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미자바리

김갑종 10 1,708 2007.04.29 23:59
다섯살 되던해 그날 아침도 마당가에 똥을 쌌다.
다른 날과 달리 용은 쓰는데 시원하게 덩어리가 떨어지지 않고 큰 게 달랑거리고 있었다.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니 미자바리가 빠져 있었다.
"할매 똥구녕에 창시 나왔다"
할머니는 이웃 기태네 집에서 처마밑에 있던 짚쌔기를
가져와 빠진 미자바리를 얼른 집어 넣어 주셨다.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되어 옆자리 춘호가 미자바리가 빠졌다고 병원에 데불고
갔다 오신 담임선생님이 "미자바리 빠져 본 학생?" 여학생도 남학생도 모두 손을 든다.
그리고 두 번 씩 세 번씩 빠진 아이들이 많았다.
대부분 어머니가 검정 고무신으로 밀어 넣어 주셨다고 하는데 담임선생님은
미자바리가 빠지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고 가르쳐 주셨다.
 "고무신으로 박아 넣어 그렇치 짚쌔기로 박았으모 내처럼 절대 안빠지제."



      -  斷想에서-                            짚쌔기--짚신    미자바리--항문

Comments

김갑종 2007.04.30 00:04
  미자바리 빠짐은  영양실조가  주 원인입니다.
육이오 직후라 가난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랐습니다.
김두호 2007.04.30 00:37
  ㅋㅋㅋ
어릴때 얘기군요.
그땐 못먹어서...
원영환 2007.04.30 03:33
  미자바리가 뭔가하고 검색해보니...미주알의 경상도 방언이군요.

미주알은 항문을 이루는 창자의 끝 부분(밑살)이고....

또 다른 경상도 방언으로 "똥짜바리" 라고도 하는군요....^^*

미주알고주알: 속창자까지 살펴볼 정도로 꼬치꼬치 따지고 든다는 뜻
손용락 2007.04.30 08:27
  Sea Anemone = 말미잘 = 말 미자바리

<a href=http://blogfiles14.naver.net/data19/2007/1/20/221/hiccary28-hiccary.jpg target=_blank>http://blogfiles14.naver.net/data19/2007/1/20/221/hiccary28-hiccary.jpg </a>
전신권 2007.04.30 08:55
  저희 때만 해도 그런 경험은 적은데 참으로 어려운 시절을 사셨네요.
어릴적 기억은 왜 그리 누런 코를 훌쩍거리며 다닌 애들이 많았는지...
초등학교 입학식 때에 가슴에 손수건을 매달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권영우 2007.04.30 09:08
  탈창을 말씀하시나요?
아니면 치질?.....
영양실조가 원인이라니 저는 좀 나은 때에 태어났네요.
김성기 2007.04.30 09:43
  아마도 탈장증세 인것 같습니다.
어릴적 옆 짝꿍이 그런적이 있었는데...
새삼스레 옛추억이(?)이...ㅎㅎㅎ
김갑종 2007.04.30 10:45
  현대의학으로 말하면 탈장이 맞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못먹어서 배가 뽈록 튀어 나온 어린이들을 보셨지요?
동네 꼬맹이들 모두 너도 나도 그런형태였습니다.
지금도 밥을 참 빨리 먹습니다.살아 남기위한 생존 경쟁처럼....
박상태 2007.04.30 11:51
  힘들게 살았던 시절의 슬픈 자화상인가 봅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 김갑종님 모습을 보면 기아의 흔적은

눈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으니 한국의 경제 발전을 몸으로 보여주시는 듯도 하고....^^
배락현 2007.04.30 23:06
  자화상은 아닌듯 했습니다.ㅎㅎ
그 때를 아십니까?의 시리즈 다음 번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4월 주필 따논 당상인 듯..........한 턱 쏘심에
맛있는 삼계탕에 닭도리탕...정겨운 인천 번개였습니다.
잘 들어가셨지요?
구로동이 궁금합니다. 워낙 운전기사가 프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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