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크레스트의 매력...(2)

손용락 10 747 2008.11.18 14:50
아이쿠~ 죄송합니다.
점심 시간을 쪼개어 운동 좀 하고 오느라고....ㅎ

전편에 이어 이제 크레스트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물론 책에서 웹에서 크레스트에 관한 얘기를 여러 번 읽었습니다만
실물을 보지 못해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글에서도 크레스트의 크기에 대해 명확히 언급한 글은 없었지요.

그러다 실물을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1회 카사모 전시회에서
배모 회원께서 희귀종으로 전시하신 크레스트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때 본 크레스트는 제 머리 속에 상상하고 있던 크레스트와는
완전히 다른 자이언트 사이즈에 펑퍼짐한 머리통을 가진
White Ground Variegated Crestbred와 Yellow Variegated Crest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크기와 자세의 매력에 한방에 필이 꽂혔었지요.

그 후 “기회가 된다면 Norwich와 Crest다” 하고 생각 했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앞에서 얘기한 노르위치의 어려움에 스트레스를 받을 즈음
2006년 초 Crest 3쌍을 구할 수 있었고 그 후 3쌍을 더하여
지금까지 3년에 걸쳐 크레스트를 길러오고 있습니다.

어느 품종이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만은
크레스트도 마찬가지로 근 20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유행에 따라
약간씩 선호하는 모양새나 전시회에서 평점의 포인트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어 왔었지요.

예전에는 조금 슬림 하면서 털이 타이트 하고 중간 크기의 모자가 주축이었으나
최근에 와서는 단지 큰 모자, 큰 모자만 강조되어
몸의 털이 지나치게 버퍼 해지고 거칠어진(Coarse) 경향이 있어 혹자는
그 희귀성으로 인해 마리당 300~600유로를 호가하는 가격에 비해
별로 예쁘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제대로 모양새를 갖춘 크레스트를 본다면 참으로 예쁜 새라는데 동의 하실 것입니다.
물론 주관적 시각이 다분히 포함된 잣대겠지만....

요즘도 약간의 고전적 특성을 유지한, 상대적으로 약간 타이트한 몸매에
예쁜 모양새를 가진 혈통과 머리만 키우고 털의 질에 대해서는
약간 등한시 한 것 같은 전시회 위주의 크레스트 등,
혈통에 따라 약간의 다른 크레스트들이 존재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 이제 크레스트의 매력적인 부분을 좀 얘기 하겠습니다.

1. 모양새
크레스트는 크기가 17~19Cm 이며 몸통 또한 빵빵하여
눈으로 척 봤을 때 대단히 큰 카나리아로 보여 집니다.
대략 글로스터 코로나와 모자 쓴 랭커셔를 한 통에 넣고 휘~휘~ 저어
반으로 나눈 형상이라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눈 아래까지 덮이는 큰 모자, 훤칠하게 큰 키, 45~60도 정도의 앉은 자세 등
우람한 체격과 자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큰 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바로 빠져들 수 있는 모양새이지요.

2. 색상
물론 타입카나리아에서 색상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전시회에서나 하는 얘기이고 보통 사육자의 눈으로는
취미 대상의 고운 빛깔을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중충한 누런색을 바탕으로 하는 글로스터에 반해
크레스트는 랭커셔의 Intensive Yellow와 같은 진한 노랑,
눈같이 햐얀 흰색을 바탕으로 하는 순백, 순노랑, 노랑 얼룩이,
백색 얼룩이, 시나몬, 폰 불루, 그린 등 있을 수 있는 모든 조합의 색상을
얻을 수 있다는 색상의 다양성은 칼라카나리아에 버금 갈 정도의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3. 모자
글로스터의 최대 매력은 앙증맞은 모자에 있듯이, 크레스트의 큰 모자 또한
매력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요.
크레스트의 모자는 대단히 크고 좀더 펑퍼짐 한 모양으로
이 또한 동근란, 삐뚤어진, 쭈그러진 모자에 가끔 쌍가마도 나오고...
결국 최고로 예쁘고 큰 모자를 기대하는 기대감 또한
번식에서의 좋은 모자의 크레스트를 기다리는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성격
크레스트의 성격은 대체적으로 온화하고 사람에 대한 붙임성이 아주 좋은 편입니다.
노르위치 같이 너무 움직임이 없지도 않고 파이프 같이 너무 촐랑?거리지도 않으며
적당히 활동적이고 적당히 온순한 편입니다.
전에 사진 올렸다시피 어릴 때 자주 둥지를 만져 주면 쉽게 손에 올라오며
에그푸드 접시를 바닥에 놓기도 전에 올라와서 먹기도 해서
꼭 유원지의 비둘기 같은 친근감이 든답니다.

5. 번식
크레스트의 번식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대략 자육의 확률이 20~30% 밖에 안되고 육추 능력도 많이 떨어져
가모를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네의 좁은 사육 환경에 가모를 써야 한다는게 대단히 큰 부담이겠으나
이는 단점도 될 수 있겠지만 또한 “지천으로 깔린게 글로스터 혹은 파이프” 같은
숫적 우세로 인한 푸대접이 없다는 것 또한 어찌 보면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요.
구슬치기나 자치기는 어른이 되면 아무도 안하지만
당구나 골프는 기를 쓰고 하는 것이 그 난이도에서 오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6. 환경 적응력
제가 길러보진 않았지만 주위의 사육 경험들을 듣고 옆에서 봐왔을 때
AGI같은 경우는 대단히 까다롭고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크레스트는 큰 덩치에 비해 대단히 강인하고
병에 대한 내력은 일반 카나리아 못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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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좋은 점만 적었는데 세상에 무엇 하나 결점 없는 것이 없듯이
크레스트도 결점이 왜 없겠습니까 만은 그러한 결점들은
거의 모든 카나리아 품종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대략 덩치에 걸맞게 많이 먹고 많이 싸는 편입니다.
그러나 대단한 활동가인 롤러 카나리아보다는 적은 듯 합니다.

아주 가끔 크레스트도 럼프가 생기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30~40마리를 길렀는데 2~3 마리에게서 럼프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모자의 퀄리티가 들쑥 날쑥입니다.
10마리 중 3~4마리는 모자에 폴트가 있는 경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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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이 대단히 길었습니다만,
크레스트를 기르는 중에, 그 동안 그리고 그리던 랭커셔 사육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객관적 시각으로는 그 크기, 모자, 체형
색깔 등등 어느 하나 크레스트와 다른 점이 없었고 덩치는 더 대형 인데도
그 움직임과 행동에서 오는 주관적 느낌은 묘하게 크레스트보다 맘에 와 닫지 않았습니다.

새로이 카나리아를 시작한다 해도 크레스트와 노르위치를 택할 만큼
제 개인적으로는 두 품종이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혹자는 크레스트는 매력 없는 새라고 동네 방네 떠들고 다니지만,
뭐 취미의 대상은 여자처럼 제 눈에 안경 아니겠습니까...?
또한 새의 매력은 오랜 기간 빠져봐야 알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희귀성을 떠나 새 자체의 매력만으로는 다수의 의견이
진정한 매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카나리아 같이 살아있는 애완 동물의 거래 가격이란
그 동물의 매력과 희귀성에 의해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변종 개발 초기에는 매력보다 희귀성에 가격이 좌우되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그러한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력이 뒷받침 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지요.

올해도 열두어 마리를 번식하여 늙은 새, 문제 있는 새들을 퇴출 하고도
종조로 엄선한 크레스트가 7쌍이 되었습니다.
가모 겸 제2 품종으로 파이프 8쌍을 합하니
도합 15쌍이 되어 많이 바쁠 것 같은 내년도에 좀 부담이 됩니다.

한 3쌍 방출하여 반으로 줄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크레스트의 매력! 도저히 내보낼 새를 골라낼 수가 없군요.
어느 한 마리도, 나 하자니 부담되고 내보내자니 아까운 “계륵”은
없다는데 문제가 심각합니다 ㅎㅎ
결국 내년도 7쌍을 다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나온 순백 모자 쓴 것 안 쓴 것, 노랑 모자 쓴 것 등
매력적인 크레스트 몇마리를 전시회에 들고 가서 소개할까 합니다.

알맹이도 별로 없는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전시회에서 뵙겠습니다.

P.S
오신지 얼마 안된 신입 회원분들은
카나리아 겔러리에서 "크레스트"로 검색하면
몇몇 사진이 걸려 나올 것입니다.
 

Comments

곽선호 2008.11.18 15:17
  장문의 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크레스트에 대한 종의 설명을 너무도 잘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크레스트는 귀하고 매력있는 종임에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말씀 중의 깃털의 퀄리티에 대한 부분이 매우 공감이 가네요!..

"대형", "대형"을 외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깃털의 퀄리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이즈는 기준만 통과하면 그만이지만..깃털의 퀄리티를 유지.관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이윤선 2008.11.18 16:10
  작년에 보여주신 크레스트를 첨 봤을때는
이게 무신 앵무새도 아니고 이거이 뭐 이리 크노....
하고 머리도 약간 쥐 뜯어 놓은것 같은....ㅋㅋㅋ
그랬는데 최근 수입을 추진하시던 분이 올려놓으신 사진속의 크레스트를 보니
손용락님이 표현하신 그 차이로 느껴지더군요... 매력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볼거리를 주신다는 말씀이시지요... 기대하겠습니다~~
김영호 2008.11.18 16:30
  2편까지 잘 보았습니다.
크레스트 어젠가는 키우고 싶은 종입니다.
하기야 지금 제눈에 안이쁜카 어디 있겠습니까.
카들은 다 좋아서 끌어안고 있습니다.
김운섭 2008.11.18 18:29
  1~2편 잘  읽었습니다...
제가  카~나 접한지 얼마 되지않았지만......                                                                              크레스트의 매력을 글 로 잘~~표현 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                              손용락님!! 글 쓰시는거 보려면 오늘처럼날씨가 쌀~쌀 하고 옆구리가 시린날                                  이어야 장문의 글이 .....                                                                                                        유익한 정~보 자주보려면 날이 시원해야 하겟습니다...!!!
ㅎ~~ㅎ~~
박상태 2008.11.19 01:14
  옛날부터 손용락님이 언급했듯이 다 "제 눈에 안경"이지요. ㅎㅎㅎ

하지만 실제로 다양한 안경들을 쓰셔야 다양한 품종들이 자리를 잡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같은 안경 쓴 사람끼리 모여서 서로 돕고요...

여튼 모든 카나리아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ㅎㅎㅎ

내가 키우는 품종만 최고라고 생각하고 다른 새를 공개적으로 폄하하지만 않는다면..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잘은 못했지요.ㅎㅎㅎ 
정병각 2008.11.19 07:10
  저는 아직 길러보지는 못했는데 이제부터 눈여겨봐둬야겠습니다...
이번에 전시까지 하신다니 더욱 기대감이 듭니다.
손용락 2008.11.19 08:50
  정신없이 쓰다보니 빼먹은 거도 많네요....

글로스터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크레스트는 쌍 잡기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암수가 도가-민머리, 백색-노랑 바탕, Buff-Yellow 등 피해야 할 조합이 너무 많아
한두쌍 길러서는 2세의 쌍을 잡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회원분들께서 노르위치가 매력적이라 하셨는데
예, 노르위치는 확실히 매력적이지요.
우리가 늘상 봐왔던 카나리아의 모양새, 행동 등과 판이하게 다르니까
당연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그 온화한 모습과 성격에 매료되지요.

제 개인적으로도 노르위치에 럼프가 없고,
크레스트에 도가머리가 없다면 백번 노르위치 우선입니다. ㅎ

김성기 2008.11.19 11:04
  몇십년을 키우다보면 여러가지 장단점을 알 수 있으시겠죠~

아직은 초보인지라 제눈에 보이는 녀석들이 이쁘답니다.

새의 좋고 나쁜점까지 가려낼 수 있을 정도의 고수가 되면,

전 어떤종을 선택할런지 갸우뚱해 집니다.

부탁이 있는데 들어 주실 수 있을런지요~

가능하시면 파이프예찬론좀 펼쳐봐 주시기 바랍니다...... ㅎ~
김대중 2008.11.19 11:04
  잘 보았습니다. 크레스트 사육 경험이 없고 막연히 동경하던 사람들에게 크게 참조가 되겠습니다.
전시회 때 뵙겠습니다.
김갑종 2008.11.21 12:46
  흰색 크레스트를 분양 받을려고
독수리 크레스트 수입 자제한걸 알랑가 모를랑가요. ㅎㅎ
크레스트 왕국건립에 어떤 하자가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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