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마누라 눈이 도다리눈이 되었습니다.

김성기 18 730 2007.01.11 01:26
안녕들 하시죠?
오늘은 하마트면 제가 베란다 밖으로 쫒겨날 뻔 했습니다.... ㅠㅠㅠㅠ
뭐 때문에 쫒겨나느냐고 궁금하시겠죠?
참나원~~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다아~~ 카나리아 때문이죠~

제 이야기 좀 들어 보십시요~
나 역시 여러 선배님들 쫒아서 번식이란걸 도전해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둥지를 꾸며야 겠는데,
달랑 둥지만 넣어줄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김장 담글때 무우 묶어놓은 짚푸라기 몇줄 가지고는,
제 성에 차지도 않았습니다.

사육정보란 뒤져보고,
이쪽 저쪽 남들 키우는 모습 훔쳐보고,
둥지를 어떻게 꾸밀까에 목하 고민 중이였지요~
까짖꺼...마닐라삼 로프...얼마나 된다고....그쵸?
담배 3-4일 안피면 되는것을...

그런데,
세상~~ 그것참 맘 먹은 대로 되지 않습디다~
혹시 조금 얻을 수 있을까 하고 이리저리 수소문도 해 봤지요~
(한 쌍인데 얼마나 많이 필요 하겠습니까?)

중국산 포대자루...그거 쉽게 구해지지도 않았구요~(사육정보란에서 봤음!!)
헌 마대자루 껍질찾아서 쓰레기통 뒤진것도 한두개가 아닙니다.
그런데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카페의 지식창고인 박상태님 에게서 희소식이 왔습니다.
택배비가 안 아까우면 줄 수 있다는데, <==쪽지 답장의 주된내용
(택배비 정도라면 참2슬이 세병입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투자할 수 없겠더라구요~
차라리 퇴근할때 서울로 돌아서 인천오면 되는데,(얼굴도장 찍는 비용이 더 들듯...ㅋㅋㅋ)
그것도 맘에 안들고... ㅠㅠㅠ

그런데 말입니다.
박선생님이 좋은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버리는 침대메트리스 안에 마닐라 삼이 잔뜩 있다네요??
눈이 번쩍~
귀가 쫑긋~ 하는 희소식 이였지요~

근데 이 밤에 버려진 메트리스...도저히 찾을 길 없었습니다.
담배 핀다는 핑계대고 한밤에 아파트 12동을 다 돌아 다녔습니다.
그런데 없드라구요~

힘없이 털래털래 집에 돌아와보니,
안방 애들방에 모두 침대가 있잖습니까?
으흐흐흐흐흐~~~
어차피 주머니에 도루코칼 하나 넣어 두었겠다~
흠~~ 어느게 좋을까?
두리번 거리다가 안방에 있는걸 목표로 낮은포복으로 접근을 했지요~
(논산 25연대 11중대 출신입니다!!)
자려고 누워있는 마눌의 눈치 보는건 당연한처사 아니겠습니까?
한쪽 귀퉁이를 잡고서 구멍을 내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마누라가 벌떡 일어나 앉으면서,
"자기야~~ 뭐 해???"
(화들짝 놀라면서)"으응~ 아무것도 아냐~` 침대에 구멍이 난것 같아서...긁적~긁적"
침대 바꾼지 2달이 채 안됬습니다.
머리에 손 올리고 긁적~긁적 대는데 왜 하필 도루코 칼이 그 손에 들려 있습니까?
마누라 왈~
"메트리스 속에 비상금 감췄어??"
"바꾼지 두달도 안된것을 왜 빵꾸내고 난리야??"
"막 다그치는 소리에,
천성이 착한(?), 엄청나게 착한 나로서는 거짖말 할 용기가 안났습니다.
이실직고 하는 순간!
아주 귀여운 내마누라 눈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마누라 눈이 창졸지간에 도다리눈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저요?
순간 위험을 직감하고 일단 사정거리를 벗어났죠 뭐~
(마누라 다리가 짧아서 1미터면 족함)
머리끄댕이 안잡힌것만 해도 다행이였습니다.
씩씩거리는 마누라... 승질이 나서 길게도 이야기 안했습니다.
"새장을 밖으로 내 놓을래? 아니면 자기가 나갈래?"
저... 아무말 못하고 내가 나왔습니다.
저 귀여운것들을 어찌 밖으로 내 놓겠습니까?

물론 내 손엔 담배 한개피 들려 있었구요~
창 열고 잠옷 바람에 처량하게 한대 피웠습니다.
하늘한번 쳐다보고 긴 한숨에 안도하고,
땅 한번 쳐다보고 담배한모금 내뿜고.... ㅠㅠㅠㅠ
차가운 겨울밤의 옅은바람에,
흩날리는 담배연기 속으로 카나리아둥지풀의 꿈은 모질게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번주 토요일은 청계천으로 진출하여 구해봐야지요....
에혀~~
피유우~~

여러분~
제가 카병에 걸린 중증환자 인가요?
저...이렇게 삽니다.


추신....
박선생님...좋은정보 감사합니다!



Comments

오재관 2007.01.11 01:52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바꾼지 2달된 침대를...ㅎㅎㅎ

카들은 베란다로 옮겼습니까?

너무 서두르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겁니다.^^

김창록 2007.01.11 04:30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아직 시일이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아도 쉽게 구해 집니다

한두쌍 정도의 깃풀은 발품만 팔면 메트레스에 험집 내지 않아도 가능 합니다 
정병각 2007.01.11 07:22
  카나리를 위한, 정말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ㅎㅎㅎ
두달밖에 안된 메트리스를 손대려했으니
그 정도면 사모님이 그래도 많이 봐주신것 아닌가요?
아직 날이 추우니 천천히 시도하셔도 될것 같습니다....
이응수 2007.01.11 07:59
  김성기님!! 열정에 깊이 감사드림니다. 사람은 때로는 미쳐야 사는 것입니다. 우리 다 같이 그 부류에 속한다고
 봐도 별 문제는 없을듯.... <우리네만 안 그렇지요!!!> 다른 분들이 보면 우리는 항상 상전을 모시고 사는 것 같은
 착각을 저도 가끔은 느끼니까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기에 도다리가되고 어쩌구니 없게도 시트에 손대고~~~
 더 좋은 소식이 곧 있으리라 믿으면서 봄도 멀지않았어요~~ 김성기님 화 이 팅~~~~~
김병술 2007.01.11 10:08
  사무실서 웃음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한 두 쌍이면 양지바른 곳에 나있는 머리카락 같이 나는 잔디(금잔디,실잔디 라고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를
가위로 두움큼만 잘라다 잘 씻어 말리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는 요눔을 자주 애용하는데 한번도 불편했던 기억이 없습니다!
재미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박상태 2007.01.11 10:19
  푸하하.. 이거이..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큰 사단이 날 뻔 했습니다.ㅎㅎㅎ
시간 잡아 한 번 오세요... ㅎㅎㅎ
류시찬 2007.01.11 10:26
  사모님께 들키길 잘하셨네요...
하마터면 새로산 침대를 헌것 만들뻔 했네요!
저도 예전에 그걸구하려구 길거리 다니면서 마니라로프 있는가하구 두리번거리고 바닷가에 가면 예전에는 흔히 많이 있었는데 요즘은 나일론사를 쓰더라구요, 그러던중 공원에 운동을 나갔는데 나무심는 조경사아저씨들이 그걸(부드러운 마대줄) 재료로 사용하고 있어서 얻어다 삶아서 꽈진실 하나하나 풀어놨는데 카사모 공구란을 보니 더 딱딱한 마닐라로프를 사용하길래 또 그게 더 낳은줄알고 몇M 장만해 놨는데, 김성기님도 좀더 헤매셔야 할것같네요 .....
이헌주 2007.01.11 11:24
  새장을 싸고 도는 김성기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ㅎㅎㅎ
저희 집은 아들녀석 눈이 가재미 눈입니다.
아빠는 새들만 이뻐한다구.... ^^*
손용락 2007.01.11 11:34
  물론 제밋자고 하신 얘기겠지만 한뼘 정도 긋는다고 해서
마닐라 삼 끄집어 내기가 장난 아닙니다.

혹 버려진 매트리스 만나더라도 잘 드는 대형 카트칼 하나와
아주 잘드는 주방용 가위 내지는 화초 전지용 대형 가위 가져가야
방석 만하게 잘라오실 수 있고 그거면 1~2쌍의 경우 한 10년 족히 씁니다. ㅋ

아~ 참, 글구~ 그리 정성이 지나치면 번식이 잘 안된다는 속설이
오래 전부터 카사모에 전해 내려온다는 믿거나 말거나 유비통신이 있습니다.
원영환 2007.01.11 12:44
  글 솜씨가 소설가 뺨칠 정도로 감칠맛나게 글을 재미있게 잘쓰셨네요...ㅎㅎ
마닐라 로프 때문에 침대까지 넘보셨다니....너무 광적이십니다.

인천이면.....해안가 어구점이 많이 있을거고...그곳에 가면 마닐라 로프는
쉽게 구할수있는데...너무 어렵게 헤매이신것 같습니다.

아니면 카사모 공구로 마닐라 로프를 보유하고 있으니 신청해보심도....^^*
최병옥 2007.01.11 12:51
  최근 몇년전부터는 메트안에 팜대신 다른소재로 대처하였고 중소기업침대는
없느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 흔침대를 만나 내용물을 확인해도 실망이 많을 겁니다
정효식 2007.01.11 13:26
  병이여 병.
약도 없는데.....

증상으로 보아서는 치유될 기미가 전혀 없고,
그나마 한쌍이라 다행이지 싶습니다.

근데 그 정성을 아가들이 알아줄려나 모르겠습니다.

3월이 지나서 일조량이 많아지고 온도가 올라가면 2세소식 기다려 보렵니다.
전신권 2007.01.11 13:54
  요즘 나오는 매트리스는 아무리 쑤쎠도 깃풀에 쓸 만한 것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저도 한 때 깃풀 구한다고 내놓은 대형 쓰레기 속에서 매트리스를 발견하고 면도날로
해부를 하였는데 재질이 아니더군요. 아까운 새 매트리스만 버릴 뻔 했네요.
김갑종 2007.01.11 15:28
  맨 처음 깃풀은 비둘기 배부위털을 뜯어 사용하였지요.
글솜씨 대단하십니다.
마누라만 아니라면 온 집안이 새들로 꽉 들어 찼을 겁니다.ㅋㅋ
권영우 2007.01.11 17:18
  한 5년전의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헌 침대매트리스만 보면 커트 칼을......^-^
지금도 자동차에 한개를 싣고 다닙니다.
한 3개정도 갈라서 몇분에게 나누어주고 아직도 학교의 창고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용기 한번 대단하십니다.
전 집에 있는 침대에는 눈길 한번 못 두었는데.....
김성기 2007.01.11 23:11
  우려반 질타반인 답글들 입니다.
그래도 이왕 발 들여 놓은거,
제대로 한번 미쳐 보렵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은 봐야 겠지요~
새 모이로 과메기가 좋다라면 포항행 뱅기를 전세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저 역시 도다리눈 되어 거리를 헤매보겠습니다.
잘 읽어 주시고 잠시나마 피로를 푸셨다라면 고맙겠습니다.

조만간 냉장고에 지렁이천지를 만들어버린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낚시가 취미이신 분들은 다들 아실겁니다.
좋은밤 되십시요~
박상태 2007.01.12 20:21
  저는 구데기를 냉장고에 짝 깐 적이 있습니다.ㅋㅋㅋ
정연석 2007.01.15 21:48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그 열정...오래 간직하시어...
예쁜 카나리아도 오랫동안 잘 키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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