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나겸님의 오징어 사진을 보고...
정병각
일반
13
677
2007.10.11 08:12
詩
오징어
윤 향 미
오징어, 나는 슬픈 사랑의 이름이네
칠흙의 바다 어둠을 밝히는 집어등 빛이
사랑인 줄 알았네
차가운 물속까지 들뜨게 하는 그 빛에 눈멀어
사랑의 미로를 찾아 짧은 생애 버렸네
마침내 물구나무서서 보는 바다
그리움으로 검게 탄 오장육부 버리고서야
눈 먼 사랑의 아픔을 알았네
이게 내 무덤이구나
뒤늦게 알아버린 사랑의 비밀
추운 빈 몸으로
눈 내리는 도시의 빨랫줄에 걸렸을 때
비로소 떠나온 바다가 따뜻한 사랑인 줄 알았네
내 사랑 손을 내밀어 붙잡고 싶어도
늦었네, 이미 열 손가락이 마르기 시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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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나겸님의 오징어 널어 말리는 사진을 보고
그 사진에 어울리는 시 한편 올려봅니다.
사랑인줄 알았던 집어등 빛에 눈멀어 어부들에 잡히고 만 오징어,
빨랫줄에 거꾸로 매달리고서야 눈 먼 사랑인줄 알게 되는 오징어,
그러나 이미 때늦은 후회를 하는 사이 온 몸이 마르기 시작한다는
오징어의 슬픈 사랑의 이야깁니다.
시를 쓰신 분은 강릉출생으로 울산에서 오랫동안 문학활동을 하였던
동료문인 중의 한사람으로 오래전 문화일보를 통해서 등단하신
문력이 탄탄하신 분이시지요.
좋은 사진과 함께 좋은 시 한편 감상하시며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할 일이 태산같은데...ㅎㅎㅎ
눈에 현혹되에 안보이는 것들에 대한 경솔함이 생각나는 시입니다.
시를 보고 아침부터 울었습니다.
이곳에 터전을 내리고 살아서 우는건지 ... 시가 너무 아름다워 우는건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정병각님 감사드립니다.
웬아침부터 해장 생각 이신지요?^^*
혹시,숨겨둔 애인에게 차여서
시를보고 울컥하는 심정을 숨겨놓고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 는데요?ㅋㅋㅋ
아침부터 마음이 착 가라앉는 시를 선사하시고......
오늘하루 우울모드로 지내기에는 시간이 아까운데...
나 어릴때에.... 아마도 6-7살 쯤???
그때 오징어 말리는 과정에서 다리를 벌려 놓는일이 있었지요~
젖은 오징어르르 그냥 그대로 말리면 다리가 전부 서로 붙어 버립니다.
낮은 곳에 걸려 있는 오징어 다리를,
학교 다녀온 저희형(원숭이띠)하고 저하고,
하나하나 일일이 다 벌려 놓아야만 했지요~
그러다가 배 고프면 10개의 다리중 한개씩 떼어내어서 구워 먹기도 했죠~
절대로 2개는 떼어내지 않습니다.
ㅋㅋㅋㅋ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릅니다.
김광호님...제말 맞죠?
밝은 불빛이 사랑인 줄 알고 후회했을지 모르지만,
그 맛은 서민들의 사랑으로 남지 않았나요?
그러니 내가 본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네요. ㅎㅎㅎ
저도 갑자기 오징어가 먹고싶어지는...ㅎㅎ
참 즐겁고 신나는 싯귀입니다.
슬픈 사랑 이름의 오징어?
짝짝 찢어져 술안주가 되어도 좋다는 북어와 오징어는 씹을수록 맛이 더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