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결혼 23년만에 김장하는 아내를.....

권영우 5 544 2003.11.23 11:24
도와 주었습니다.
벌써 결혼생활 23년째군요.

그간 김장은 대부분 온양 어머님댁에서 4남매 집안 식구들이 공동으로 김장을 담그고 김장독을 땅에 묻거나 지하실에 저장하고 조금씩 갔다가 먹었는데, 김치 냉장고를 구입하고 또 어머님께서 79세가 되니 너무 힘드실것 같아 따로  담그어 먹기로 했습니다. 올해 보니 김장 담그기 전에 하는 일이 담그는 것보다 훨씬 힘들더군요. 저의 동료교사 아버님은 85세로 평택에 사시는데 지난 토요일 아들 며느리가 와서 김장을 담아갔는데 월요일 병원에 입원하셨더군요. 자식 손자들 먹을 거라면 내 몸이 부셔져도 마련해 주는 것이 부모님 마음인가 봅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금요일 저녁, 형님 차 편에 배추, 무우, 알타리, 갓, 파, 마늘 등을 잔뜩 보내 주셨더군요. 엘리베이터로 2번이나 날랐습니다. 아내도 요즘음엔 배우는 것이 있어서 평일에는 시간이 나지 않고 하여 토요일 오후에 김장을 마치고 일요일엔 쉬게 하고 싶더군요.(강현빈님의 영향을 받아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이.....)

금요일 밤,아내는 배추를 절이고, 저는 무우를 수세미로 깨끗이 닦았습니다. 자다가 절이는 배추를 뒤집어 놓기도 하고.....
토요일 퇴근 후에는 무우채를 썰었습니다. 6시엔 동료 교사가 경양식 집을 오픈한다는데 못간다고 미리 학교에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때 아파트 4층 아주머니가 오고.....  양념 준비가 다 끝나자 버무리라 하더군요. 아내가 시키는 대로 고무 장갑을 끼고 큰 다라에 무우채와 고추가루 등의 각종 양념을 넣고 버무리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여자들이 감장후 몸살 나는 것이 이것 때문인듯 합니다. 이렇게 하여 김장담글 준비는끝이 나고 두 여자는 수다를 떨며 배추 속을 넣더군요. 저는 슬그머니 안방에 들어와서 TV 보기, 카사모 접속하여 답글달기 등을 하다가 부르면 이것저것 심부름을 해 주었죠. 김장이 끝난 건 10시가 되어서였고., 청소 등을 끝내니 11시가넘더군요. 피곤하고 졸리기도 하고......

오늘 아침엔 8시 반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배가 고파 8시엔 아침을 먹었는데.....
아내를 도와 담근 김장 용기들을 정리하고(딤채에 곧바로 넣지 않더군요)
아내들의 김장담그기가 그렇게 힘든줄을 몰랐습니다. 막연히 짐작만 했지요.
내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어야 겠습니다.
어제 담근 김장 김치와 함께 먹는아침밥은 어느 때보다 맛이 있더군요.

뒷베란다에는 얻어더 먹기만 하던 온양의 어머님과 원당의 장모님께 갔다드릴 김치통을 보느라니 한없이 흐뭇한 마음이 가슴에 싹틉니다.

주문 김치, 절임배추등 편한 방법도 있지만 재래식의 김장 담그기는 가족을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남편들이어, 아내의 김장 담그기를 적극적으로 도와 줍니다!
아내들이여, 남편에게 김장 담을 때 정당하게 도와 달라고 말하십시오!
-신토불이 1일 김장 도우미-

Comments

오준수 2003.11.23 12:37
  권선생님 김장 도우미하셨군요?
예전에는 김장독 묻는 일을 남자들이 했었지요?
요즘은 돈으로 딤채를 사주면 됩니다.
한가지 더 버무릴때 옆에서 맛봐주시고여.
아침식사가 참 맛나셨겠읍니다.
강현빈 2003.11.23 14:24
  권영우님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절여놓은 배추 새벽에 2-3시에 한번 뒤집는게 김장 맛의 결정탄 입니다
근데 돼지보쌈은 저처럼 맛보지 못하셨나요 김장 담가 보아야 집 사람 힘든 것을 안다니까요
즐거운 주말이 되시겠습니다
박상태 2003.11.24 04:21
  아~~~ 그립습니다..

저도 김장담글 때 불러주세요.. 그런거 엄청 좋아하는데.. ^^

갓 담근 김치 겆절이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하얀 쌀밥과 같이 먹으면.. 게다가 돼지 보쌈도 곁들인다면 더이상의 산해진미가 어디있겠습니까?

권영우님, 앞으로 사모님 많이 도와주시고, 단란한 가정생활을 일구시길 빕니다.!!
원영환 2003.11.24 07:04
  올해 김장은 작년에비해 몇곱절 돈이 많이든다고하니 걱정입니다.
식탁에 김치없인 못사는 나라다보니 아무리 비싸도 담궈야하는처지니....
이번주에 저희 본가에서도 부모님이 오형제 내년봄까지 먹을 김장을한다고
오형제에게 소집명령이 떨어졌는데...
이건 들은얘기인데 김장하고난뒤에 바로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이상한 묵은내가난다고 하루나 이틀정도 밖에 놔두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보관해야 제대로 숙성된다고하더군요.
이진 2003.11.24 09:05
  정말 가정적이신 카사모 남성 회원분들이시네요 ^^
지금 아침 전인지라 박상태님의 글이 군침이 돌구요...

이젠 강현빈님의 뒤를 이어 권영우님까지 영향을 받으시고...^^

새를 키우시기 위한 가족들의 입막음을 위한 김장도우미가 아닌
진실된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것을 저는 알겠는데요?

좋은 하루되시길바랄게요 ^^
글이 없습니다.
접속통계
  • 현재 접속자 427 명
  • 오늘 방문자 4,891 명
  • 어제 방문자 9,362 명
  • 최대 방문자 10,152 명
  • 전체 방문자 1,583,461 명
  • 전체 게시물 26,977 개
  • 전체 댓글수 179,323 개
  • 전체 회원수 1,385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