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생명에 대한 생각 하나, 둘, 셋

박진영 13 568 2005.02.02 13:55
생각 하나...

며칠 전 2차대전 때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수백만의 유태인들을 학살했던 일에 대한 추모행사가 있었습니다.

1995년 우연하게 그 곳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수용소는 그 당시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잘 보전되어 있었습니다.
다양한 전시물과 그 당시의 시설들에서...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을 가스로 죽이고...
모든 소지품은 모아서 재활용하고...
사람의 머리카락, 가죽은 벗겨서 이용하고...
몸에선 기름을 짜내고...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자행되었습니다.

가스실에 한동안 멍하니 서서...
죽어갔던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가장 소중하다던 생명...
그 때...
그 곳에선...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아우슈비츠를 보고 느꼈던 충격...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생각 둘...

세계적으로 개발이란 미명아래...
엄청나게 넓은 면적의 자연환경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개발로 수많은 지역들이 이미 사라졌고...
지금도 엄청나게 많은 지역들이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그 곳은 수많은 생명이 살 던 생명의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사람의 편리를 위해...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사람들 중...
극히 제한된 일부 사람들의 편리, 욕심, 이익....등등을 위해
수많은 생명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풀 한포기,
벌레 한 마리,
물고기 한 마리,
새 한 마리,
모두가 인간과 같은 하나의 생명인데...

또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자연이 없다면 인간도 살아갈 수 없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땅에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각 셋...

도롱뇽 소송이 있었습니다.

천성산에 터널을 뚫는 공사에 반대해서...
그 곳에 살고 있는 도롱뇽이 소송을 낸 것입니다.

물론 환경을 아끼는 사람들이 그들을 대신해서 낸 것이지만...
결국 도롱뇽의 권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계속된...
천성산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에...
늘 함께 하던 분이 있습니다.
지율스님입니다.

지난 몇 년간...
우연한 기회에 그 분을 몇 번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한번은 차를 마시며...
한참동안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아마 2~3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은 천성산에서 수양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천성산 공사로 환경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의 절 주변에 무엇이 있길래...
그리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게 되었답니다.

자신도 모르는 수많은 생명이...
자신의 주변에서 자신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이 위협받고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것을...
그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외면할 수 없었답니다.

그 분의 말씀 중에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천성산에 사는 생명들과 운명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지금 지율스님이 천성산의 생명들을 염려하며 단식을 하고 계십니다.
그 분의 생명이 천성산의 생명들과 함께 꺼져가고 있습니다.

과연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Comments

박진영 2005.02.02 14:21
  무거운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요새 이 생각만 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배락현 2005.02.02 14:28
  다 인간의 욕심이겠지요 ....
조금 더 갖자고 ..편하자고...
빨리 해결되어 지율스님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식 100일이 다 되어가지 싶습니다.
 
한찬조 2005.02.02 14:33
  생명존중이란 일관성이 아닌가 합니다.
조룡 2005.02.02 15:00
  지율스님 같은 분이 계셔서 이세상이 그나마 이정도 유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웬만하면 그대로 놔둬야합니다.
차후에 후새에게 그대로 물려 주어야 합니다.
박상태 2005.02.02 15:06
  그렇지 않아도 오늘 그 기사를 읽었습니다(중앙일보).

이런 소식만 접하면 너무 가슴이 아파집니다...

환경 보존 & 개발... 양립할 수 없는 것들....  더이상 후회할 짓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두호 2005.02.02 18:01
  60 년대 경제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선진국에서 한물간 산업을 들여와 공장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느것을 보고 박수를 치던 옛날이 생각납니다.
환경과 인간은 공존을 해야 하는데 인간의 편리성과 교모한 머리를 가지고 ...
안타갑습니다.
모든것은 처음부터 주도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김갑종 2005.02.02 19:50
  내일이 100일째라고 합니다.
이제야 환경 문제가 대한민국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음을 부끄러워 해야 하는지?
그림에다 공장을 그리고 굴뚝에선 시꺼먼 연기를 그려야 합격된 그림이고(재건)
외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국산품을 애용합시다"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녔습니다.
권영우 2005.02.02 21:25
  안타깝기만 하군요.
금수강산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건만,
이제는 물도 마음대로 마실 수도 없으니.....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을 망가트리니....
다른 방안이 있다면 경제논리와 원칙만을 고집하지 말고 대타협을 해야 할텐데....
송인환 2005.02.02 22:14
  동물을 사랑 하는 한사람으로 정말 안타깝습니다.
위정자들이 좋은 대안이 있어야하는데 대책이 무대책 입니다.
저녁뉴스에 100일 정도가 인간의 한계라는데 정말 걱정 입니다.
강명윤 2005.02.03 11:44
  지율이라는 분은  환경 운동가인지는 모르겠으나, 결코 스님이라고 볼수는 없습니다.
스님이란 시비를 가리려고 해서도 아니되며, 집착하는 것은 더우기 안됩니다
자신의 뜻대로 안된다고 조건을 내걸고 장기간 단식하는 것은, 승복을 벗고 해야 하는 일 입니다.
저런 모습은  진정한 스님의 모습이 아닙니다, 카사모회원 여러분은 오해 없으시기를.....
강명윤 2005.02.03 19:54
  이글도 한번 읽어 보십시요
<a href=http://news.naver.com/nboard/read.php?board_id=news_dis18&nid=177732 target=_blank>http://news.naver.com/nboard/read.php?board_id=news_dis18&nid=177732</a>
박진영 2005.02.04 09:21
  강명윤님 말씀처럼...
불교교리상 지율스님이 스님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링크하신 글에서처럼...
많은 분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전 그 분이 스님이건 환경운동가건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연과 생명을 지키자는 것과...
그 분의 종교나 신념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분이 생각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단식'이란 방식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분이 하시는 말씀 중에서...
"나를 바라보지 말고...천성산에 사는 생명들을 생각해 주세요"
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실 여기서 천성산이란...
우리가 사는 땅에 사는 생명을 상징하는...
하나의 산과 그 곳에 사는 생명일 뿐입니다.

그 분이 단식을 하다가 돌아가신다고 해도...
신나게 개발만 하던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환경이 보호되진 않을겁니다.

물론 그 분도 그걸 잘 아시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알리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염승호 2005.02.04 20:54
 
아름다운 자연에 대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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