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님의 발길의 따라 걸으며````
김용수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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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
2012.12.07 09:29
오전에는
말짱하던 하늘이
오후가 되면서 갑자기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하얀 가루가 날리기 시작한다.
첫눈이다.
반가움과 그러하지 못한? 만감이 교차하는 사이..
그는
순식간에
온 세상을 다 하얗게
덮어버리고 말았다.
첫눈
그 누군가를 기다리 듯..
나는
기다렸을까?
하늘이 푸르른 날은
그가 곁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걸까?
느끼지 못하는 걸까?
그리움은
바라보는 눈에도..
기다리는 마음속에도..
회색빛을 타고 내리는가 보다
눈물도..
빗물도..
그 모두가
그를 잊어야 할 것처럼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첫눈은
영원히 남을 그리움처럼
소복소복
쌓여만 간다.
누가
걸어 간 길을
그렇게 따라 걸었을까?
그 님 흔적을 따라
걸어 간
내 발자국이었을까?
희미한 불빛처럼..
님의 모습
아른아른한
그 길을..
첫눈이
울다 지쳐
앙상한 나뭇가지에
막대사탕처럼 매달려 꽁꽁 얼었다.
그를 달래며
지켜보던 가로등도
덩달아 그를 끌어안고 매달렸다.
가로등은
바보다.
사랑을 아직 잘 모른다.
아파하는
그를 달래려는 따뜻한 마음은
가상하지만..
울다 지친 그를
또 다시
울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때론..
아무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임을..
바보..
지금도 눈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