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웰빙 먹을거리 과메기 영양학

박상태 12 705 2006.12.15 13:50
<img src='../data/imagebox/544/3696021894_HVSeoklW_79fb02f2d5863bd1404dd7479fef5a01905cb263.jpg' align='' width='193' height='290' vspace='0' hspace='0' border='1'>

[서울신문]맵고 드센 동해의 해풍에 어로의 손발이 꽁꽁 묶이는 한겨울 어한기(漁閑期)가 오면 일손을 놓아버린 갯가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비웃(청어)꿰미를 헐었다. 속살 헤집는 갯바람도 잊은 채 이 빠진 개다리 소반에 둘러 앉아 덕장에서 막 헐어낸 쫀득한 과메기, 중동을 뚝 떼어내 미역꼬다리에 둘둘 만 뒤 쪽파, 생마늘쪽 얹고 초고추장 듬뿍 찍어 먹는 맛이라니, 여기에 ‘짜릿한’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어로에 지친 노고가 잉걸불에 검불 타듯 사그라지곤 했다. 과메기는 이렇듯 갯가 사람들의 뱃구레에 듬뿍 기름을 채우는 겨울 식도락의 정수였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예전에는 청어를 갯바람에 설말려 먹곤 했지만 청어 어획량이 줄면서 요새는 봄부터 몸피를 불린 꽁치를 쓴다. 사실, 과메기가 전국구 ‘웰빙 식품’이 된 건 근래의 일이지만 그보다 훨씬 전, 옛적부터 동해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겨울 먹을거리였다. 소설가 김동리는 “내 고향 경주에서는 ‘관메기’라는 걸 먹었는데, 청어 온 마리를 배도 따지 않고, 소금도 치지 않고 그냥 엇말린 것을 이른다.”고 했다.

그 과메기가 웰빙식의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많다. 제대로 된 과메기를 먹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물미역과 빠삭한 김에 뼈와 내장, 껍질을 바른 과메기살, 쪽파와 생마늘을 얹은 뒤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데, 그 어디에도 인스턴트의 허황한 날조가 낄 틈이 없다. 인공의 기계적인 맛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적당하게 삭힌 홍어 살점에 푹 삶아 기름 쪽 뺀 돼지고기 수육을 얹고, 여기에 묵은 김치를 둘러 먹는 ‘홍어삼합’과 견줄 만하니, 과메기와 물미역(쪽파와 생마늘), 초고추장을 엮으면 ‘과메기삼합’쯤 되지 않겠는가.

이쯤에서 ‘과메기 박사’로 불리는 오승희(포항1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설명을 듣자. 과메기는 각종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숙취 해독, 각종 성인병 예방, 노화방지, 성장, 미용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과메기와 쇠고기의 영양을 비교해 보면 과메기가 얼마나 좋은 식품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우선 100g 기준 열량을 보면 과메기가 330㎉로 쇠고기의 152㎉를 압도한다. 단백질 함량도 17.75g으로 쇠고기의 17.5g을 능가한다. 여기에다 메치오닌 150㎎(쇠고기 140㎎), 콜레스테롤 48.5㎎(〃 62.5㎎), 필수지방산 7.2㎎(〃 2.8㎎), 칼슘 54㎎(〃 10㎎)으로 조사됐다. 이 정도면 전통적으로 먹을거리의 으뜸 자리를 지켜온 쇠고기가 무색하지 않을까. 특히 쇠고기에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LDL콜레스테롤이 많은 반면 과메기에는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많다. 여기에다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압 및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떨어뜨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막아주는 불포화지방산 EPA와 DHA 함유량은 20배 이상 높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과메기가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메기가 미용에 좋다는 말도 근거가 있다. 과메기에 차고 넘치는 DHA와 오메가-3지방산은 피부 노화와 체력 저하를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뿐만 아니라 과메기 단백질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과메기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면 밤을 새워도 취하지 않는다.”는 술꾼들의 자랑이 결코 허튼 말이 아니다. 아스파라긴산이 숙취 해소에는 그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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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것은 아직도 서울 등 외지에서는 제대로 된 과메기를 맛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러는 냉동 과메기를 내어놓거나 너무 마른 과메기를 내놔 실망시키기도 한다. 다행히 요즘에는 과메기가 전국구 명성을 얻은 덕분에 인터넷으로 현지에 주문해 택배로 전달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판매하는 과메기는 대부분 내장을 들어낸 ‘배지기’여서 따로 손을 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주문할 때 생미역, 쪽파, 김, 마늘은 물론 초고추장까지 세트로 제공하기 때문에 받는 즉시 먹을 수도 있다.

현지에서 과메기를 장만할 요량이면 간단한 사전 상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좋은 과메기란 윤기 나는 푸른 빛깔에 배가 홀쭉하고, 두름에 엮인 꽁치의 크기가 일정하며, 살집이 탄력이 있고, 속살이 붉으레해야 한다. 반면 만져서 물렁물렁하거나 등지느러미 쪽에 기름기가 많이 묻어나며, 배가 볼록한 것, 속살이 허옇고, 등빛이 검은 것은 양질의 과메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팁 하나. 현지에서 혹시 “이거 국산 꽁치로 만든 게 맞느냐.”고는 묻지 말 것.1980년대 이후 꽁치 어획량이 크게 줄어 요즘에는 북태평양산 꽁치를 주로 쓴다. 연안에서 잡히는 꽁치는 몸피도 작고, 기름기가 적어 과메기로 만들어도 맛이 흡족하지 않다.

■ 오승희 교수 추천 과메기 이색요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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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배락현 2006.12.15 14:07
  많이 먹으란 야그지요..
오늘 집에가서 어제에 이어 또 먹으렵니다.
아직 안 드신분...
약오르시지요?
저희집엔 여분이 없어요.ㅎㅎ
용환준 2006.12.15 14:08
  덕분에 과메기에 대한 상식 많이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병각 2006.12.15 14:15
  잘 모르고 있던 과메기에 대한 좋은 상식입니다.
박상태님 덕분에
앞으로 과메기 먹는 자리에서 아는 체 좀 해야겠습니다.
손용락 2006.12.15 14:32
  위의 글 읽으면 과매기가 정말 대단한 음식인양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세상에 옛부터 우리가 먹어온 먹거리를 찬찬히 뜯어보면 어디 하나
맛대가리 하나도 없고 영양 부족에다 내다 버릴게 있던가요?

비타민이란 프로 처음 보고는 사람들 모두 난리 났지요.
계속 보니 대한민국 먹거리 다~ 나오더랩니다.

꽁치, 어떤 지방에서는 삼마....
이거이 생선 중에 제법 하빠리?에 속하고도 남으며
별루 맛도 없는, 제철에는 많이 잡혀 술집이나 음식점에 가면
그냥 기본 반찬 / 안주로 내주는 흔하디 흔한 생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좀더 맛있고 고급 생선에 속하는청어나 정어리 같은
어류들의 어획고가 바닥을 치니 정말 어줍잖은 망둥어가
떠오른다고 한다면 바로 구룡포, 포항, 감포 등지에서 돌 날아오겠지요.

과매기도 저장성이 별로 않좋은 흔한 연안 생선을 좀더 맛있게,
좀 더 저장성 좋고 영양 좋게 자연 가공한거에 지나지 않지요.

사실 생선 비린내에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는
기냥 물미역, 마늘, 초고추장 맛으로 억지로 삼켜야 합니다.
가끔 쐬주 맛에 겯들여 맛있게 넘어갈 때도 있지만.....

횟집에서 맛보라고 따라 나와도 두어 젓가락 먹다 맙니다.
미각이 발달치 않아서 그런지, 비위가 약해서 그런지
소금 뿌려 구운 옥돔이나 자연산 우럭 회뜬 것이
과매기보단 더 입에 감기데데....
내 입이 좀 문제가 있는가요?

우린 가끔 누가 "이거 죽인다" 혹은 "최고!" 하면 아무도 반대나
반론을 펴지 않고 모두 "올소!", :xx푸소" 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해서리
간만에 딴지 아닌 딴지를 걸어봅니다.

내 생각에 아닌건 아니거라고 좀 표현하고 싶습니다.
카사모 게시판은 칭찬 하지 않을래면 글 쓰지도 마라~

물론 쓴소리보다 단소리가 더 듣기에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한쪽으로만 기울면 "약"도 다 퇴출 되지 않을까 해서리....

글 올리신 박상태님, 이런글을 여기다 덧글 달아서 죄송하구먼유~
김혁준 2006.12.15 15:02
  전 초밥 좋아하는데;; 하하..^^
박상태 2006.12.15 15:08
  하여튼 손용락님은 딴지대장님이십니다.ㅎㅎㅎ
배락현 2006.12.15 15:46
  글 올린 박상태님도 썩 좋아하지는 않는 듯 합디다..
먹지않고 .. 양보하는  것을 보면....ㅎㅎ
사람따라 입맛 따라 다 다르겠지만...
영양 가치를 떠나  전 무지 맛있더라고요.........그러면 됐지요..
근데 윗 글을 보니 영양가도 높네요...
이두열 2006.12.15 15:48
  이글을  다읽으려면은  저같은  눈으로는  이틀은  읽어야  하는데 ! 박상태님  이론보다 
실습으로  보여주시면  저는  끼거이  참석  하겠습니다  .

학생  모집  합니까  ?  군  침.........
강태진 2006.12.15 17:00
  와~
영양은 만점이네요
그런데 제 비위로는  영~~~
권영우 2006.12.15 20:18
  3년전 포항에서 처음으로  맛보았을 때는 비린 맛이 심했습니다.
지난 화요일 구룡포에서 보내 온 과메기는 거의 비린맛을 느낄 수 없더군요.
어제 송년회에서 먹은 과메기도 맛이 있더군요.
오늘 저녁에 또 먹었습니다.

영양가보다도 계절의 별미로 먹는 것도 좋더군요.
박상태님은과메기가 별로라며 거의 먹지 않았는데....
자료를 찾아보았으니 다음부터는 어제처럼 제가 느긋하게 먹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
김광호 2006.12.16 11:32
  제겐  영양 따지기보다 맛이 있냐가 더 중요합니다! ㅎㅎㅎ 왜냐하면 영양 안따지고 먹어도 배가 자꾸 나오는데 영양가 많은것만 골라먹으면 큰일납니다! 웰빙식품은 저칼로리, 저 단백, 저지방이면서 깔끔한게 아니겠습니까? 과메기가 그런거라 생각합니다! ㅎㅎㅎㅎ 쌈 잔뜩 싸먹으니....
강현빈 2006.12.16 19:18
  다 자리가 맛을 더해 주지요
바닷가 바람부는 추운데서 껍질 벗겨가며 소주 한잔 하는 운치와 맛이 최고입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나 좋으면 그만인 것을...
단 좋아하지 않으면서 추천하는 사람은 거짓말 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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