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아기사진과 처진어깨

전정희 5 537 2004.12.10 07:27
제 수첩엔 흑백의 아기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동글납작한 얼굴에
옅은 색의 보드라운 짧은 머리카락
멀리 꿈꾸는듯 쳐다보고 있는 예쁜 눈
조그마한 코,
무엇을 금방 먹은 듯한 오무린 입술

한땀 한땀 정성이 깃든
바느질의
바지저고리와 조끼..
그 가운데 누덕누덕 천 조각을
덧대어 기운 앙징스런 복주머니

버선 신기 갑갑했었나?
맨발의 청춘

새벽일 나가던
처진 어깨의 중년 남자
그리고 아기 사진

오버랩 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Comments

손용락 2004.12.10 10:16
  이거이 무신 소린지 알아 먹을래믄
미아리 고개에서 거적대기 깔구 계신 분덜
좀 만나뵙고 와야겠습니다요.

일단 느긋하게 2탄을 지둘려 보는게 상책일듯 함니다.
배락현 2004.12.10 12:27
  혹 아버님 사진과 전정희님 사진이 아니신지요??
권영우 2004.12.10 17:05
  남편의 어릴 때 사진인가요?
요즘 중년남자들 정말 힘듭니다.
아내들이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셔야 합니다.
전정희 2004.12.10 21:27
  회장님: 8점
배락현님 : 9점
권영우님: 만점(10점)

아기사진= 남편의 어릴 때 사진
중년남자 처진 어깨= 오늘 새벽에 일 나가던 남편의 어깨

전정희 2004.12.11 08:04
  회장님~
점수 짜게 드렸다고
상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디까지나 점수는 공정해야 하기 땜에..
정답을 휴대폰 문자 보내드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어리버리 한국 경찰이 혹시라도
잡아낼까 싶어서 참았습니다

오늘은 김장 하는 날
그래서 몹시 바쁜 날

정담란 한 다리 걸치기 쉬는 날

내 글에 덧글만 다는 날

여성회원님들이 안 보여서
소식이 궁금한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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