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나의 새 이야기 (대형참사)

조대현 6 535 2005.03.16 13:15
저는 새를 출근방(?)에서 기릅니다. 집은 '의정부'인데 직장이 '제기동'이라, 200/20을 주고 방 두칸을 출근방으로 씁니다.

거긴 잠만 자는 곳이라 티비도 냉장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끔,심심하면 노트북에 디비디나 봅니다. 저도 새는 종류 별로 다 있습니다. 몰라서 욕심이나서 막 구입했거든요.

그러다가 우리 영업소에서 잡은 십자매 한마리가 3개월 사이에 34마리가 되었습니다.

업무로 출장 3일 다녀와서는 인재로 인한 대형참사를 목격합니다

8마리를 굶겨 죽였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미안해서 끊었던 담배만 뻑뻑! 피웠답니다.  참으로 아픈 기억입니다.
 
흑문조 한쌍/큰금화조 한쌍/ 장애가 있는백문조 한쌍/십자매 한쌍을 굶겨 죽였습니다. 흑문조는 참으로 보기 좋은 한쌍이었습니다. 오래 된 금술 좋은 부부 같은 새였습니다. 죽었을때, 참 많이 아팠습니다.

큰금화조는 활달한 애들이었습니다. 알도 3개나 있었거든요. 죽은 장면은 슬픈 영화처럼 슬펐습니다. 숫컷은 새장바닥에 암컷은 둥지에 알을 품고 굶어 죽어 있었읍니다.

장애가 있는 백문조 한쌍은 둘다 몸이 불편하니까. 서로 의지하며 사는 사이였는데 둘 다 바닥에 붙어 죽어있었습니다.

십자매는 10마리 중에 2마리만 죽엇는데, 자세히 보니까 암수 한쌍이었습니다. 유난히 둘이 붙어 다녔는데... 생각하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암수 중에 누가 먼저 죽었을까? 아마 암컷이었을겁니다.

제 소원이 울 와이프 보다 일주일 더 사는거거든요..

어라?? 이런 얘기하다보니 갑자기 슬퍼집니다. ㅎㅎㅎㅎ

각설하고, 지금은 금화조/금정조/호금조/소문조/십자매/카니리아 이렇게 27마리가 있습니다만, 카나리아(11마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대형참사 이후 반성도 많이하고 책임감도 느낍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을 시작했다고 후회도 가끔은 합니다. 좋은 것만 보고 시작한 일이지만 책임도 상당하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제가 새기르기를 '취미'라는 표현을 자제하는 이유가 대형참사 후 아픈 기억 때문입니다.

저의 무책임을 질책하는 하루였습니다.

Comments

정화영 2005.03.16 13:48
  아픈 기억이 있었군요

안좋은 것은 빨리 잊어버리고 힘내십시요

어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이원재 2005.03.16 15:26
  생물을 기를때 느끼는 가장큰 비애 아니던가요.
흘러간일로 잊으시고 남은 새들 정성것 기르시어 좋은종조 많이
생산 하세요. 새를 끔찍이도 좋아하시는가 보네요
권영우 2005.03.16 16:58
  사육하면서 자신의 부주의로 굶겨 죽인다는 죄책감과 자책감이 생기죠.
생명있는 동물을 키운다는것은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알기에....
그런 실수를 한 후에는 또다른 실수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품을 알기에.....
나윤희 2005.03.16 18:23
  저도 작년에 호금조 수넘한마리를 굶겨 죽인 경험이 있었습니다.
흰가슴 호금조 한상이였는데.. 불행히도..제가 동생집 인천에 놀러갔다가 조카들과 노는게 넘 좋다보니..(제가 애기를 넘 좋아하거든여.^^)

그날 그냥 조카들과 잠을 자고.. 아침먹고 점심먹고 저녁쯤 담날 집으로 돌와왔습니다.
오자마자 베란다로 그냥 습관이 되어..근데.. 허걱~~~~~ㅇ.,ㅇ;;

호금이 숫넘이 바닥에 누워 있쟎아여..
저 그런 모습 첨 보았어여.

그래서 엉 이상하다..하고 새장안에 손을 넣었는데..애가 싸늘..
어찌나 소스라치게 놀라 손을 빼고 손을 물에 씻고 벌벌벌 떨며 호들갑스럽게.. 방안을 동동동 굴렀져.

그리고 넘 미안하고 죄스러워..미처버리겠더라구여.
어케 병들어 죽은것도 아니고..어케..굶어죽였는지..어케 그런 일이 있을수있는지.. 나의 무심함에..제 자신이 넘 화가나 죽겠더라구여..

슬퍼서 죽는줄 알았어여..
넘넘 미안해..살아남은 호금이 새장 먹이통에 먹이 가득 채워주고..카나리아들에게도 먹이 가득 채워주고..

베란다쪽을 서성이면서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고..그렇다고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랬던 기억이..흑~ --;;
지금 생각해도 넘넘 속상하고 맘아픈 일이였어여.

그렇게 건강하고 이쁜 개체였는데..에구..이젠 절대 그런 일은 없져..절대..여행을 가도 몇박하는 일은 거의 드물어지고..가기전엔 바다에도 먹이를 깔아주고 먹이통에도 가득 채워주고.. 노파심에..흠흠..

돌아오면 새장부터 청소해주고 먹이통 깨끗이 절리및 청소해서 다기 넣어주고..청결을 위하여..
암튼 저에게도 같은 아픔이 있었습니다.

조대현님 지난 일은 잊으시고 앞으론 반복되는 실수없게끔 신경 쓰시면서..물론 저보다 훨씬잘하시는 선배분인데..감히 제가..지송~ ^^;;;
이쁜새~ 많이 많이 번식하세여~ ^^

울 백문조 깜빡깜빡 졸고있습니다. ㅎㅎㅎ 재들도 이름을 지어줘야하는데..ㅎㅎㅎ
삐삐하고 삐삐가 데리고 단니던 원숭이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데..그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여.

아시는분 갈쳐주세여~ ^^ (무슨 아저씨라고 했었는데..흠흠 기억이..기억이..흠흠..)
유재구 2005.03.16 20:25
  취미로 기르다 대형 참사를 가져왔다면 자책감이 크시겠지요.

사람의 취미가 새에게는 삶과 죽음을 오갈 수 있다는 사실에서
취미생활의 신중함과 새에게 부족함이 없게 해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최선의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새들은 잃은 점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조대현 2005.03.17 22:37
  반성문을 이리도 곱게(?) 봐 주시니 감사 드립니다.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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