗 되어줄 사람은 자식이 아니고 바로 남편이라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고 착각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계속해서 남편 방은 냉방으로 식혀 둔 채 아이들의 방에만 계속 불을 때고 있다면 반드시 후회할 것입니다.

부디 "내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중얼거리며 눈물 흘리고 서러워하시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엄마의 온도는 낮추고 아내의 온도를 높이시면 그런 후회는 아마 하지 않으실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십시요

Comments

Web Master 2012.01.04 14:53
  세월이 흘러서 어머니의 입장과 그 입장을 보라보는 아버지의 시각에서 공감가는 말씀이네요...
부모의 입장은 아직 안되었습니다만... 보통 어머님들은 그러하시지요...^^;
권대형 2012.01.04 16:11
  글쎄 저의집은 딸들만 4명인데(쌍둥이포함) 아내는 항상 모든 것에는 아빠가 우선이라고 가르치지요.
남편의 머리직분을 가르친다네요.
물론 저희집의 유일한 남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딸들 역시 소중한 자녀들이니까요.
키워보면 딸들이 잔정도 많고 어머니들에게는 필히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집안의 분위기가 달라지니까요.
나이들고 늙어도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가 인생의 반려자로 아름답게
황혼기를 보내야 할 듯합니다.
부부가 서로 소중함을 느끼고 존중해야 가치있는 인생을 마무리 하는 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최종천 2012.01.04 16:17
  맞아요 마쟈. 난 남자인내가 그아내와 비슷한가 좋은 애기네요  자식들은 품안에 자식이요.
최주영 2012.01.05 09:37
  글 잘 읽었습니다~
지나친 자식사랑의 모(부)성애 또는 자녀에 대한 과도한 집착등이 항상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때론 남편이 오히려 오버해서 아내의 자리를 서운하게 하는일도 종종 있는거 같구요.(조금은 드문 경우겠지만)
멋진 남편으로 현명한 아내로 서로가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권대형님 ㅋㅋ 저도 쌍둥이 아빠입니다. 진짜 반갑습니다.ㅎㅎㅎ
안창석 2012.01.10 10:47
  여자들의 자식사랑에 대해 도가 넘친게 옳은건지 잘 모르겠으나 사회적으로 너무나 심각해 씁쓸합니다.
그런 결과로 자식들이 해야 할 길을 막아 마치 끝까지 데리고 살듯 사사로운데까지 간섭하며 과잉
집착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자식들이 엄마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견디지 못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죠.
 
얼마전 법륜스님이 "엄마의수업"이라는 양유지침서를 냈다고 합니다.
“자식이 어릴 때는 따뜻하게 품 안에 안아주는 게 사랑이고, 사춘기 때는 지켜봐 주는 게 사랑이고, 스무 살이 넘으면 냉정하게 정을 끊어 홀로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랑이에요.”

카나리아를 키우시는 회원님들은 잘 아실겁니다.
카나리아 어미가 새끼를 키울때 어떻게 하는지.. 육추기간이 끝나면 쳐다보지도 않고 외려 먹이를 달라는 새끼를 쪼아 버립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이 미물인 카나리아보다도 못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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