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작년 수입한 라자에스파놀라가 2쌍을 키우고 있는데 작은새라 십자매장 2개를 이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차 번식은 모두 실패하고 2차 번식에서 2쌍에서 모두 4마리씩 총 8마리가 이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아마 다음주 월요일이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

어제 아침에 출근해서 집에서 가져온 야채를 꽂아 주려고 보니 한 새장에 5마리만 보이는 것입니다. 어디에 숨어 있나 새장안에 아무리 찾아도 없고, 혹시 3마리만 부화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상했습니다.

분명  4마리씩 8마리인데 한 새장을 보니 모두 어미까지 6마리 그런데 왜 이 새장에는 5마리 밖에 없지,
혹시 다른 새장에 7마리이고 이 새장에 5마리였나,
새장을 점검하니 모두 멀쩡하고,
부화후 30일이 되어가는데 여태까지 혹시 착각을 하고 살았나,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저의 이성이 마비 되었습니다.

링번호를 확인하고 분명 4마리라는 확신을 다짐하고 사무실을 뒤졌습니다. 사무실이 크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박스에 물건으로 덮혀져 있고, 틈새가 많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삐삐 거리는 소리가 나는지 귀를 기울리며 2시간 동안 뒤졌지만 못찾고, 혹시 전날 누군가 가져 가지 않았을까 하고 직원을 약간 의심을 했지요.....
새 새끼 한마리 땜에 의심하는 것이 치사해서 물어 보기는 뭐하지만 자꾸 눈길이 직원에게 가는것은 어쩔수 없더군요.

점심시간 전 이제 발견해도 언제 탈출했는지 모르지만 굶어 죽었겠구나 생각하고 새장을 점검했습니다. 십자매장 2개로 이은 천정 부분에 고리가 빠져 넒은 부분이 약 2cm 정도 벌어진 틈을 발견하고 설마 이쪽으로 탈출을 했을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고리를 다시 연결하해 놓고, 잃어 버린 새를 생각하고 있다가 서류가 떨어져 머리를 책상 아래로 넣는 순간 책상 아래서  삐삐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책상 밑에 컴퓨터를 밀고 뒤져 봐도 보이지 않아 다른 새 소리를 착각 했나 하고 컴퓨터를 다시 밀어 넣으려는 순간 컴퓨터 받침으로 스치로풀을 사용하고 있는데 뒤쪽 중앙쪽에 스치로풀이 움푹 들어간 부분이 눈에 띄어 컴퓨터를 스치로풀에서 떼어 내니 그 안에 털이 반 정도 빠진 흰색 라자에스파놀라가 있었습니다.

이루 말할수 없는 기쁨으로 우선 잽싸게 잡아 어미가 있는 새장에 넣어 주었습니다. 혹시 어미가 밥을 안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였지만 이내 어미에게 가서 삐삐 거리며 밥을 얻어 먹고 있었습니다.

어제 반나절 동안 잃어버린 새를 찾아 시간을 낭비 했고 다행히 찾았지만 기억의 부정을 겪고 나니 마음이 쓸쓸해 집니다.
새를 잃어 버리고 분명 8마리였는데 처음부터 7마리였을 거라는 생각, 짧았지만 원래 7마리였을 거라고 인정을 했던 기억들 순간 놀드 슈워제네거의 토탈리콜이 생각 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