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모임도 참석 안하면서 글 쓸려니

전정희 12 538 2004.11.29 14:42
괜시리 눈치가 보입니다
누가 뭐라는 사람도 안계시건만
이런걸 두고 자책감이라고 하는걸까요?
수줍음..? 겸연쩍음..?
뭐라고 해야할지...

오늘 타 본당에서 성서 공부 마치고
아기 업은 친구가 찐만두, 왕만두
김이 무럭무럭 나는거 그거 사줬습니다

아따 어디로 넘어가는지 모르게
후다닥 목구멍으로 넘기고
(추운데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약간의 담소를 거친 후에
뜨끈한 방에서 내려와
신발끈 늦게 매고(이유는 아실테죠?)
계산대 앞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섰습니다

거기 뭐가 있었게요?



연탄 난로... 그기 있었지요

아기 업은 친구가
우리집 춥다고
그거(연탄난로) 설치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하루에 1300냥만 투자하면
뜨끈 뜨끈
가스비, 기름값
나올까봐 옴찔옴찔 안해도
되고 옛날 그 시절 그 때 처럼
양은 도시락 올려 놓고
김 무럭무럭 나는 밥을
고추장 넣고 김치 넣고
흔들어서 먹을 수도 있고
그래 그래 좋다고 막 꼬십니다

그런디...
여러가지 잡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팽팽 지나가네요

연탄 갈을때 먼지하며
5층 까지 연탄 배달시키면 배달 아저씨
수고 끼치는거 하며 다 때고 나서
흰 연탄재 내다 버리는 수고하며..
연통 빼낼려면 유리도 동그랗게
깨야 할것인데...

택시 타고 오면서
우리들이 하는 얘길 들으신
운전기사님.께서 한 말씀하시더군요

일부러 살 뺄려고 운동도 하는데
연탄재 버릴 때 오르락 내리락 하면
살도 빠지고 운동도 되고 일거양득이겠네요
라고 말씀을...

속으로..
운동 다르고 노동 다르다는거 모르시나봐
라고 부르짖었지요

연탄 난로
이거이 향수 어린 그 무엇이 분명 맞긴 맞는데
귀차니즘에 빠져 살고 있는 현대인(?)
우리..저에겐 아직도 고민 좀 해야하는
그런 물건임엔 확실한거 같습니다

설치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이 분분할텐데
한 말씀들 해 주실래요?

- 방금 저희 성당 까페에 글 올리고 나서
카사모가 왠지 슬슬 그리워지는거 있죠.
그래서.. 약간의 수정을
거친 후에 올렸습니다-

Comments

문명미 2004.11.29 16:32
  연탄난로. ㅎㅎ 연탄난로는 아니지만 장작난로 생각납니다. 어릴적 그 옆에 앉으면 따습긴 한데
두볼이 벌그레해 져서리 인간 찐고구마 되던 생각 도시락 올려놓고 데워먹던 생각...
연탄난로 그기 좋은 생각이긴 한테 가스마시고 죽은 사람얘기도 들었고,
울집처럼 애들 있는집은 그림의 떡이지요.. 그런데 연탄재는 쓰레기 봉투에 버리나요?
요새는 버리는것도 큰일이라서... 낭중에 멋진 단독집어살면 연탄난로도 생각해 두어야겠네요..
장작때는 벽난로라도..ㅋㅋ 그때가 언제나 될려나..
김두호 2004.11.29 16:53
  언젠가는 오프 모임에 참석할 날 이 있겠지요.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혜진 2004.11.29 17:02
  전정희님 오랜 만이시네요.
연탄난로라 연비,유지비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어렸을때 연탄가스마시고 큰 고생을 해서
조금은 생각을 해보시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만...
화력좋은 인간난로?가 더 경제적이진 않을런지.... ㅎㅎㅎ
권영우 2004.11.29 17:15
  전정희님!
누가 눈치를 줍니까?.....
연탄 난로위의 보리차 끓이는 노란 주전자가 생각나는 계절이군요.
추억 속으로.....
저는 설치를 찬성합니다.
김기곤 2004.11.29 17:16
  김혜진님도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시네요.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었읍니다.
저도 인간난로가 제ㅣㄹ 좋을것 같읍니다.ㅎㅎㅎ
곽선호 2004.11.29 18:13
  모두들 웹을 통해 처음부터 알게 되었으니.. 오프 모임에서의 만남에 너무
부담을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워낙 회원분들이 좋으셔서 한 가족처럼 아껴
주실 겁니다... 저도 모임에는 잘 참석하지 않지만, 안면이 점점 두꺼워져 가는 것 같습니다.

전정희님께서는 정말 순수한 분이신 것 같네요^-^!
김동철 2004.11.29 21:33
  -연탄한장-
또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되는것

방 구들 선득 선득 해 지는날부터 이듬해 봄 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것은

연탄차로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할일이 뭔가를 알고 있다는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하면
하염없이 뜨거워 지는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떠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누구에게 연탄한장도 되지 못하였지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구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줄도 몰랐네, 나는


  안도현님의 시가 생각납니다.....
허정수 2004.11.30 09:05
  저도 어릴 적에 연탄 많이 갈아보았는데...그 때 생각이 나네요..그 시절 길렀던 개들도...
전정희 2004.11.30 17:28
  우선...
연탄 난로 설치 반대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어떤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연탄가스가 독하기로
말하면 가스 중에 둘째 가라면 서럽다...
그래서 꽃나무나 새들의 목숨 또는 사람의 목숨까지
위태롭다고 하는군요

가스가 가벼워서 위로 뜨기는 하지만
위로 뜬 가스를 제 때 문을 안 열어서 환기를
못 시킬 경우에는 즉각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험하고도 험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건 그렇고 몇몇 분께서 눈치보지 마라고
하셨지만 카사모의 회*님을 비롯하여 마**님께서
입을 꼭 다물고 계시니...ㅠㅠ

또 그건 그렇고
인간 난로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아직 삼십 대나
이십 대 인거 같은데 사십대 후반이나 오십대 초반의
부부에게는 잠시 생각해봐야 할 사항이 아닐까...
싶군요.. 체온이 0.00001도 정도 식어가고 있어서 라고
말해도 될까요?

전정희 2004.11.30 18:40
  하하하

저 한 시간 동안
안 나가고 버티고 있고자 합니다 ㅎㅎ

그래야 몇 점이라도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을거 같아서
한 시간 버티면 오 점이 추가 되는건가요?
오래 전의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그리고 리플 한 개 오 점
십 점 추가요~~~
오늘 저녁은 꽤 괜찮은 장사를 했습니다욧~ ㅎㅎ
오재관 2004.11.30 21:25
  연탄가스의 않좋은 경험이 많이 있군요.
저도 어렸을적에...하마트면 카사모에 접속도 못할뻔 햇습니다. -_-;;

이제는 예전의 향수로 남아 있지만 그리 정감이 가지는 않습니다.
설치반대.  잘 하셨습니다.^^
전정희 2004.12.01 21:26
  동치미 국물 그걸로 깨어 나게 한 적이 있었지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오재관님도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은 드셨을 겁니다

부모님께서 억지로 먹게 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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