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건질거 없는 사진

이진 0 726 2003.05.12 15:03
아침에 사진 찍으러 나갔습니다.
남편이랑...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이 못난 얼굴 화장발로 잘 좀 나오게 해야쥐...
이런 생각으로 평소 화장도 대충인 사람이
쬐금 신경썻으나 원래의 미모하고는 상관없는 저인지라
그냥 한숨만 나오더라구요...
벌써 나이는 생각지도 않게 먹어가고
불과 오년전만 해도 남편이랑 저를 남들이 오누이라고 생각들 했는데
지금은 흑흑...  남동생 델고 산다고...  느는 이 주름살에 찌는 살들이 원인이어요...

좌우당간 나갔습니다.
몽몽이 데리고...
미리 솜씨 없는 남편에게 사진찍는 연습을 시키고는...
"자 봐, 자기!  하나, 둘, 셋, 하고 찍지 말고 그냥 둘만에 확 눌러버려. 알았죠?"
워낙에 느린 성격인 남편이라 그냥 둘만에 눌러야 눈 안감습니다.

희망을 갖고 하나 둘만에 셔터를 누를것을 다짐받은 저...
하하하하, 즐거운 사진찍기..
이놈의 살,,, 어찌하면 안나올까..
"자기. 옆으로 찍고, 위에서 찍어야 내 주름살 안나와, 아하하..."
놀이터에서도 한방, 잔디밭에서도 한방, 네잎 클로버잎속에서도 한방.
참 즐거웠습니다.
사진이 나오기전까징..


하지만 .........


또다시 짤린 내 머리..
몽몽이 달님이 헐크처럼 나오고
좌로 길게 찍을거 아래로 길게 찍으니 배치가 엉망..
상반신만 찍어서 살 감추려는 시도는 실패이며 주위의 험한 배경도 사진 구석에 넣어두고...
건질거 엄습다.
스물네장중에 단 다섯장,,
무색한 사진속의 나는 더욱 못난 나...

마음이 아픕니다.
그냥 슬픕니다.
고질병을 우찌 고치겠다고 제가 사진교육을 시켰을꼬요...
아, 성실 빼고는 정말 끼없는 남편...
아 이 우울증이여...
아 이 한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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