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드릴것이냐,,,말것이냐...그것이 문제로다...

홍지연 8 720 2005.06.01 18:23
올해 울 딸내미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남들 다 들어가는 학교에 들어간다고는 했지만,
그래두 가끔은 신경도 쓰이고, 남들처럼 학교에 가서 눌러붙어(?) 있는 엄마가 아니라서 걱정도 좀 되고
그러더군요.
다른 엄마들은 학기초부터 간식을 넣어주고, 선생님을 찾아뵙고, 엄마들끼리 모임도 자주갖고...
그렇게 하던데, 저는 일한다는 핑계를 대고 학교도 안찾아가고, 엄마들 모임에도 참석 안하고, 선생님에게도
좀 무관심한 편이었죠.
남들 다다니는 초등학교, 평범하게만 다녀다오~~~ 하면서요...

요즘은 학교건 유치원이건,
스티커를 발부하는데가 많더군요.
우리애 학교도 다를바가 없어서, 칭찬스티커를 주는가보더라구요.

스티커 판을 가져왔을때도 별생각없이, 학교생활 무난하게(?) 하면 주겠지...
싶었습니다.

근데, 어느날은 애가 울면서 그러더군요.
다른애들은 아무리 없는 애들도 두세개씩은 있는데 자기는 하나도 없다군요.
어떻게 하면 받을수 있는건지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울면서 얘기하는데,
심장이 덜컥 내려앉더라구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같은반 엄마에게 (약간 친분있음) 물어보니까, 다들 받았는데, 울딸은 안받았냐고 오히려 물어보더라구요.
안받았다고 했더니만, 첫날은 다 나눠줬는데 왜 못받았지? 라고 하더라구요. ㅡㅡ;
울딸에게 물어보니까,
그날 다른애들에게는 다 스티커가 돌아갔는데, 자기에게 올때 스티커가 똑 떨어져서 '말할까말까..'하면서 '선생님~'
했는데, 선생님이 못들으신듯 하더군요. 자긴 불렀는데, 선생님이 안돌아보시더래요..ㅡㅡ;;

아무튼, 다른 엄마들에게 은근슬쩍 물어보니까, 다들 몇장씩 받았는데, 울딸내미만 없는겁니다.ㅡㅡ;;
(한판 다 채워서 낸 애들도 있다고..ㅡㅡ;;)
분명히 받아쓰기도 100점 받고, 숙제도 꼬박꼬박 해가고 있고, 준비물도 잘 챙겨가는데 희한하네~~~
하는 생각과 함께,
<찾아가봐야겠다!!! (봉투와 함께)>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바로 찾아갔습니다.
봉투와 더불어...
이런저런 말을 하다보니까, 이곳은 경기도 시화공단인데, 선생님은 서울에 사시는 분으로, 출퇴근을 멀리서 하시더라구요.
^^;;
힘드시겠다...싶었습니다.
게다가 철부지 1학년들만 있으니 얼마나 골치가 아플까...싶은게 좀 안되어보이기까지...ㅡㅡ
저도 과외를 하기때문에 애들 얼마나 지겨운지(?) 잘 알거든요.
이쁠때도 있고, 지겨울때도 있는게 사실이죠..ㅡㅡ;;
어른들과는 좀 다른 묘미(?)가 있거든요 ^^;;

면담 다 끝내고 나오면서 사실은 선물을 하고싶었는데,
어떤걸 살지 몰라서 이렇게 죄송스럽게 봉투로 대신한다면서 드렸는데,
이러시면 안된다고 하면서, 계속 반려하시길래,
그럼...또...
그럼,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쁜 스카프라도 드리겠다는 ....
말을 남기고 집에 왔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음날부터 울딸내미 스티커 이틀에 한번씩 받아오네요..ㅡㅡ;;

전직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던 고모부가 울 친정부모님께 얘기를 들으시고는,
그러셨다네요.

'6월에 한번 더 인사하러 가봐라. 양손을 무겁게해서..."

뭘사가지고 가야 하려나???

다른 부모님들은 양손에 뭘 들고서 무겁게들 가시는가 궁금해지네요..ㅡㅡ

남들 눈에 안띄게 평범하게, 그러면서도 모나지않는 학교생활을 보내기를 희망하는 엄마의 소망도
어쩜 너무나 이상적인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는, 학교촌지 얘기나오면, 주는 부모들도 한심한 인간들이고, 받는 선생님들은 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펄펄뛰면서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독하게 다짐했는데,
요즘에는 '독야청청'한다고 누가 알아주리??? 라는 생각이 듭니다.
ㅡㅡ;
이래서 부패가 근절이 안되는건지도...ㅡㅡ;;;
갑자기 부패의 근원자가 된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애들 평범하게 키우고 싶은데, 요즘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Comments

권영우 2005.06.01 19:09
  홍지연님!
지금은 학교가 많이 변했습니다.
봉투 가지고 가지 마십시오.
학부모님들이 그러시면 선생님들이 힘들어 집니다.

저희반 학부모님은 아니지만 학교운영위원을 맡으신 어느 어머님은,
오실때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가지고 오신답니다.
금방 담은 겆저리와 함께....

김동일 2005.06.01 19:10
  師道의本心은 公明心이니. 초등교육을 담당한 교사의 사명은  위대하다는 것에 自矜心을 가져야 국가의 장래에 희망이 보일것입니다.
이선우 2005.06.01 20:20
  마음은 보이지 않는 것인데 어쩌나 싶었죠 저 역시도.
아이들을 선생님께 맡긴다는건 그런 건가봐요 감사와 염려와 반성과 의심들...
그런데 잠깐이던걸요!!
지금은 감사해요 모두다.
벌청소를 받았다고 해도 칭찬을 들었다고 해도 "우리 아이가 하나 배웠구나"
생각하고 받아 들였거든요 아이도 저도.
지금 중학생들인데 공부는 아니어도 모든 교과선생님들께서 칭찬을 아끼시지
않는 긍정적인 아이들이 되었어요.
모든건 마음인거 같아요.
느긋하게 생각하시고 혹시 "쿠키나 약식" 만들줄 아세요?
친한 분들과 나누시게 넉넉히 준비하시면
양손이 무겁지 않을까요??? ^^
울 선생님은 좋아 하시던데...

홍지연 2005.06.01 21:56
  간식같은걸 가지고 갈까해요 ^^;;
울신랑이 빵회사에 다니는데, 모듬빵(?)을 작은 상자에 넣어가지고
가는건 어떨까 생각해봤답니다 ^^
저는 애들 10명을 데리고도 스트레스 받아서 가끔 뒷골이 땡기는데,
42명을 데리고 있는 선생님의 뒷골은 어떨까...생각해보니,
존경심이 생기네요 ^^;;
김성필 2005.06.01 23:47
  고리타분하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옛말에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습니다.모시는 임금님과 스승님 그리고 부모님은 하나로 모두 동격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으려 멀리 7척이나 떨어져 가곤 오곤 했다는 문헌도 있습니다. 이런 연유뿐만 아니라 제가 자녀를 키워 본 경험으로 보아도 담임 선생님을 비하하면 내 자녀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담임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이해하고 존경하고 나아가 숭고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맨 상단의 홍지연님의 글로 보아  진정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에서 나온 생각과 행동이라고 보여집니다만 그래도 위쪽 리플을 다신 세분의 좋은 의견을 잘 참조하시고 중국 맹자의 어머니처럼 자녀교육에 크게 성공하시는 어머니로 제2의 신사임당이 되시기 바랍니다.
농촌 출신 서울대 황우석 교수를 생각하며.......
김갑종 2005.06.02 10:05
  황교수와 같은 동네라 갑자기 보안?이 철저하여 요즘은 오히려 불안하답니다.
처음 자녀 학부모로 학교에 간 날은 트렁크가 비좁게 풍란과 국화를 싣고 갔었지요.
환경미화 심사를 대비해서지요. 뒤늦게 화분 물받침대를 안 내린 것을 알고 교실에 다시 갔을 때
담임 선생님은 화분에서 무얼? 찾고 계셨답니다.ㅎㅎ
집 사람은 몸으로 때우는 녹색 어머니를 5년이나 하고요. 두 녀석들을 위해서인데 결국 자식들은
잘 자라 주었답니다.
김두호 2005.06.02 11:38
  서글픈 애기입니다.
더 보고 싶지도 않구요.
몇몇 사람이 흐리는 물에 전체가 그렇게 보이니 말입니다.
안 그런 분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세요.
허기사 진급도 그와 같으니...
얼마전 장학지도를 왔었습니다.
틀에 박힌 것들을 30 년 겪어 보아 무관심 할때도 되었는데...
장학사에게 한 소리 했습니다.
이젠 바뀔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좋은 수업 지도 자료가 있으면 그런 자료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주든지 아님 시범 수업이라도 하는게 더 좋은게 아닌가 라고 말입니다.
입 다물고 사는게 좋은데....
전정희 2005.06.02 13:31
  진심으로 선생님을 존경한다면 이런 일은 안생길겁니다.
제 아이 잘 봐 달라고 촌지를 전달하는 경우 말고
수고 하시는 선생님께 사례를 한다고 생각하면
돈을 들고 가지는 않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 몇번은 다른 분들처럼 촌지를 들고 갔었는데
안좋은 모습인거 같아서 그 이후로 시골에서 가지고 온
참깨나 참기름을 갖다 드렸더니 정성의 선물 감사히 잘
받았다고 고마워 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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