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경향신문-[트렌드]아저씨들 카나리아와 사랑에 빠지다

박상태 16 1,040 2004.11.09 00:20
<img src='../data/imagebox/544/3696021894_QxWiVUpS_0290e6dddc1aa2904f24982c722c968bdbdb9222.jpg' align='' width='973' height='561' vspace='0' hspace='0' border='1'>

“웬만한 인터넷 동호회중 아마 평균 연령이 제일 높은 모임일 겁니다”.
‘카사모(카나리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을 만나는 자리.
젊은 여자회원이 몇이나 올까 궁금했다.
‘여자’가 ‘남자’보다 카나리아와 궁합이 훨씬 잘 맞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만나보니 모두 ‘아저씨’들이었다.
웹마스터를 맡은 박상태씨(29·고려대 경영학 대학원생)가 가장 막내.
윤성일씨(36·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교수)는 “박상태씨가 카사모에 들어오기 전엔
제가 막내였다니까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카나리아 마니아들이 생각보다 ‘늙은’ 이유가 있었다.
보통 십수년은 예사로 카나리아를 기르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인 손용락씨(52·젠코 씨엔아이 대표)는 20년이 넘었다.
윤씨도 6살 때부터 키웠으니 30년이 넘어섰다.
애완견 키우듯 너무 몰입하지 않아서 쉽게 싫증나지 않는데다
나이가 들어도 키우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또 모양, 색깔, 울음소리에 따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도 이유다.


이종택씨(49)는 우연히 접한 카나리아의 울음소리가 너무 좋아서 기르게 됐다.
“열대어, 풍산개, 이구아나 등 수십년간 안 키워 본 동물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카나리아만 기르고 있어요. 아무리 오래 길러도 질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카나리아가 기르기 쉬운 것만은 아니다.
카나리아는 애완용이 아니라 관상용 새다.
앵무새처럼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새가 아니어서 새장 밖으로 꺼내면
어디론가 도망다니곤 한다.
또 탁한 공기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과거 미국의 광부들은 카나리아를
갱내에 걸어놓고 작업했다. 카나리아가 노래를 멈추고 ‘빌빌대면’
갱내에 유독가스가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쉽게 알 수 없는 위험을 알려주는 사람이나 상황’을 뜻하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like a canary in a coal mine)’이란 말이 유래됐다.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카나리아가 사랑받는 이유는 다양한 품종 때문이다.
마니아들의 수집대상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1998년부터 카나리아 사육을 시작한 배락현씨(43·신화중 교사)는
이탈리아 마니아와 끊임없이 접촉한 끝에 지난해 말 ‘이탈리안 자이언트’란 희귀종을 구입했다.
배씨는 “오랜 검역기간으로 어렵게 구입한 새가 스트레스로 죽을 때엔 가슴을 친다”며
“다행히 ‘이태리 거인’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비싼 품종은 수십만원을 호가하고 배씨처럼 외국에서 직수입할 경우엔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보통 카나리아 한쌍은 3만~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고 사육비용도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서민들이 기르기에 좋은 동물이라고 했다.

 
카사모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것은 한국의 열악한 카나리아 사육여건.
마니아들에겐 새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최대 꿈이자 영광이다.
하지만 새 품종을 만들기 위해선 여러명이 끊임없이 교배를 해서 새롭게 만든 잡종이 유전적으로 안정되어
순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엔 그정도 카나리아 종을 보유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
이웃 일본만 해도 ‘도쿄 프릴’, ‘오사카 프릴’ 등을 개발해냈다.


그래서 카사모 회원들은 ‘종조(種鳥)’를 구하기 위해선 어떤 ‘아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웹마스터 박씨는 “종조는 돈이 많다고 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임때마다 술을 마셔가며 온갖 재롱을 떤다”며 웃었다.


‘카사모’는 11월 13~14일 서울 중앙고등학교 대강당에서 품평회 및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올해는 처음으로 14일 일반에게 카나리아 전시를 공개한다.
카나리아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카나리아 사랑이 전국적으로 퍼지기를 고대한다.
‘서울 카나리아’ ‘부산 카나리아’를 볼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라고 있다.


▲카나리아 한쌍에 3만원~50만원


카나리아는 사람이 기르는 새 중에 가장 역사가 오래됐고 종으로서의 개체변이도 다양하다.
16세기에 스페인사람들이 아프리카 북서부 카나리아제도에서 갈색의 야생 카나리아를 이탈리아로 가져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00년 전부터 다양한 품종이 개발돼 현재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만 50여종이다.


카나리아는 크게 모양, 울음소리, 색깔로 나뉜다.
모든 카나리아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만 모양과 색깔보다는 울음소리가 더 좋을 때
편의상 ‘우는 카나리아’로 나누는 것이다.
카나리아의 대표적인 품종엔 요크셔, 노르위치. 랭카셔, 파리잔, 노던더치 등이 있다.
대부분 이름은 품종이 새로 개발된 지역명을 붙인다. 같은 품종이라도 색깔, 모양별로 다양하다.


카나리아 수명은 7~15년이고 가격은 국내에서 구입할 경우 품종에 따라 한쌍에 3만원부터 5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매우 건강한 새로 기르기는 어렵지 않으나 공기 오염도에 민감하다.


〈글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


〈사진 박재찬기자 jcphotos@kyunghyang.com


기사 출처 : http://www.khan.co.kr/section/art_view.html?artid=200411081603171&code=900302

Comments

배형수 2004.11.09 06:59
  박상태님이 모델이시고 뒤에 계시는 분들중에 모자쓰고
서있는 분은 누구요?  ^,^  ^,^  신고 하시길 바람니다
신문에도 고롭게 나왔데요......
한찬조 2004.11.09 07:27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스터님 이하...

고생 많습니다.
권영우 2004.11.09 07:59
  멋집니다.
많은 분들이 신문을 보고 전시회 관람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바쁜 시간에 인터뷰로 고생하신 5명께 박수를 보냅니다.
손용락 2004.11.09 09:02
  아침에 배달된 저 위에 나온 신문을 보니
박상태 웹마스터 얼굴이 대문짝 만하게 실려있네요.
그리구 그뒤에 삭은? 얼굴들 몇몇 보이시지요? ㅋㅋ
이제 얼짱은 우량아에게 밀리는가 봅니다. 큭~

실제 신문에는 정말 대문짝 만하게 실려있네요.
오늘은 경향 신문들 보시지요.
김정섭 2004.11.09 09:03
  전문 홍보인 못지 않게
멋진 플레이를 펼치셨습니다.
노영숙 2004.11.09 09:03
  카사모가 신문에도 나고... 전시회에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러 왔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애견 만큼이나 애조들한테도 관심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ㅎㅎ
이 기사 퍼가도 되나요? 다른 애조카페에 올리려구요.
박진영 2004.11.09 09:56
  우량아~ㅋㅋㅋㅋ

카사모와 전시회 홍보를 위해 고생 많으십니다~
곽선호 2004.11.09 10:08
  모두들 사진 잘 나오셨네요!..
특히 박상태님 인상이 아주 푸근한 아저씨(?)처럼 잘 나왔군요!
회장님 양복도 아주 멋지구요...
박정인 2004.11.09 10:54
  옆에서 친구가 이렇게 말합니다.
앞에서 새들고 있는 풍성한 아저씨가 회장님이냐?? ㅋㅋㅋ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카사모 품평회 및 전시회에 사람들이 몰려 오겠네요..^^
배락현 2004.11.09 10:58
  그 모자 손예진이 쓴 모자라고 하여 썼는데...ㅋㅋㅋ
배형수 선생님.가문을 좀 빛낼려면 모자를 벗고 찍었어야 했는데ㅎㅎ
김갑종 2004.11.09 11:14
  카사모 진짜 대표들만 모였군요.
마쑤타님 얼굴보다는 손에 앉아 있는 새가 훨씬 더 멋 있고요.
대상을 받을 새가 벌써 매스컴 타 버렸으니 조무래기 새는 출품 하나 마나겠네요.ㅎㅎ
김기자님의 글이 최소 30년의 사육 경험이 있으신 분 보다 더 낫게 광고 됐습니다.
그러도록 다섯분의 마르고 닳도록 설명과 이해를 하셨을 그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두호 2004.11.09 11:33
  오늘 수능 모의고사 최종 점검일이라 이른 아침부터 시험입니다.
경향신문 메거진만 들고 감독 들어가서 읽고 또 읽고를 반복했습니다.
앞에 있는 분이 제일 잘 나왔더군요.
뒤에는 조폭인가요 폼이 어째 이상하네요?
어쨋거나 처음으로 알리는 글이니 만큼 좋은 시간 되었으면 합니다.
강현빈 2004.11.09 12:47
  보기 좋습니다
담당 기자가 전시회 날 오셔서 심층 취재하지 않나요
그러면 여성 회원들도 보실 수 있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김은실 2004.11.09 16:23
  박상태님,, 사진짱,,잘나왔네요..^^

이뿌게 하고 가야징,,,히히히,,

문명미 2004.11.09 23:38
  배락현님 그 모자 저에게 넘기십시요..
멋진 이마 가려서 안쓴만 못합니다..
박상태님 글로스터 없어도 홍보됩니다..
박상태님 자체가 글로스터의 구엽고 앙징스러운 모습이라..
농담입니다.. 남신랑 눈독들이면 천벌받습니다..ㅎㅎ
여하튼 어깨에 힘들어 갑니다.. 모두 토요일 일요일을 위해 화이팅!
정형숙 2004.11.10 02:33
  햐~~~~~~ 카사모. 홧~~~팅~~~~~입니다요........
티비에도 함 나오시지요..
티비에 나오심 지 이름좀 불러 주세요...ㅎㅎㅎㅎㅎㅎ

카사모가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카나리아 빨리 멋진눔 키워 나도 신문에좀 나가 봐야 되것쏘요~~ㅎㅎㅎㅎ
나도 30년 넘게 키우면 나갈수 있을라나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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