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어느해 여름에 ...

김용수 1 738 2014.09.06 18:21

분모 없는 분자는 있을 수 없듯이 지난 시절 없이
어찌 내 고운 아름다운 추억을 더듬을 수 있으리오!

코 찔찔거리던 어린 시절...
그다지 넓지 않은 동네에서 늘상 보는 동무들과 지겹게 어울려 지냈다 
당시엔 그 순간들이 그닥스리 정겹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지금에 떠올려보니
한결같이 그 무렵들이 사무치도록 가슴에 와 닿는다

한 여름 이맘때...
채 영글지 않은 풋 복숭아를 주머니도 없는 고무줄로 끼워진
까만 빤쭈속에 잔뜩 넣어 걷기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물놀이를 갔었지

부지런히 갔건만 물놀이 하기에 안성마춤인 곳에 다른 애들이 벌써 진을 치고 있더란다
우린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빤쭈 속에 담아진 복숭아땜에 줄달음도 못치고
무거운 빤쭈 거머쥔채로 걸었던 땡볕의 구슬땀은 제쳐 두더라도
송송 나붙은 복숭아의 그 솜털은 왜 그리도  따갑던지ㅋㅋㅋ

나는 파라호 강 가에서 자랐으니 개구리 헤엄 정도는 그런대로 제법 쳤었지
기찰이란 냇가로 갈적에 근처 포도밭에 주렁주렁 달린 까만 포도가 먹고파서
곁눈질을 하다가 넘어진 정갱이의 상처가 한동안 나를 아품을격게 만들기도 했더랬지 

국민학교 시절 서리미 꼴짜기를 가서는 멱을 감고 놀은 다음엔
입고 놀은 빤쭈가 젖어서 올적엔 아예 벗은채 "노빤쭈'로 오는데
갑자기 휭하니 불어재낀 바람에 아랫도리를 방출 시켰던 적도 있었고 ㅋㅋㅋ

이름난 송박사네의 포도밭에 가서 친구랑 같이 먹어본 그 포도밭의 추억은
아직도 아름아름 남았고 그 앞 작은 개울물 소리는 시방도 졸졸거리며 들리는듯 한데
그 속에 함께 머물었던 동무들은 다 어디로 가고 없는걸까 ?

한 통속 안에서 뒹굴었던 우리들의 천방지축 같았던 꼬맹이때의 시절들아!
뜨거운 여름날을 보내면서 내 어린날의 여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노라
아직은 퇴색되지 않은 추억에 머무르고 싶음에서 ...

Comments

임기원 2014.09.08 18:21
  추억속에 글 잘 감상 했습니다..
시골에서  자랄 때와 비슷한 점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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