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초보의 육아일기...

김성기 7 723 2007.09.19 01:25
컴퓨터를 바꾸면서,
예전에 있던 자료들 다 날려 보냈는데,
용케도 육추일기 쓰던것이 남아 있었습니다.
포란 3일째까지 적은 것인데,
미완성이지만 나보다 더 초보들이 계실것 같아 올렸습니다.
사진은 이 육추일기의 주인공이자,
올해 유일하게 생존한 한마리 장본인 입니다.
생후20일때 찍은 사진입니다.


육추일기
*** 산란 1-2주일전(D-10일)
바닥에 있는 종이 라든지, 잡풀들을 물고 다니는 경향을 보였다.(암수공통)
이 시기에 숫컷은 주로 이른 아침에 목 아랫부분의 털을 세우고 노래를 부르듯이 울고,
암컷을 따라다니는 증상을 보이고 있다.
암컷은 귀찮은 놈이 쫒아 오는 듯 이리저리 피해 다님.
발정용 모이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계란노른자와 마른 빵가루를 1:1 비율로 섞었음)
하루걸러 한번씩 하루에 먹을 양만큼 주기 시작함.
아침저녁으로 목욕물 갈아 주었음.
상전도 이런 상전은 태초 이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침볕이 들 때에는 새장을 약간 돌려두어서 햇볕을 쪼이게 함.
(출근관계로 거의 아침에만 햇볕을 쪼였음)

*** 산란 1주일전(D-7일)
아침에 둥지풀을 넣어주었더니, 불과 3시간 내에 둥지를 틀었다.
오후엔 한놈씩 잡아서 발톱도 깍아주고, 배설강 트리밍도 시도해 보았다.
살갗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히 하려다 보니 손에 쥐가 난다.
(에혀~~ 장난이 아니군~~ 쩌업~~)
매일 계란모이 만든 것을 주었다.
싱싱한 야채를 구해다 주었는데, 그중에 상추를 많이 주었다.
전문가들(특히 종택이형님) 이야기로는 상추를 주지 말라고 하였다.
상추를 제거 하고 대신 오이와 부루퀄리를 주었다.
(오이는 씻어서 그냥주고, 부루퀄리는 삶아서 주었음)
애그푸드에 계란노른자를 섞어서 모이를 조금 더 만들었다.
암컷 배설강 주위가 눈에 띠게 털이 빠져 보인다.
숫컷은 울음소리가 한층 더 굵어 졌다.
이리저리 요란하게 움직이면서 횟대 위를 오고간다.

*** 산란 3일전(D-3일)
드디어 야동을 찍기 시작 하였다.
클라크케이블과 비비안리의 키쓰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잘 한다.
아예 서로 부벼대고 다듬어주고...(이거야 원~· 눈꼴사나워서리..)
숫컷의 훤칠한 외모와 암컷의 미모가 서로 맞았나보다.
대책이 없는 놈들... 내가 보고 있는데도 막무가내다.
내가 목격한 것만도 5번 정도인데, 나 없을 때에는 얼마나 많이 했을까?
내가 손재주라도 있다면 팬티라도 만들어 입혔을 텐데,
배설강 주변을 훤히 다 까고 돌아다니는걸 보니 참 안타깝다.
(창피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내 생각... “새들도 쥔을 잘 만나야 호강을 한다!!!”
모이는 여전히 변함없이,
일반모이와 계란으로 만든 모이를 병행하여 주었고, 싱싱한 야채도 많이 주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 갈아주는 것에는 이골이 생겨간다.

***산란 1일전(D-1일)
드디어 암컷이 둥지에 들어가 앉았다.
하루의 절반이상을 들어가 앉아 있는 것 같다.
안스러운 생각이 든다.
인간의 욕심과 자연의 조화 때문에 산고의 고통을 맛보며 살아야 하는,
새들의 조생이 측은하기만 하다.

*** 산란시작(2007년 1월 22일)
드디어 첫 산란을 시작 하였다.
오전 11시 30분경,
회사에 나가있는 나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녀석....“아빠 새가 알을 낳았어”
아마도 집안에 아무도 없고 조용할 때 낳은 것 같다.
딸아이 -- 학교, 아들 -- 학원, 마누라 --사무실....
오전 10시 이후엔 집안이  쥐죽은 듯 조용할 것 같다.
내 생각..... 조용하고 차분해져야 산란을 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 일반모이와 계란모이를 병행하여 주고 있다.
다른 야채를 구할 길이 없어서 오이와 부루퀄리만 주고 있다.
암컷은 산란하고 나서 밖으로 돌아다닌다.

*** 산란 2일째
두 번째 알을 낳았다.
첫째알과 두 번째 알을 모두 꺼냈다.
혹시 몰라서 알 껍질에 번호를 적어 두었다.
낳은 알은 프라스틱 둥지걸이 바닥에 둥지풀을 깔고,
그곳에 일반모이를 한 줌 정도 넣고 그 안에 살며시 올려 두었다.
보관은 선선한곳이 마땅치 않아 새장 뒤편 그늘진 곳에 보관 하였다.

*** 산란 3일째
세 번째 알을 낳았다.
역시 오전 중에 낳은 것 같다.
보관된 다른 알들과 함께 보관하였다.
계란모이 공급을 중지하고, 목욕물도 넣어주지 않았다.
야채는 여전히 공급하고 있다.

*** 산란 4일째
알을 낳지 않았다.
주변이 소란스럽지도 않았을 텐데 알을 낳지 않았다.
혹시 하루걸러 낳을지 몰라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 산란 5일째
알을 하나 더 나았다.
마지막 번호인 4번을 적어두고 4개를 전부 둥지안에 넣어 두었다.
한동안 머뭇거리더니(약 1시간 정도) 둥지안에 들어가 품기 시작 하였다.

*** 포란 1일째(2007년 1월 26일)
드디어 포란을 시작 하였다.
하루종일 틀어 박혀서 나오지를 않는다.
기특한녀석....
일반 모이로만 주고 있고 야채는 주지 않았다.
목욕물도 주지 않았다.
계산대로라면 2월 10일 날에는 새 생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포란 3일째
암컷은 둥지 안에 틀어박혀서 좀처럼 안 나온다.
가끔 삐익삐익 울어대면 숫컷이 모이를 물어다가 입안에 넣어준다.
(녀석들.... 나보다 낳군~)
어쩌다가 한번쯤 암컷이 모이를 먹으러 나오면,
그 자리에 숫컷이 들어앉아 품고 있다.
그러다가 암컷이 오면 자리를 물려준다.
그리고 숫컷은 둥지옆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까지 남아 있고 나머지는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내년에 이어서 써 봐야  할것 같습니다.

Comments

조봉진 2007.09.19 07:35
  사진을 보고 같이살면 닮는다는말이 실감납니다!!
김성기님하고 가장닮은사진을 올린것아닌가요?^^
장난스런 눈매와 "어디 태클 걸데없수~~~"?  하고
기웃거리고 있네요!!^^*
홍상호 2007.09.19 08:07
  조봉진님의 댓글도 수위조절이 없는 듯 하네요 ㅎㅎㅎㅎ
권영우 2007.09.19 10:11
  김성기님!
늦둥이 한명 더 보시죠?..... ^-^
육아일기를 잘 쓰실 것 같아서.....
모아 놓으면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네요.
홍나겸 2007.09.19 10:34
  바로 출력... 좋은정보를 넙죽 받으니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경험이 전무한 저로서는 너무 무섭습니다. 덜덜덜 @.@;;;   
강현빈 2007.09.19 12:43
  지극한 정성으로 살피셨으니 좋은 일 있을 것입니다
정병각 2007.09.19 15:05
  육아일기를 보니
김성기님이 평소 얼마나 자상하실지를 생각케 합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자애롭고, 푸근하고,
그리고 꼼꼼하고, 치밀하고(?)......
하여튼 훌륭하신 분이지요...ㅎㅎㅎ
김성기 2007.09.20 00:37
  조봉진님.... 제가 장난끼 있어 보이십니까? ㅠㅠㅠㅠ... 아닌데... 우왕~~~ 내 이미지 돌리도~~ (이미지님은 내꺼 아닙니다!!)
홍상호님.... 사라지셨다가 오시자마자 조선생님에게 택클겁니까?
권영우님.... 저 씨없는 수박입니다... 늦둥이 생기면 이상한거죠~ ㅎ~
홍나겸님.... 새들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질르면 해결책이 보이는법이기도하죠~
강현빈님.... 내년엔 제가 좋은놈 한마리 분양해 드리겠습니다.
정병각님.... 뭐가 잡수시고 싶은겁니까? 말씀만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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