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아저씨는 사람이잔아요?

이형순 3 712 2005.03.13 22:05
새를 사랑하는 계시판에 막가자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아래 박진영님의 글을 보면서 생각나는 일이 있어 써 봅니다.

79년도 아주 어수선한 시절의 12월, 눈내린 후 사냥을 하면 잘 된다는 전설을 믿고
 병기고에서 연습용 공기총을 꺼내들고 총질을 하러 나갔습니다.

눈밭을 헤치며 조금 큰 놈으로 골라서, 새소리 좋은 논뚝위에 밭종다리, 콩새며 그리고 흔한
까치까지 두루 몰았습니다. 그리고 나무위에 홍여새를 이름도 너무 정확히 알면서 골라서 잡았습니다,
산속으로 들어가 아름답고 사람에게도 친금감을 주는 어치에게도 같았습니다.자루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주위 사람들과 소주와 함께하며 즐거워했습니다.

그 이튼날도 똑같은 시간에 그 코스를 따라 총질하며 이동중에 마을에 들어선 상태로
 새를 찾아도 작은 쇠박새나 뱁새, 참새처럼 작은 새들만 보여 작다고 총질을 않했습니다.
큰 것을 고른다고 다니다 자루가 가벼우니 작은 놈에게도 총질을 해댔습니다. 
총에 맞으면 남는 것이 없는 작은 것에 연연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조준을 하면 날아가고
날아가길 반복하는데 이상한 것은 새가 날기 직전에 이상한 소음이 나는 것이였어요.
그래서 새를 조준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뒤에 어린아이가 나무로 만든 고무줄 총으로 내가 조준한 뒤에 새를 날려버리는 것이였습니다.

내가 다가가니 얼어있는 아이에게 조용히 물으니 불쌍해서 그랬답니다. 그러면 그 고무줄 총으로
미운 나는 왜 안맞췄냐고 물으니 " 아저씨는 사람이잔아요?"  쓰고 보니 썰렁하네요

Comments

김학성 2005.03.14 00:17
  그 아이도 저처럼이나 착하고 예쁜 마음을 가졌나봅니다. ㅎㅎㅎ

새총은 새를 잡는데 쓰는거죠...
근데 가끔 뉴스에 나오는건~
사람을 동물로 오인하고 엽총으로 쐈다는...
총 가지신 분들이여! 조심합시다요!!!
정형숙 2005.03.14 03:09
  켁~~~~~~~~~ 새를 그리 마니 잡아도 나라에서 야단 안치나요??????
고무줄 총을 쏘은 아이에 마음과 지 마음도 비슷합니다..!!!!!!!ㅋㅋㅋㅋ
나도 고기에 있었으면 새들이 불쌍하여...................................

난 어릴때 살아있는 새를 키워보고 싶어서 새를 괴롭힌 적이 있었습니다만......
김정섭 2005.03.15 20:33
  감동적입니다.

저는 군시절 강원도 화천의 눈덮흰 들판을 걷는데
1미터쯤 되는 커다란 독수리가 죽어 있었습니다.

그 큰 새를 들고
마을로 접어들 즈음
노인이 자기에게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었습니다.

노인말에 의하면
독수리가 "신경통에 좋다고.."

그곳은 까마귀도 많았는데
지금은 그 새들이 아직도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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