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닭도 제 마누라를 보호하려고.....

권영우 6 555 2005.03.24 19:08
어제 아침 학교 옥상에서 기르는 닭장에 모이를 주러 가 보니,
백자보 수컷의 벼슬에서 피가 나고 문쪽에 웅크리고 있더군요.

상황을 파악해 보니 좁은 닭장 속에 자보 한쌍과 히피 한쌍을 함께 넣은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며칠전부터 알을 낳기 시작했거든요.

자보알 6개, 히피 알 3개.....
바야흐로 닭들도 번식철인가 봅니다.

그러니 수컷끼리 경쟁을 하게된 거죠.
병아리때 친구인 것은 잊고서.....

응급 처치로 자보 수컷을 밖에 풀어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닭장에서 멀리 떨어져 먹이를 찾아다니더군요.

오늘은 무척 바쁜 일정이 있어서 점심때가 거의 다 되어서 겨우 옥상에 올라가 봤습니다.
그런데 어제 밖에 내 놓은 백자보 수컷이 닭장안의 히피 수컷에게 막 덤비는 것이 아니겠어요?

여전히 벼슬에서 피가 나고....
안에 갚힌 놈이라 덤비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화풀이 하려고 덤볐다가 또 쪼인 모양입니다. ^-^

덩치는 저보다 배나 되는 놈에게.....
내 마누라를 돌려달라고 하는지?.....

자기가 덤비지 않으면 히피는 갚혀서 덤비지 못하는데....
사나이의 자존심을 지키려 하는지, 아니면 마누라를 지키려는 것인지....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정과 마누라와 자식까지도 팽겨쳐 두는 못난 인간보다는 나은 것 같더군요.

내일은 암컷과 만나게 해 줘야 하겠습니다.
낳은 알들은 부화기로 부화를 시도해 보고....

기온이 많이 내려 갔네요.
번식하는 댁의 베란다 창문은 꼭 확인하고 주무십시오.

Comments

한찬조 2005.03.24 22:29
  자존심!
그것이 문제로다...
배락현 2005.03.24 23:04
  권선생님!
옥상에 솥 걸때 불러주십시요...
ㅎㅎ
그 맛도 괜찮은데요.
이기형 2005.03.25 09:13
  권영우님 보호와권리 차원에서 독립된닭장을 장만하심이 올을줄압니다. ㅎㅎ
그작은놈이 얼마나 애가타면 그렇게 사생결단을합니까 닭들에투지는 대단하거든요.
이번기회에 그놈 좋은가정이루길 바라는마음입니다.
김두호 2005.03.25 09:14
  동물의 본능.
인간의 본능.
같은가 봅니다.
최병옥 2005.03.25 17:43
  고양이장에 자보한쌍을키우데
어느날 암컷을 만지려하니 깃을세우고
주인한테도 자기것은 양보를안하더군요
김갑종 2005.03.25 22:08
  닭 좋지요.
카들처럼 발정 없어도 교미하고 알 낳고 일년 열두달 생산하는데
카들은 주인 애간장만 태우구요.그래도 목아지 안 비틀어 지는 것 보면 ...ㅋㅋ
올 봄에도 옥상 농사 잘 지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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