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연차 휴가를 내고...

박상태 11 715 2008.12.12 13:15
3개월 동안 연차휴가를 하루도 쓰지 못해서 오늘은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카사모에 글도 달고, 이리 저리 기웃거리기도 하고..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나온 글에서... 난초를 선물받아 키우면서.. 그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스스로를

발견하고는 결국은 다른 분께 드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을 겁니다.^^

결론은 소유는 집착을 부르고 결국은 번뇌의 근원이다라는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새를 치우고 마음 한 켠이 뻥 뚫렸는데, 되짚어 생각해보면 덕분에 얻은 것도 많네요.

와이프의 비염/천식도 사라지고, 둘째의 아토피도 말짱해지고.. 집에 먼지도 없고..

베란다에 넓은 공간이 생겨서 아이들 장난감이며 각종 물건 수납공간도 생기고..

새 처분해서 생긴 돈으로 맛있는 것도 사먹었고..

아침마다 훨씬 여유로와졌고..

식구들에 대한 미안함, 이웃들에 대한 죄책감에서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새 키우면서 이웃들에게 민폐도 많이 끼쳤었지요.ㅎㅎㅎ

새 소리는 그렇다치고, 매일 아침마다 청소한다고 물을 내려보내서 1층에서 항의도 받고(새벽 6시에 너무하는 것 아니냐.)

대청소하다가 깃털들이 밑에 집 방충망에 달라붙어서 내려가서 사과도 하고...

둥지 말리다 1층으로 떨어져서 문두드리고 다시 찾아오기도 하고..^^

여튼 이제는 자유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인한 갈등에서도 자유로와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는 안키우는데, 제 마음속 새장에는 지나치게 많은 새가 합사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장문을 열고 훨훨 내 보내야지요.ㅎㅎㅎ

그런 의미에서 운영위원회에서도 나와서 평회원으로 조용히 살려고 합니다.

주인 의식이 지나치면 주인 행세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별장지어서 별장지기에게 맡기면 주인은 나중에 그 집 쓸 일이 생기면 오히려 눈치밥을 먹기도 한다지요.ㅎㅎㅎ

여튼 그렇습니다.^^

참, 오늘 박진영님 새들이 경매에 나왔는데, 즐거운 경매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Comments

정효식 2008.12.12 14:02
  그렇다고 마음에서 새를 지우시면 되는가요?

불행은 욕심에서 생기고, 욕심은 비교에서 생긴다 합니다.

새를 키우는 것이 물욕이 아닌데 어찌 탓을 하오리까?

환경이 여의치 않아 동참을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마음속에는 늘 봉황을 키우시기를............
전신권 2008.12.12 14:06
  제주도에 별장을 짓고 즐기겠다는 주변의 지인들이 있으면 저는 철저히 말립니다.
일년에 몇 번을 쓴다고 비싼 돈 들여 남 좋은 일을 하는지...

새는 사실 키우지 않을 때가 더 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뭔가 내가 몰두하여 정을 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으로 보상이 충분합니다. 아직은.....
박진영 2008.12.12 14:16
  이제는 득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 경매가 잘 되려면 욕심으로 가득찬 분들이 많이 등장하셔야하는데...ㅎㅎ
이런 글을 올리신 것을 보니 제 경매가 파리 날리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저도 새 모을 때는 노력도 좀 하고,
새로운 품종을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제는 조금 정리하고 단촐하게 키울까 싶습니다.
그동안 힘들게 모으고 정성으로 키운 새들 떠나보내려는 결정할 때까지 참 힘들었지만...
저보다 더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키워주실 분들이 계시니 염려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동안 제일 좋아했던 글로스터와 인연을 끊기로 했으니...ㅎㅎ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박상태님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시지요~ㅎㅎㅎ
김대중 2008.12.12 15:56
  흐르는 물처럼 살고 싶은데, 살다 보면 보도 있고 바위도 있어 머무르게 하기도 하고 우회하게 하기도 합니다.
첨단 과학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사람은 역시 감정의 동물인 것 같습니다.
권영우 2008.12.12 18:59
  꿀맛같은 휴가가 되겠습니다.
무소유에서 더 많은 귀중한 것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이재용 2008.12.12 21:43
  오랜만에 맛보는 휴가는 시간도 잘가더군요.

귀한시간만큼 좋은시간 됬길 바랍니다.
정수훈 2008.12.12 22:27
  오앤만에 휴가를 보내시나 봅니다.
원기 회복하시고 만충하는 좋은 휴가되세요.

박상태님 따라 글로스트를 키우게 되었는데 모두 ...  조금은 허무합니다. ㅎㅎㅎ
저는 오늘 시간을 내어 저녁에 열심히 청소를 했습니다. 청소를 하고나니 기분은 좋습니다.
이제 카사모에 들어와 글을 보니 저도 새를 접고 편안하게 해볼까요.ㅎㅎㅎ

김익곤 2008.12.12 22:33
  어찌 박상태님 글에 무소야란 글이 자꾸 생각이 나는군요.
어떤 깨우침이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하는데,
그건 우리가 마음에서 부터 멀어져 있기 때문이지 아주 자신 가까히 있지 않을까요.
다시말해 자기 자신의 마음먹기 달렸다는 겁니다.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저도 나름데로 많은 사람과 접했던 다양한 직업을 한때 가졌었고 또한 그의따른
사람들의 마음의 성격과 인성을 어느정도 구분할 정도는 됩니다만.
어쩐지 오늘은 조금은 무겁고 우울한 글귀로 여겨 집니다.

농사를 짖다보니 저는 작물과  대화하는 방법을 터득했답니다.
농사를 지어보지 못한 분께서는 생각하기 따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로 들리실지 모르나
그만큼 집착을 하다보면 남이 못보고 못느끼는 것도 때에따라 경험하게 된다는 얘기 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자신도 모르게 서로가 서로를 돕기때문 입니다.
내가 도운것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 하실지 모르지만 꼭 물질로만 돕는것은 아니기 때문 입니다.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네트로 엮여 있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복잡성을 떠나 자연과 더불어 농사를 지으면서
둥글게 살자~
그져 모든걸 호박같이 둥글게 생각하고 살다보면 우리 사회에 모든 것들이  보다 자유롭고 유연하게 되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권오서 2008.12.13 09:32
  마음이 비우고 새와의 거리를 두신다고 하시는데...
휴가에도 이렇게 접속하고 계신걸 보면,
아마 몸과 마음이 따로노는것 같아요.
억지로 정을 뗀다고해서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마음가는대로 편하게 사시지요
생몸살 납니다.^^
박상태 2008.12.13 18:09
  덧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권오서님 말씀대로 몸과 마음이 다소(?) 따로 놀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많이 적응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니 요즘은 풍란과 다육식물 그리고 난주 금붕어에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정병각 2008.12.14 18:53
  새를 치우고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졌다는 말씀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있는듯 합니다.
평회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씀도 웬지...
다른건 몰라도 가족들 건강회복하셨단 말씀은 반가운 소식이네요...
글이 없습니다.
접속통계
  • 현재 접속자 456(1) 명
  • 오늘 방문자 8,513 명
  • 어제 방문자 10,869 명
  • 최대 방문자 11,198 명
  • 전체 방문자 2,466,894 명
  • 전체 게시물 35,042 개
  • 전체 댓글수 179,323 개
  • 전체 회원수 1,407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