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에서
김대중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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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7 16:59
오토바이로 전국여행 중 일이다. 가는 곳마다 오토바이가 갈 수 없는 곳이 많아 짜증스러웠다.
속초에서 자고 다음 날 미시령을 넘어 백담사 계곡과 십이선녀계곡을 지나갈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없어 백담사, 십이선녀계곡을 올라갈 수가 없었다. 특히 백담사는 전전대통령께서 한동안 계신 곳이고,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꼭 가보고 싶었다.
입구에서 절까지 6Km인데 오토바이를 두고 걸어 갔다 오면 4시간 가량이 소요될 것 같아 시간 관계상 도저히 갈 수 없고, 오토바이로 바로 가서 한 20분 구경하고 오면 좋을 것 같았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절에 바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불공을 드리려 가는 경우, 업무상 가는 경우, 누구를 만나려 가는 경우,
위급 상황에 가는 경우 등이 있을 것이다.
불공드리러 간다고 거짓말 하면 부처님께 엄벌을 받을 것 같고, 업무상 간다고 하면 뭔 일이냐고 되물으면 대답할 말이 없고, 위급 상황은 연출할 수도 없고 해서 속초 여관방에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짯다.
『내 동생이 가족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출했는데 언젠가 친한 친구와 술자리에서 설악산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하더라고... 그 동생을 내가 지금 찾으러 다닌다고... 전라도 광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내가 잠깐 가서 종무소에서 이런저런 상황을 얘기해보고 금방 오겠다고...
그리고 내 이름은 김대 중 이고 내 동생은 김소 중 이라고...』
그러나 막상 매표소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속절없이 돌아 나왔다.
오토바이 유람하시더니 참 재밌는 글을 올렸습니다.
대중이가 여동생 소중이 찾으려 왔다고...ㅋㅋ
시나리오 밤새 잘 짜셨는데 매표소에서는 체면때문에 포기하셨군요.
가능한 방법이 있었는데 아타깝네요.
입구에있는 은진식당에서 저랑 통화 하셨으면 가능했을 텐데요.
김소중까지 생각 하셨다니..ㅋㅋㅋㅋ
제가 지금 배꼽 빠지게 웃고 있습니다.
이렇게 웃게해주시는 대중님 고맙습니다.
그 때 기억으로는 그냥 올라가신다고 하여도 보내주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출입구도 저를 막지 못했거든요~
마지막 양심의 벽을 넘지 못하셨네요...
재미있었습니다.
제게 방법을 알려주라고 하시지요!!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