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 " 훌훌 벗는다 "
박동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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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
2005.10.25 06:17
훌훌 벗는다
있는 자도 없는 자도
태초에 태어난 모습 그대로
신기할 것도 새로울 것도
서로들 관심이 없다
욕망의 때를 씻어내면
그 속에선 시기도 질투도
아무런 신분이 없어 좋다
- 권영분의《그리움 하나 강물에 띄우고》에 실린 시 <목욕탕에서>(전문)에서 -
* 이따금 훌훌 벗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태초에 태어난 모습 그대로...
그래서, 구석구석 남은 마음 속 찌꺼기를
하얗게 쏟아지는 가을 햇살아래 말리고 나면
눅눅했던 우리네 가슴도 보송보송해지지 않겠어요?
훌훌 벗어 던지고 본래로 돌아갈까?
그러면 시원할까?
지난 일년을 돌아보고
욕심의 때가 마음 속까지 스며드는 것에 ....
가끔은 자신도 없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안되겠지요.
내 새를 보고 싶어 기다리는 어린 친구들을 위하여....
욕심을 버리면 기쁨과 행복이 눈앞에 있는 것을.....
훌훌털고 단풍 구경이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