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친구

박진영 8 539 2004.01.06 09:24
작년 겨울에 새로 사귄 친구가 있습니다.

출근길에 만나는 친구인데...
어떤 날은  만나고...
어떤 날은 만나지 못합니다.

늘 그 곳에서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곳을 지날 때면 눈이 향합니다.

그러다가 어떤 날 그 곳에 없으면 뭘하는지...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작년 겨울 제가 출근하는 길에 말똥가리 한 마리가 가로등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아침마다 그 곳에 앉아 있더군요.

인공폭포 옆쪽인데...
두어달 동안 어김없이 그 곳에서 잠을 청했던 것 같습니다.
지나는 차들을 바라보며...

이번 겨울에 또 같은 곳을 찾아왔습니다.
12월부터 보였는데...
이제는 아주 친해진 느낌입니다.

그 친구는 저를 모르겠지요.

오늘 아침에도 보았습니다.

지난 며칠동안 보이지 않아 걱정했었는데...
오늘도 그 곳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쳐다보고 있더군요.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번식지로 올라가길 바랍니다.

Comments

배락현 2004.01.06 09:56
  직업은 못 속입니다. 새를 사랑하시는 그 마음.....
참새 구이를 좋아하던 시절엔 모든 새만 보면 숯불이 생각 났었는데...
지금은 거리의  청소년들 만 눈에 들어옵니다.
솔직히 ..지금도 참새를 보면 침이 넘어가는건 사실입니다.
맛소금도..
혼날텐데.... 
오재관 2004.01.06 10:32
  회색빛 빌딩 사이에서 무엇을 먹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그놈만의 특징이 있다면...
올겨울 다시 보거나 다른 장소에서 발견하면 10년지기 친구를 만난 만큼 반갑겠네요.
용환준 2004.01.06 10:36
  좋은 친구를 두셨군요.
아무조건 없이 마음을 줄 수 있는......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친구도 좋지만 이런친구는 더욱더 마음이 가는것 같습니다.

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회원간에 서로 사랑하며 이해하는 소중한 한해가 되길......
권영우 2004.01.06 11:00
  말똥가리도 맹금류이죠?
텃새인가요?
2년 동안 영역을 지키다니.....
4월 선거에 출마하려나 봐요?
도심에서의 말똥가리를 발견하시는 박진영님의 눈이 더욱 빛 납니다.
김두호 2004.01.06 12:43
  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한다는데....
직업이 무섭습니다.
박진영 2004.01.06 13:25
  배락현님~
맛있는 것을 보고 맛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우리에겐 있습니다.ㅎㅎㅎ

권영우님~용환준님~오재관님~
말똥가리는 맹금류이고...겨울철새입니다.

철새들 중에서...
매년 같은 곳을 찾는 새들이 심심찮게 많습니다.

다만 그 놈이 작년의 그 놈인지 알기 어렵지요.
같은 종은 다들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그런데, 이 친구는 작년과 똑같은 가로등을 잠자리 삼아 생활하고 있어...
같은 놈이란걸 쉽게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긴 모습이나 깃털의 무늬도 작년과 같습니다.

출근할 때 안보이면 궁금해집니다.
사실 걱정이 됩니다.

사실 말똥가리가 전봇대에 앉아서 쉬다가 공기총에 맞는 경우가 워낙 많습니다.

총포사에 놓여 있는 박제들 중 말똥가리의 비율이 엄청 높습니다.

김두호님~
직업병 때문에 운전 중에 딴데 한 눈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척 위험하지요.
사실 운전 중에 새 쳐다보다가...
사고의 경험도 있습니다.
송인환 2004.01.06 14:21
  예전에 총을 좋아해 새벽마다 산으로 꿩사냥을 다녔는데(부친이 꿩고기만두를좋아하셔서 ?)
새벽동틀때쯤 한쌍의 꿩이 밭에서 노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와보여 그날이후로 총을 치워버렸는데
지금은 꿩 보다 아무런 부담이 없는 접시를깨러 다닙니다, 몇년을 클레이사격.스키트사격에
빠져 경주에서 많은시간을 투자하곤했었지만 지금은 그사격장이 문을닫아  창원까지
취미생활하러 가려니 시간이 너무많이들어 그의 포기상태입니다. 화약냄새가 그리워집니다.
눈앞에 날아가는 접시가 보이는것같습니다.
박정용 2004.01.07 00:14
  송인환님!
정말 대단 하십니다.
클레이사격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수준이라고
노란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국가대표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스킨 스쿠브...............
빨리 한번 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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