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모모의 흔적을 지우고.....

권영우 1 685 2003.11.14 19:22
어제 데려다 준 모모의 목소리는 들을 수가 없더군요. (당연한 얘기지만....)
출근하여 사무실 가까이에 다가가면 꽥꽥이던 다소 시끄럽고 거슬리기도 하는 소리를 오늘은 듣지 못했습니다.
문을 열고 불을 켜면 제딴에는 반갑다고 날개짓을 하며  더 큰 소리로 꽥꽥꽥...... 하지만 들리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모모가 들어가 있던 새장도 텅 비고, 사무실에 사람이 있을 때 앉아서 놀던 횃대도 덩그랑이 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습관처럼 모이통과 물통을 꺼내 놓고 피식 웃습니다.
빈 새장에 모이통과 물통을 갈아줘야 뭐합니까?
부화기 물 보충하고 병아리의 모이와 물을 갈아 줍니다.
늘 하던 5분간의 일들입니다.

횃대를 사육장에 옮겨 놓았습니다.
새장도 옮겨 놓았습니다.

사육장에서 다른 새들을 관리한 후 사무실 정리를 하기로 합니다.
쓸고 닦고합니다.
물걸레로 배설물도 지웁니다.
구석에 있던 깃털도 치웁니다.
책상 틈에 떨어진 해배라기씨 한 알도 치웁니다.

이렇게 모모의 흔적을 지우고 왔습니다.
아마 내일이나 모레가 되면 새로운 주인을 만나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잊혀지고, 사진 속의 모모만을 가끔씩, 아주 가끔 씩 생각나겠지요.

Comments

김두호 2003.11.14 20:12
  너무 동물을 사랑하는 한 모습입니다.
흔적을 지우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때까지는 늘 생각이 나겠지요.
새로운 마음으로 다른 새들에게 정성을 쏟으시죠.
글이 없습니다.
접속통계
  • 현재 접속자 850 명
  • 오늘 방문자 9,507 명
  • 어제 방문자 10,869 명
  • 최대 방문자 11,198 명
  • 전체 방문자 2,467,888 명
  • 전체 게시물 35,055 개
  • 전체 댓글수 179,323 개
  • 전체 회원수 1,40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