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백십자매 패거리의 하루

김치정 9 677 2009.05.21 21:15
  흰 참새, 백십자단 패거리...저희 집 하얀 십자매들 닉네임입니다. ㅎㅎ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떼로 몰려다니는 폼새가 제법 귀엽습니다. 모습은 하얀 병아리나 하얀 참새같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어느 분께서 카나리아를 기르다 보니,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하셨어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생각해볼 때,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아직 새보다 늦게 일어납니다.
 이 흰 참새 패거리들이 짹짹짹짹 하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거의 해뜨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짹짹짹 <---해석하자면, "밥줘! 물내놔!" 입니다. 
 짹짹거리는 소리에 아주 힘도 실려있고 항의도 느껴집니다. "배고프단 말야!! 밥!!밥!!"

  그러면 저는 눈을 비비기도 전에 부랴부랴 모이통과 야채통을 꺼내 물로 씻고 화장지로 물기를 닦아놓습니다.
 다음 모이포대에서 모이랑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다는 새콤달콤 펠렛과 집에서 먹는 조 등을 모이통에 주고, 양배추 등을 야채통에 줍니다.
 제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안드는 먹이통엔 유독 똥을 싸놓습니다. "--;;;, 애들아, 편식하지말고 야채랑 과일도 좀 먹으렴." 전 밥주면서 실제로 타이릅니다.
  물도 갈아주고 잠시 기다려보면, 짹짹거리던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조용해집니다.

  몰래 훔쳐보다가 제 먹이도 챙깁니다. ㅎㅎ 넓은 공간의 새장에서 날개짓만 늘어서 푸드득 거리면서 모이통에 4마리가 모여서 머리를 박습니다.
  이젠 익숙해졌는지 가까이 가도 별루 피하지도 않고 먹이에만 열중하더라구요.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목욕물을 대령합니다. 얼마나 깔끔을 떠는지 매일매일 공기가 뜨거워지기 전에 푸드드드드득 푸드드드득 물을 튀기면서 온몸 세안을 합니다.
너무 날이 추우면 하지 않고, 조금만 따뜻해진다 싶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 4마리가 횃대 위에 조르륵 앉아 털말리기&몸단장이 끝나면  이젠 떠들기 시간!

  갖가지 소리로 울어대면서 놉니다. 그러다가 목욕 후에 졸리는지 졸거나 잡니다. 그리고 깨서는 다시 떠들지요.
저는 이때쯤 목욕물통을 치워냅니다. --;;목욕한 물을 마시는 게 싫어서입니다. 똥도 싸댄 물을 마시면 --;;

  실컷놀다가 이 패거리들은 7시경 둥지안에 살짝 들어가 머리만 빼고 밖을 살핍니다. 기척이라도 나면 아주 --째려봅니다. "시끄랴! 잘끄얌!"
8시면 거의 주무십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새패거리들입니다. 요즘 목소리가 아주 힘이 실려있는 것이 살판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뭐 신기한 거만 보면 겁이 나서 짹짹짹짹 소리만 무쟈게 질러대고,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어도 짹짹짹 거리고, 기분이 좋아지면 쪼르르르릉이나 삐리삐리삐리 소리지르드라구요.

  저는 항상 늦게 자는 편인데 이 친구들 보니까 해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과연 맞구나 싶어서 요즘 일찍자려고 애씁니다. ㅎㅎㅎ
백십자매 패거리의 하루 일과는 이상과 같습니다. 오늘은 야채과일통에 파인애플을 시도하다가 제 손가락을 좀 잘라먹었는데요. 이 정성을 애들은 알까 모르겠습니다. 사실 즐거움이지만요. ㅎㅎ

  오늘 하루도 즐겁게 마무리하셔요.

Comments

정병각 2009.05.22 07:43
  새를 재미있게 키우시네요. 글도 맛깔나게 쓰셨구요.
십자매는 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키워봤을텐데
너무 조용하고 얌전하고, 번식도 잘하는 매력있는 새지요.
비록 가격은 싸지만 키우는 재미가 괜찮았다는 느낌입니다.
새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습관이 좋은 것 같지만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어쩔수없이 되지만 일찍 자는 것은 잘 안되더군요...^^
새들과 함께 늘 즐거운 생활 하십시오..
김용철 2009.05.22 07:57
  사진을 보고 싶게 만드시네요. 기회가 되면 사진도 같이 부탁드립니다.
서장호 2009.05.22 08:37
  ㅎㅎ..
다음번에는 카나리아도 길러보세요..
전 요즘 기상 시간이 더 당겨지고 있습니다..
덩달아..저희집 딸아이랑 집사람도 함께 새벽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_-;;
신종협 2009.05.22 09:37
  십자매들이 둥지에같이 보여있는모습이 귀엽던데요,,,
저는 베란다에 카나리아들이 있을때는 해가뜨면 잠이깨곤했는데,
이젠 해가넘 빨리떠서 문제이니다,, 주말에는 해가 좀 늦게떳으면하는 바람입니다,,^^
김영찬 2009.05.22 10:03
  요즘 카나리아가 자명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 낮에 너무 피곤해지더근요..^*^
김치정 2009.05.22 10:21
    다들 새벽형 인간형으로 변모하셨군요.. ㅎㅎ 저두 후반기에는 분양받아서 카나리아를 기르고 싶습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김대중 2009.05.22 10:23
  자명종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저도 아침이면 새소리에 눈을 뜹니다.
조충현 2009.05.22 12:24
  정성드려 재미있게 기르시네요.
저도 다 없앴다가 생각나면 다시 드리기를 여러번 지금은 백색과 백색도가의 2세가 두마리 크고있는데 십자매 역시 집중하지 않아서인지 번식이 많이는 되지 않네요.
김영호 2009.05.22 19:01
  참 재미있게 키우고 계시네요.

글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카사모회원님은 그의 새벽형이 자동으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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