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아파트의 제일 윗층....

손용락 7 729 2004.04.29 10:56

예전에는 아파트 제일 윗층은 추워서 좋지 않다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었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대체로 인기가 적습니다만
보온 기술이 늘어서 그런지 추워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겨울에도 난방 밸브를 잠궜으면 잠궜지
춥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난방비가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살아보니 마지막 층이라 불편한 것이 딱 한가지 있습니다.
화장실이나 베란다는 문제가 없는데 싱크대 수도꼭지의
수압이 약해서 설걷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자주 투들거리곤 했었답니다.

을지로에 들려 그럴듯한 수전을 새로 사다 바꾸었는데
전보다는 훨씬 물이 잘 나오긴 해도 그래도 아래층처럼
시원스럽게 나오는게 아니라 답답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도 마지막 층이라 좋은 것도 여러가지가 있답니다.
강아지가 마루에서 시끄럽게 굴어서 아래층에
좀 미안 할 때도 있지만 윗층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가 않는답니다.

아침에 화장실 변기에 올라 앉아 있으면 내가 읹아 있는 아래에
여러명이 줄줄이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 이상한 웃음이 나오기도하고...
물론 내 머리 위에 아무도 앉아 잊지 않겠지요.

옥상이 지붕 형태로 되어 있으며 문을 열고 나가면
너댓평 정도의 방 만한 평평한 옥상이 있습니다.
이곳으로 나가는 문은 항상 잠궈져 있고 경비실에서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애들 할머니가 같이 계실 때 노인네가 때짱을 써서
열쇠 하나를 복사해 오셨는데 지금도 전용 장독대로 쓰고 있습니다.

한때는 여기다 새장을 좀 가져다 둘까도 생각했었는데
너무 더울 것 같아 그만 두었답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온퉁 우리 차지입니다.
번식기에 필요하고 평상시 사용하지 않는 새장들은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윗쪽이 선반 같이 생긴
턱 위에다 보관해 둡니다.
적어도 한 열댓평은 더 넓은 아파트에 사는듯 합니다.

우리 동네는 대단지 아파트라 먹을게 없어서 그런지
비둘기 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옥상에 올라갔다오던 집시람이
새장 보관하는 곳에 비둘기 한마리가 둥지를 틀고 있다고 하더군요.
호기심에 가까이 가서 어미를 밀쳐내니 두개의 알을 품고 있더군요.
아마 열린 창문으로 드나드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마침 엘리메이터가 내려가고 있어서 잠시 올라가서
어미를 밀쳐내니 주먹 두개 만한 새끼 두마리가 있더군요.

비둘기는 육추 때도 곡물로 키우지요?
설마 벌레 잡아다 먹이는 것은 아니겠지요?
내일 아침에는 앵무 모이랑 불린 콩을 좀 가져다 줘야겠습니다.

너무 많은 비둘기들로 인해 사람들에게 피해가 많다고
피임약을 쓴다느니 하지만 우리집 안에 튼 둥지에서 자란 새끼들이
건강하게 빨리 자라서 이소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혹 시간 죽이시는 분 계시면 허접한 얘기로 시간 때우시라고....

Comments

권영우 2004.04.29 11:57
  손용락님!
갑자기 아파트의 맨 위층이 인기가 있을지도.....
여러모로 좋은 점이 있군요.
저는 10층이니 가운데에 껴서 좋은 점은 없더군요.
앞베란다쪽으로 확트여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둘기는 곡식을 먹이지만 어미의 목구멍에서 우유 비슷한 것이 나온다더군요.
2마리가 부화되었으면 암컷1마리, 수컷1마리라더군요.
비둘기가 1부 다처제란 말 들어보셨나요?
그럼 비둘기처럼 다정한...... 아니겠죠?
박정인 2004.04.29 13:25
  손용락 선생님 Penthouse에 사시는 군요.

외국에서도 제일 고급이 옥상주택 아닙니까...^^;;  (영화배우들만 산다는 그곳~~)

가보진 못했지만 야경이 너무 멋있을꺼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윤성일 2004.04.29 18:07
  아닌디!! 이게 아닌디!!

아파트 위층은..
전파가 잘 터져서.. 좋다고 하셨는디..

빵빵한 안테나 세우고..
다시금 HAM의 세계로 들어갈까나.. 고민중이라 하셨는디..


최근들어..
부쩍 '센티멘탈'해지시는 회장님의 모습은.. ^0^
지난 7년여만에.. 첨임다.. ㅋㅋㅋ

담주.. 어린이도 없는 "한가한 어린이날"에.. 번개한번 할까여??

appaloosa..
김은실 2004.04.29 20:12
  전라도 관광이나 하시죠...
광양,,,,,
볼껀 제철뿐인데,,,
아,,,섬진강,,,거시기도 있네요,,
오세용,,,
회장님이랑,,,교수님이랑,,,,두분만,,,,

박상태 2004.04.29 21:35
  김은실님.. 섭섭하네요... 그렇게 사시면 안됩니다...

아~~ 차별은 싫어요~~
전정희 2004.04.29 22:35
  꼭대기에 사시니 일장 일단이 있으시죠?
저희집은 저층 아파트 꼭대기라서
오르 내리기 안 좋은거 빼고
수압 약한거 빼고
그 외엔 모두모두 다 좋은 점 투성이지요
그리고 다른 통로 오층 친한 형님이랑
옥상에서 랑데뷰 해가꼬
맛있는 음식 나눠먹기도 잘 한답니다
꼭대기 예찬 할만 하지요?
안장엽 2004.04.29 22:57
  매일 지나가는 다리 아래 난간에 비둘기들이 살고 있는데 매년 그 마리수가
늘어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색상도 다양하게 모여지고 빛에 의하여 발산되는
오묘한 색상의 변화는 저로 하여금 딴 생각을 하게 합니다.

비둘기 같은 체형.. 비둘기 같은 빛의 발산이 되고 다양한 색상의 카나리아는 만들수가 없을련지..

카사모의 회장님 이시니 연구차원에서 비들기가 찿아와 산란을 하여 부화를 하였나본데
도전 한번 해보시면 어떠하실련지요^0^

전 매나 손노리개로 키워 비둘기 사냥 하는 것이 꿈입니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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