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딱한 녀석~

김민수 2 715 2004.10.02 10:46
요즘 카나리아들이 살도 통통하니 오르고 털도 윤기가 자르르 흘러 정말 이쁘네요...
 
우리집 2층 날림장엔 카나리아 5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중 왕초는 올 4월생인 흰곱슬로 통통하고 무척 귀엽습니다. 아마도 숫컷일 듯..
넘버2도 같은 날 태어난 노란곱슬. 역시 오동통하고 먹성이 좋고, 성질도 사납지 않지요..
그냥 덩치가 좋아 다른 녀석들이 알아서 비켜주는 듯 합니다..
넘버3는 왕초의 엄마로 흰카...자기 새끼들보다 몸포가 작아 서열에서 밀리지만 새끼들처럼 촐싹되지 않고 점잖습니다.
카나리아는 자기 부모를 몰라보는 듯하네요.. 엄마라고 대접해주는 법도 없고...
엄마도 육추기가 끝나면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듯 하던데...정말 그런가요? 궁금합니다...고수님들 좀 가르쳐주세요!

넘버4는 모란시장에서 작년 6월에 산 노란곱슬로 올해 놀고먹었답니다.. 한번씩 삐~익 거리는 걸로 보아서
암놈으로 보이나 짚풀 한번 입에 문 적이 없고, 별로 잘 먹지도 않고 덩치도 작은 주제에 유난히 횟대 욕심만 많습니다..
넘버5, 제일 쫄자는 청계천표 붉은일반 암컷입니다..덩치도 참새만하고 유난히 카스테라, 계란먹이를 밝힙니다.
채소를 주면 좋아서 팔딱 다가가 보지만 형님들이 오면 비켜줍니다..
그리곤 군침을 흘리며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왕초가 다 먹고 넘버2, 3, 4가 물러나야 겨우 먹이에 접근해보지만
왕초가 돌아오면 또 쫓겨납니다. 아니 알아서 비켜줍니다...보고 있으면 참 안스럽고 딱합니다..

이 붉은카 암컷은 올해 알도 몇번 낳았습니다. 처음엔 아주 작은 콩알을 낳더니..그 다음엔 제대로 낳았으나
예정일이 며칠 지나도 도무지 부화가 되지 않아 살짝 깨트려보았더니 1개가 아아~ 피가 엉켜있더군요..
무척 속상했지만 다음을 기약했지요.
그 다음엔 식란증이 있어 지가 낳은 알을 파먹고, 그 다음에도 알을 파먹기도 하고 횟대에서 낳기도 하고.
무정란만 낳았습니다..포란중에도 들락날락~~
너무 멋지고 기가 쌘 숫컷은 옆진 아줌마한테만 관심을 보이고~~ 그러다 산란철이 지나자
이번엔 호흡기증세로 씩씩되기 시작하면서 밤에도 자지 못하길래 격리수용하여 한방약을 먹였더니 완쾌되었습니다.

  매일 저녁이면 넘버 4가 횟대 두개를 휘젓고 다니며 한바탕 난리가 벌어집니다..아무도 횟대에 앉지 못하게 합니다..
다들 가소로운 듯 피하기도 하고 쳐다보기만 하는데, 쫄자는 집중공략대상입니다..
골치 아파진 이 녀석은 반항 한번 하지 않고 횟대 끝에 재빨리 날아가 머리를 날개 속에 집어넣고 자는 척합니다.
자는 게 아니라 자는 척합니다. 조용해지면 살그머니 머리를 들어 주변 상황을 살피거든요..
자는 척해도 넘버 4가 다시 쿡 찍어버립니다. 놀라서 건너편 횟대로 가서 다시 잽싸게 자는 척 합니다..
다시 좇아와서 다시 쿡 찍으면 모이통으로 날아가 먹이를 먹는 척 합니다..
멋쩍어서 먹는 척, 나에게도 자존심은 있다는 듯이~~이런 좇기는 상황은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됩니다..
  이 녀석을 보고 있으면 참 딱하고 안스럽고 불쌍하지만 귀엽기도 합니다.. 덩치는 작아도 아주 순하거든요.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엔 낮에도 날개밑에 머리를 박고 졸기도 하네요...
이런 왕따에, 타고난 약체에, 허지만 정이 들었는데.......
어쩌면 좋죠..이런 녀석도 내년엔 튼튼해져서 2세를 볼 수 있을까요?  내년 봄엔 다시 혼자서 알을 낳을텐데~           
짝쿵 숫컷은 너무 울어 시끄러워서 조류원에 그냥 줘 버렸거든요...새로 숫컷을 입양해야할까요?

Comments

권영우 2004.10.02 12:06
  김민수님이 카나리아를 자세히 관찰하시는군요.
카나리아는 윤리도덕이 없으니 산란, 부화, 육추는 본능적으로 하지만 ,
성장하면 근친결혼도 합니다.
자연상태에서 약한 놈은 도태되게 마련입니다.
아니면 스스로 사는 법을 배우겠지요.
정형숙 2004.10.02 15:21
  약한눔은 따로 관리 해야 하더라구요..!!!
그럼 금방 좋아 집니다!
그리고 왜? 수컷 울음 소리가 싫으세요?
우리집 눔덜은 모두 안울어서 속타 죽것어여..ㅋㅋㅋㅋ
올때는 수컷으로 오지만..우리 집에 와서는 모두..울지도 않고..그러니....
오직 곱슬 붉은카 한마리만 아주 우렁찬 소리로 울어서리 아주 이쁘답니다......
우리집은 숫넘이 읍어서리..번식이 어렵 답니다...
발정나서 씨끄럽게 울어제끼는 남아도는 녀석이 있으면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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