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이런거 올리면 안되는거죠? 망서리다가...하도 맘이 아파서..무언가 돕고 싶기에...

정형숙 2 708 2005.04.18 13:35
'미소천사' 민우를 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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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는다. 보였다 안보였다 흐릿해지는 엄마의 얼굴. 고사리 손으로 겨우 잡은 엄마의 손가락을 놓지 않으려는 민우(5).

혈당이 급격히 떨어져 응급실로 향하는 길이다. 이틀 동안 벌써 세차례. 저혈당에 빠지면 심한 경련이 일고 의식을 잃는다. 이 병은 응급처치가 없을 경우 몇분 만에 혼수상태에 빠지고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제발 이번 한번만, 다다음 세상 제 목숨이 있다면 그것까지 가져다 살려주세요….’ 혼미한 상태에서도 엄마의 기도를 들은 것일까. 민우는 오늘 하루를 이겨냈다. ‘하늘이시여, 왜 하필 민우입니까.’

경기 양주시 덕계동에 사는 류민우. ‘고인슐린혈증’을 앓고 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잉분비돼 저혈당 상태에 빠지는 희귀병. 태어난 지 100일 무렵 진단받은 후 지금까지 몹쓸 병과 싸운다. 당이 뇌에 공급되지 않아 뇌손상을 입었다. 말도 못한다. 심한 언어장애로 ‘엄마’ ‘아빠’를 어눌하게 입에 올릴 뿐이다. 다리뼈가 틀어지고 힘이 없어 걷지도 못한다. 왼쪽 눈은 이미 실명. 엄마 얼굴을 볼 수 있는 나머지 눈마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민우는 집과 병원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안다. 하지만 낯선 사람을 만나도 빙그레 잘 웃는다. 간호사 누나들이 붙인 별명 ‘미소천사’. 하루에도 수차례 혈당검사로 손가락, 발가락을 콕콕 찔러대도 이젠 안운다.

아빠 류준하씨(37)는 어린 아들에게 미안하다. 민우가 태어나던 해 15년간 간암으로 고생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병원비 빚을 많이 졌어요. 막노동일하며 조금씩 갚으면서 살았는데…. 처음에 제대로 치료를 못해줘서 아이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류씨는 최근에야 양주시 자활센터의 장애인이동목욕차량 운전사 자리를 얻었다. 한달 수입 70만원. 민우의 약값만 한달 55만원이 든다. 한번에 1천여만원씩 세차례의 수술비, 희귀병센터에서 구입하는 수입 약값, 응급실과 입원생활이 반복되며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부부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민우 약값만은 지키려고 얼마전 파산신고를 했다. 엄마 이성민씨(32)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당장 치료약은 없다지만 생명을 지킬 수만 있다면 좋겠어요.”

생사의 기로에서 4년을 보냈다. 민우는 큰 수술을 세차례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십이지장과 연결된 살점만 빼고 췌장을 송두리째 잘라냈다.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저혈당 증세는 계속되고 있다. 합병증에도 시달린다. 그래도 민우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의정부 성모병원 재활의학과에서 걸음마도 배우고 말하기도 연습한다.

경련을 앓고 나면 젖은 꽃잎처럼 움츠러드는 작은 몸을 일으켜 의료용 지지대를 잡고 수백번, 수천번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봄 소풍. 화창한 햇살을 바라보며 민우는 자동차 장난감을 굴려본다. 형이 울면 제 입안의 사탕을 도로 꺼내 주는 동생 승제(2)와 엄마, 아빠랑 소풍 가야지. 이 봄이 지난다해도 내년, 내후년에도 봄은 다시 올테니까.
(양주천사운동본부 송교익 국민은행 297401-04-000733)

〈경기 양주|글 김희연·사진 박재찬기자 egghee@kyunghyang.com〉

신문기사 볼수 있는곳..글도 남길수 있구요>=http://news.nate.com/Service/natenews/ShellView.asp?OrgLinkID=20&LinkID=7&ArticleID=2005041717552062112


Comments

박상태 2005.04.18 14:37
  당연히 올려도 됩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휴우~~
김갑종 2005.04.21 09:32
  맞습니다.
이 봄이 지난다해도 내년 내후년에도 봄은 다시 오니까요.
류민우군에게 따뜻한 했살이 비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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