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퇴근시간, '이년'이 아닌 '인연'을 생각해 봅니다

정병각 4 573 2006.09.20 17:40

창밖에 펼쳐진 가을하늘엔 지금,
푸른 빛깔을 감싸 안은 흰 구름들이
마치, 잘 말린 파리잔 깃털처럼 너울거립니다.
참 예쁘기만 해요.

저녁내 그 하늘에 취해있자니
잘 빗질한 햇살들 창을 넘어 쏟아지고
공장 굴뚝 검은 그림자들도
미루나무처럼 쑥쑥 자라납니다.
퇴근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는 거죠.

오늘 하루를 이렇게 정리하면서
불현듯 ‘인연’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서로 일면식도 없으면서 오로지 ‘카나리아’란 매개체를 통해
이처럼 인연을 맺게 된 회원들,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묘한 인연이지요.
모두가, 요즘 같은 첨단세상이 가져다 준 만남이지만
그래도 우리들 인연은 참으로 소중하고도 흔치 않은 것들이지요.

이참에,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법구경에 있는 얘기 하나 인용해봅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길가에 떨어져있는 묵은 종이 하나를 발견하시고
비구에게 시켜 그것을 줍게 하셨대요.

그리고는 '그것은 무슨 종이냐?'고 물으셨죠.
비구는 '이것은 향을 쌌던 종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지요.

다시 길을 걸으시던 부처님께서 이번에는 길가에 떨어져 있는
새끼줄을 하나를 발견하시곤
또다시 비구에게 그것은 무엇이냐고 물으셨지요.
 
비구는 새끼를 주워 보고는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새끼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지요.

그 말을 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지요.

"사람은 원래 깨끗한 것이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다.
어진 이를 가까이 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뒤따르는 것이다.
저 종이는 향을 가까이해서 향기가 나고,
저 새끼는 생선을 꿰어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때요?
사람의 만남이란 그래서 이토록 중요한가 봅니다.

부처님 얘길 인용하긴 했지만 전 독실한 불자는 아닙니다.
불교를 얘기하려고 한 것도 아니구요.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모쪼록 카사모를 통해 모든 회원들이
좋은 인연으로 가꾸어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Comments

권영우 2006.09.20 17:53
  서로가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온기와
서로를 배려해 주는 마음과
서로에게 나주어 줄 수 있는 넉넉한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두호 2006.09.20 23:07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성철 큰스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박상태 2006.09.21 10:02
  아침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인연을 소중히 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연석 2006.09.21 16:12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정병각님 말씀처럼 모든 회원님들이 좋은 인연을 맺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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