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슬픈이야기...

김은실 5 573 2003.12.17 00:38
여자의 글-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습니다......
어제는 그 사람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돈을 빌리러 다녔습니다.....
가는 곳 마다 툇자를 놓고는 미안하단 말도 잊어버리지 않고 하더군요.....

우연히 알게 된 일자리......돈을 많이 받습니다.....
이 남자 저 남자.....몸을 파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더러운 돈으로라도 그를 고치고 싶습니다.......
그가 매일 새벽이 되어야 들어오는 내가 궁금한지 이것 저것 묻습니다.
난 그냥 새벽 시장에서 옷가지를 내다 판다고 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이라고 내 손을 꼭 잡으며 눈물까지 그렁합니다.....
이 바보같은 남자......어떻게 합니까.........

수술 날짜 이제 겨우 이틀입니다......
그 동안 몸 팔아가며 모은 돈도 부족해 마담 언니에게 까지 돈을 부탁했습니다.
그가 고맙다며, 몸 낳기만 하면 내가 행복하게 해줄거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낳기만 한다면 그가 낳기만 한다면...
아무 것도 난 바라는게 없습니다....
돈 많은 것도, 커다란 집도, 비싼 차도 필요없습니다. 난 그만 있으면 되는데.......

수술 날입니다....
그가 무서운지 어디가지 말고 여기 꼭 있으라 합니다.
난 그러겠노라 하며 그가 수술실 입구까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버립니다.

그를 보내고 얻은 병입니다.....
곧 있으면 죽는다 합니다....
일을 하면서도 몰랐던 병입니다......
어찌 이렇게 까지 키웠냐고 의사가 당황해 합니다....
큰일입니다....다음주면 그사람 결혼식인데....
이런 꼴로 어떻게 그사람을 볼지........
아픈지도 몰랐습니다.....

그가 다 나아 다른 이와 결혼을 하게됐다는 소식에 뛸듯이 기뻤습니다.
걱정 했습니다....그 사람 날 잊지 못하고 방황하는 건 아닌지....
그런데...다행이죠?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이렇게 아픈 걸 보면 내가
그 남자를 많이 사랑하긴 사랑하나 봅니다.....

그사람 결혼식장 앞입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지나다닙니다.
저멀리 그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보입니다....
참....예쁩니다.....
이런.....또 말썽입니다....또 앞이 흔들거립니다....
그를 봐야하는데.......마지막 가는 길 외롭지는 않게 그를 눈에 담아야 하는데....
결국 예식장앞에 앰뷸런스가 오는 우스운 꼴이 되버렸습니다.

그가 나옵니다.
무슨일이냐고 사람들을 제치고 다가옵니다.
이런......얼른 고개를 돌려보려하지만, 몸이 움직여 주질 않습니다....
.....................그가 나를 보고 울고있습니다.
난 그저 웃으며 들어가라 눈짓 합니다.....
그가 알았다고 입만 뻥끗 거립니다....
잘하는 거겠죠...
이렇게 보내는게 잘 하는 거겠죠?








남자의 글-


아무 것도 없는 나 그런 나 하나 믿고 여지것 날 돌봐준 그녀 입니다....
밤마다 아파하는 나........ 잠 한숨 제대로 못 자고 날 간호하는 그녀 입니다.
돈을 빌리는지 이곳 저곳 전화를 하더니 옷을 차려 입고 나가
한 참뒤에 오더니 취직이 됐다고 합니다...
어디인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매일 밤을 늦게 들어옵니다....가끔 진한 술 냄세가 진동을 합니다.
무슨 일을 하냐 물어 본 내 대답에 옷 장사를 한답니다.....
거짓말 입니다.....이 여자 내 앞에선 거짓 말도 못 하는 여자 입니다....
알고 있습니다......날 위해 남자에게 몸을 팔고 있습니다......
못 난 나.....그냥 보고 있습니다....
살고 싶은가 봅니다.....그녀를 이렇게 까지 버려가면서 까지 살고 싶은가 봅니다.....
내가 고개 숙이면 그녀는 더 숙이곤 울면서 그러곤 미안하다고
내가 미안하다고 내 손을 잡고 울기만 합니다.....
이 여자....참 못 됐네요....당신이 미안하면 난 어쩌라고......

내일이면 수술 입니다.....불안해 보입니다....
이젠 다 나으면, 그녀와 행복하게 살겁니다
나 때문에 힘들어 한 그녀...이젠 고생시킬순 없으니까요....
열심히 일해서 그녀와 마음 놓고 살수 있는 집도 사고,
그녀와 어디든 갈 수 있는 차도 살겁니다.


무서우니 어디가지 말라고 그녀를 잡아 둡니다.....자꾸만 불안합니다....
어디론가 흩어져 버릴 것 만 같습니다....
날 바라보는 그녀......왜 이리 슬퍼보입니까......

수술이 끝나고 정신이 돌아와 찾은 사람은 그녀 였습니다.....
어디에도.....보이지 않습니다...
쪽지하나 보이지 않습니다........뭐가 싫어 날 떠난 걸까요....
마음이 약해 제대로 화도 못 내는 사람....
내가 얼마나 힘들게 했으면 날 떠난 걸까요....

몇 일 몇 달을 그렇게 그녀를 찾으며 지냈습니다....
돌아보니 한 것 이 없습니다. 그녀가 돌아 오기를 바라며 일을 합니다.
그녀가 왔을땐 좀더 괜찮은 남자가 되어있어야 할 테니까요.

번듯한 회사에 취직이 됐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그녀를 꼭 닮았습니다.......긴 머리 하며, 커다란 눈......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앞에선 언제나 미안하다 말하는 그녀의 말투와
꼭 닮았습니다.......

사랑을 할 수 있답니다......
그녀를 잃어버린 내가 다른 이와 사랑을 할 수 있다합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난 죽어도 할 말은 없습니다.....
바보같은 나......결혼까지 합니다.........


결혼 날 입니다......날씨가 맑습니다......
내가 무안할 정도로 날씨가 맑습니다.
옆의 그녀가 환하게 웃습니다......아,.....그녀 입니다........웃고 있습니다.....
이젠 환영까지 보이나....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니.....
그녀가 휘청 거립니다.....어디가 아픈 걸까요? 그러면 안되는데....
나보고는 건강하라 해놓고는.....
지금 달려와 날 안아준다면 모르는척 해 줄텐데.....
날 두고 간 거 모두 용서 해 즐건데.....나가 버립니다....
바보같은 나......그저 보고만 있습니다....


결혼식장 앞에 앰뷸런스 소리가 들립니다.....이게 어찌된 일 일까요...
누군가 하고 사람을 제치고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녀입니다.......앰뷸런스 침대에 누워 날 바라보고 웃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날 더러 들어가라 손짓 합니다.
난 그겠노라 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한데...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참 바보같습니다.....

의사가 그녀가 이젠 얼마 살지 못 할거라 합니다....
............날 고치고 얻은 병이라 합니다.......
이럴 수 는없는 겁니다....
이렇게 착한 그녀인데....데리고 가겠다뇨....
옆에 그녀 누구냐고 물어 봅니다..........침대에 누워있는 이 여자.....
그냥 아는 동생이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난 어쩌라고 이렇게 마지막 까지 착한 겁니까.......

그만 돌아가라 합니다.......좋은 날에 이렇게 아파 미안하다고 합니다.......
아무 말도 할 수 가 없습니다.....난 너무 화가 납니다....
바보같은 그녀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은 정도 입니다.....








에필로그-


그녀가 죽었다고 합니다....
의사가 전해주는 쪽지가 있습니다....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그저.....난 그저.....
당신 없인 하루도.....잛은 순간 순간도 숨을 쉴수 없음에.....
그래서 난 당신을 사랑한게 아니예요...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마요......그럼 내가 너무 미안해 지니까......'

이 사람....끝까지 미안하다고만 하고 갔습니다.......
부모도, 형제도 없는 이 사람.....장례식장은 허전 합니다.....
나라도 있어야 그녀가 조금은 따뜻해 보이겠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젠 나도 늙어 죽음의 문턱앞에 다다랐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난 한 명의 여자만을 사랑했습니다......
그녀가 날 더러 오라 손짓 합니다......
이젠 내 곁에 그녀는 웃으며 난 됐다고 합니다.
이 여자 참 괜찮은 여자입니다......
난 됐으니 그녀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말 해주라 합니다.....

그녀를 다시 만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서.....난 행복 했습니다...
당신의 눈물로 난 행복했고, 당신의 아픔으로 난 웃었습니다.
미안합니다........사랑합니다.....

그녀가 차마 하지 못 했던....... 사랑한다는 말.....
내가 대신 하려 합니다.....괜 찮겠죠?
그래도 그녀가 미안하다 하면.............
난......어떻게 해야하나요.......T.T

Comments

김은실 2003.12.17 00:39
  정말일까요?
사실이라면 너무 슬프네요...
권영우 2003.12.17 07:22
  소설인가요?
너무 가슴 아프군요.
조건 없는 사랑같군요.
요즘 세상에 존재하기 어려운.....
김두호 2003.12.17 08:37
  순정 소설이군요,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 같기도 하구요.
아침부터 마음이 씁슬합니다
창밖에 내리는 싸래기 눈과 흐린 날씨 때문인가요.
오후부터 추워진다네요.
용환준 2003.12.17 09:32
  사랑은.....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죠??

눈에 먼지가 들어갔나?

강현빈 2003.12.17 11:01
  창 밖에 낙엽지고 그대 떠나가면 허전한 내 마음은 .................
하얀면사포의 가사입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은 인하대학교 학생과 그 옆에 있는 옐로하우스의 여자와의 사랑 이야기 이지요
위 글의 내용과 흡사합니다

요즈음 티비의 연속극 내용도 검사와 가난한 여자와의 관계등  이런 내용이 많지요
한 쪽이 헌신하고 성공 뒤에는 그 내용이 뒤 바뀌는................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런 세태가 되었는지
홍도야 울지마라는 언제적 이야기를 쓴 것인지

저는 제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하고 자랐는데
작가들은 어기서 이런 것들을 듣고 만들었는지
사실 있기는 있는 것인지
알려고 하기보다는 없다고 아니 허구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이를 보고 배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노래도 있지요
사랑은 바보 인가 봐-----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결국 모순은
사랑하니까 보내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이는 내가 소유하지 못하는 허무감에 대한 위안이 아닌지
사랑한다면 왜 보내냐 하는지

사랑은 쟁취를 하는 것이지 양보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합니다
간다는 것을 못가게 쟁취하지 못하면 빼앗긴 것 입니다
빼앗긴 것을 보냈다고 해서는 ...........................

우리의 사랑하는 것
가족, 카나리아를 누군가가 빼았아 간다면
그 것을 사랑하니까 그냥 보내지는 않지 않습니까
제가 너무 감정을 모르고 이렇게 쓰지는 않았는지
그러너 현실과 소설은 구분 되어야 하겠지요

제게도 아픈 과거가 많았기에
그때 확실하게 하지 못하고 방황하였기에
결국은 쟁취를 하였지만 그간의 고통이 있었기에
앞으로는 사랑하는 것은 어떠한 방법과 수단을 써서라고
지키겠다고 다짐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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