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형님 전상서

전정희 4 583 2004.05.14 15:23
형님과 이웃 한 지도..
동고동락 그 세월이
어언 18년입니다

세월은 쏜살 같다더니
코흘리개 아이들이
어느덧 국가의 부름을
받아 갔다오고
한 놈은 아직 복무중

장부님께 선생님이라고
늘 부르시며 부부금슬의
모범을 보여 주시던
그 선생님도 이 세상을 뜨셨지요

중국 여행 다녀오셨을때
사다 주신 스카프
올 겨울에도 매고 다녔지요
메이커가방 하며
손수 만들어 주신 바지와
블라우스, 사이즈 줄여서
주신 예쁜 치마, 속치마,
선물 받은 잠옷도 주시고
(혼자 살면 잠옷이 뭐 필요하노
갖다 입어요)

'쉘부르의 우산' 주인공 조각벽걸이
안방에 걸려 있습니다
(젊은 사람 방에나 어울리지 나는 필요없어)
무거운 항아리 옮길 때도
'내가 낫다' 하시며 들어 주시고
맛난거 만드시면 옥상에서
랑데뷰하여 얻어먹기 부지기수였지요

솜씨 맵씨 뛰어나셔서
20살나이 차이 실감이 도대체 안났지요
불우이웃 돕기 척척 잘 하셨어도
당신은 좌석버스, 택시 마다하고
입석 버스만 타고 다니신거 제가
잘 알지요

어제 밤에도
모임 끝나고 텅빈 성당에서
기다려 주셨지요
다른 자매님이 시샘하게 만들고..
저는 형님이 계셔서 늘 우쭐거렸지
않았었나 반성을 하게 돼요

반야월.. 대구에서 극과 극인
그곳으로 이사를 하신다니
첨에는 머릿속이 멍했지요
자주 찾아 뵙는 다는 말은
빈말이겠지요
같은 대구지만 시골 가는
시간과 맞먹으니 말이에요
그래도 전화는 자주 드릴께요
형님은 새 아파트로 이사 하신다고
들떠 있으시죠?
억지로 감정 숨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많이많이 좋아하세요.
눈치 보지 마시구요
감정표현 좀체로 안하는
남편도 '섭섭해서 우짜지'
라고 한마디....했답니다

아마도 프렌치키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셋이서 아이스크림
사먹었던 기억이 났었나 봅니다

형님이 계셔서
18년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십시요








Comments

권영우 2004.05.14 15:37
  아니, 남자가 남자한테 오빠!하고 부르면 사귄다? 관계가 어떻다 하면서, 여자끼리는 왠 형님하십니까?
설마 조폭의 그 형님은 아니시죠?
18년간 좋은 관계의 이웃 사촌이 멀리 이사를 가시나 봅니다.
여자분들이 남자보다 정이 더 살가운데.....
무척이나 섭섭하시겠네요.
자주 전화하시고 계절이 바뀔 때 가운데 지점에서 만나 프렌치키스 아이스크림이나 함께 드십시오.
아니면 시원한 맥주라도....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분이 있으시니 가시는 분도 덜 섭섭하시겠네요.
전정희 2004.05.15 09:22
  여자들은 나이 차가 나면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훨씬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라고 한답니다
남자분들도 나이 많은 같은 남자한테
오빠라고 하기도 하고 형님이라고 하나보죠?
어제 밤에 같이 성모당에 가면서
형님께 말씀드렸지요
'형님~ 저 형님한테 편지 썼는데
내일 드릴까요?'
'오오~ 너무 멋진데~'
박정인 2004.05.15 10:48
  18년 세월이면 가족이나 다름없겠네요.

이사가셔도 자주자주 찾아 뵙고 만남 변치 않으시길...
전정희 2004.05.15 15:11
  자주 못가요
버스 타고 1시간
거리이거든요
차라리 그 쪽으로
이사를 갈까 싶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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