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허접한 잡담

손용락 10 534 2003.11.19 16:50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은 아닙니다만, 제법 오래 전 야그입니다.
좀 외진 시골에 한 소년이 살았드랬습니다.

어느 초여름 날, 농부들이 논에서 모심기를 하고 있는데
자그마한 네모난 새까만 상자에 바퀴가 앞뒤로 두개씩 달린 것이
일본넘 순사를 넷이나 잡아가두고는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손쌀 같이 달려가는 것을 그 소년이 보았드랬습니다.

이넘들,  맨날 죄없는 사람들 못살게 굴더니만
결국 이상한 왕도깨비에게 잡혀가는구만...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도깨비치곤 이상하게 보였드랬지요.

그러다 어느날 일본 순사가 삐쩍 마른 말을 몰고
마을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살이 하나도 없고 삐쩍 마른 뼈다구만 있었습니다.
다리도 없는게 그냥 똥그랑 땡 바퀴 같은 것만
두개 달랑 달려 있었답니다.
잠시 세워둘 때도 울지도 않고 여물도 주지 않고
똥도 싸지 않는게 신기하기 짝이 없었답니다.
그래도 달리기는 무척 빨리 달리고
사람이 앞에 있으면 때르릉거리며 비키라고 울기도 하였답니다.

이것 또한 가만 생각하니 뭔가 이 시골 구석에선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다른 새상이 있는가 보다 하고
엄마 아버지 몰래 보리쌀 두어 말 하고 달걀 몇 꾸러미를
둘러매고 어슴프레한 새벽녁에 마을 앞 강을 가로지르는
거룻배를 탓답니다.

그래서 더 넓은 도시로 나온게지요.
그래서, 아~ 그것들이 찝차고 자전거란걸 알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그 소년의 호기심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도시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e

Comments

권영우 2003.11.19 18:01
  어렸을 때 시골에서야 모든 것이 신기했습니다.
놀이도 자연을 이용한 술레잡기, 비석치기, 땅 뺐기.... 등 몸으로 부딪히며 싸우기도하고 정도 들곤했는데.....
이제 그 친구들도 머리가 허옇거나 대머리의 중 늙은이가 되었답니다.
그 곳을 9월에 친구 어머니 장지에 갔다가 가 보았는데 몰라보겠더군요.
왜 그리 마을이 작아졌는지?....
제가 커졌습니까?
전정희 2003.11.19 21:01
  구수한 옛날 얘기
하나 들은 기분에요
자주 글 올려주시면
고맙다고 해드립죠...ㅎ
박상태 2003.11.19 21:49
  ㅎㅎㅎ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묘한 재미가 있네요. ㅋㅋㅋ

오랫만의 글이어서 너무 집중을 해서 읽었나봅니다..
김두호 2003.11.19 23:38
  오랫만입니다.
사업상 바쁘신가 봅니다.
그래선지 게시판에 조회수가 많이 올라갑니다.
자주 들어오세요.
글만 훔쳐보고 가시는 것 같은데.... 여운을 남기세요. 마스타님
김은실 2003.11.20 05:36
  안믿겨 져요...
좀 우습구요..
혹시,, 선생님 이야기 아니에요?ㅎㅎ
손용락 2003.11.20 08:59
  안믿으신다구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십시요.
필순이신 우리 아버님 세대가 도시를 알게 도리 때의
실제 이야기 였습니다.
저야 뭐 전해 들은 얘기지만............
김은실 2003.11.20 15:59
  믿을께요....^^
믿을께요...
이진 2003.11.20 16:13
  어릴적 제가 정말 신기했던것은
전축이었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서 새벽이면 늘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상하셧는데
저와 함께 눈물을 같이 흘리면서 듣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어니언스의 작은새

이 노래가 나오면 아버지와 저는 눈물을 훌쩍훌쩍 흘리며
저는 작은새가 엄마를 꼭 찾기를 기도했었지요

신기한 전축을 만져보다가 혼도 많이 났었네요 ^^
김은실 2003.11.20 18:18
  전축하니깐,,생각나는 노래는....
검은고양이..네로..에요..
저두,,그 아이처럼,,깜찍하게 부를려고,,따라했던것 같아요..
이기형 2003.11.22 07:28
  정말 옛날얘기같군요. 그때는지금보다 인간에정이 돈독했겠지요.
회장님께서 자주들르서야겠습니다. 리플을 많이들 달아주셨네요 ^^
그리고 마스타님하니 어딘가좀 딱딱하군요 .정감있는 ''회장님" 어떤가요 ^*^
인테넷상이라도 우리에모습되로가면 되는것같기에 한마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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