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발상의 전환1] 먹이배합법..

윤성일 10 1,125 2003.08.07 22:53
오랫동안 동물을 키우다 보니.. 언제부턴가..
어?? 이거 꼭 내가 바라던 결과만을 낳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덕분에.. 사소한 것이지만 한번쯤 돌이켜보며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되더군요..

아래의 글들은 이런 류의 생각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코멘트입니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시작은 하지만..
“용두사미”를 즐기는 저의 성격상 얼마나 갈려는지.. ㅋㅋㅋ

아무려나..
어디 한 번 나가볼까여??


1. 사료배합..

1.1 서론

흔히, 새사료 및 배합에 대한 관심들이 높은 듯 합니다. 그렇죠. 뭐!! 유난히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듯이.

혹자는 새를 구입하던곳의 사료배합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혹은 배워두었다가 곧바로 실천에 옮기기도 하시고 혹자는 온갖 새사료를 자신이 먼저 먹어 보고서, 물로 씻어서, 햇빛에 말려서, 카나리에게 먹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기도 하죠. 이것이 우리네 매니아들의 아름다운(?) 모습인 듯 합니다만.

옆에서 보면 속터집니다요.. ㅋㅋ

1.2 본론

근디..
언젠가부턴 그런 생각들이 들곤 했습니다. 카나리들이 과연 이런 우리들의 마음을 알아나 줄까나?

단백질 함량 몇프로, 탄수화물 어떻고, 지방이 어떻고, 그 외 필수영양소인 미네랄 함량이 어떻고.. 등등..
복잡다단한 이론속에서.. 

결국 카나리시드 6, 피 4, 조 1/2, 들깨 2, 유채씨 2, 고추씨 1/2, 국수 조금 등등.. 이거이 제가 사용하고 있는 비율입니다. 그리고 많은 동호인들이 나름대로의 비법(?)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덕분에 매일 먹는 쌀은 사러가지 않을 지언정, 카나리 먹일 사료, 특히 쉬구하기 어려운 유채씨는 택배로, 좋은 시드, 들깨 구입을 위해서는 중앙시장으로 청계천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니기도 하지요.

1.2.1 편식

그렇지만 이런 우리의 정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나리들은 여기저기 먹지도 않는 먹이를 파헤쳐두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먹이 갈아줄 때 보면 자기네들이 좋아하는 것만 깨끗이 비우는 편식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듯 합니다. 물론 저 같은 경우는 정확히 이틀치 먹을 양만 주고서리 다 먹을 때까지는 따로 먹이 보충을 해주지 않는 방법으로 편식을 방지하고자 합니다만. 사실 이거. 웬만큼 마음 독하게 먹지 않고서는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1.2.2 합사

게다가..
대부분의 카나리들은 독방을 쓰고 있지 못할겝니다. 보통은 2마리당 새장 하나, 가끔씩은 3-4마리당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새들이 한방에서 와글거리며 사는데 글쎄요? 어떤 녀석들이 제 맛있는 것 다른 개체들에게 양보하면서 사육사들이 정해준 그 배합으로만 먹이를 먹겠습니까? 어려운 일이겠죠. 아마도 세력권이 좀 넓은 녀석들이 맛있는 먹이를 먼저 먹어치우고 힘없는 녀석들은 나머지 사료를 먹어야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을겝니다.

1.2.3 외국동물원의 관리사례

요즘 제가 동물원 관계되는 일을 많이 하는 터라. 잠시 관계되는 이야기를 해드립니다.
외국동물원에서는 각 개체마다 주는 먹이통을 따로 준비하더군요. 그리고는 개체마다의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사료에 영양제, 혹은 치료제를 섞어서 먹이곤 하구요. 당연히 사육사가 지키고 앉아서 먹이를 주어야 하니 동물들의 건강상태 체크는 물론 이거니와 애정도 깊어지고 덕분에 좋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일거다득의 효과를 거두곤 합니다.
우리나라요? 아직 요원하다고 하겠습니다.

1.2.4 합사시의 문제점

호랑이사파리, 사자사파리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이 전세계에서 호랑이, 사자 마취술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아세요? 최고를 꿈꾸는 기업이라 그렇다구요? 글쎄여? 쿡!!

번식기를 제외하고는 평생을 단독생활하는 호랑이를 수십마리씩 한 우리에 넣어두질 않나?
여러마리의 수사자들을 한 우리에 넣어두질 않나?
무슨 “라이거”니 “타이온”이니하는 종불명의 잡종을 만들어 내고서는 무슨 기술력이 좋으네 어떠네 떠들고 있습니다요. 전세계 어디를 봐도 이런 경우는 70년대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초창기의 실험, 연구로 그쳤다는 이야기지요. 우리나라처럼 상업적인 목적에서 지속하는 나라는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글로스터와 파리잔을 교배하고서 모양새를 본다? 한번으로 족하지 않습니까? 그걸 두고서 새로운 품종의 개발이라고 말하긴 어렵잖겠습니까? 게다가 F1은 생식소의 발달이 이루어지질 않아서 불임인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말입니다.

원론으로 돌아가서.
마취기술의 발달은 고무적인 일입니다만..
그 이유가 워낙에 서로 싸워서 다치는 개체도 많고 폐사가 우려될 정도의 긴급상황도 많이 발생하고 있음에 있으니 다소 슬프기도 합니다.

여러마리의 동물을 합사하는 공간은 보기에는 좋을지언정(전 사실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생태적 측면에서는 가능하면 실행되지 않아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1.3 결론

각설하고,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전 언젠가부터 사료의 배합률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피만 주거나 들깨만 몇날 며칠씩 공급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료를 새로 배합해 주어야 할 때 오늘 시드의 함량을 높여주었다면 내일은 피(혹은 들깨, 조 등등)를 좀 더 많이, 그리고는 들깨(혹은 조, 고추씨 등등)를 많이 공급할 때도 있고 혹은 조(혹은 들깨, 시드 등등)를 공급하기도 하고.

보통은 사료를 이틀에 한번 새로 공급해 주니까 불균형한 식단이 그다지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없는 듯 합니다.

적정한 사료의 배합을 위해서 여기저기서 자료도 찾고 귀동냥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그 것은 분명 매니아들의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여러 종의 곡물이 적정한 비율로 섞여서 다양한 색깔로 나타날 때. 괜스레 우리 카나리들이 건강하겠구나 하는 안심과 보람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이젠 그다지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료를 새롭게 배합해 주어야 할 때 특별히 없는 사료 때문에 없는 시간 쪼게가며 구입하러나갈 고민하지 마시고 그냥 있는 사료만 섞어 주시죠 뭐. 그리고 주말이건 언제건 시간날 때 구경삼아 시장가서 부족한 사료 구입해다 먹이면 되는 것이지요 뭐!!

취미는 취미로 끝을 내시지요 뭐!! 카나리들이 우리를 위해서 존재해야지 우리가 카나리 때문에 절절매서야 안되겠져? 그져?



뭐?? 벌써 다 그렇게 먹이신다구요?? 켁!!

나 바보.. appaloosa 였슴다.. ^^


다음 번엔 "오래고 영원한 화두 새장"에 관계된 이야깁니다.

Comments

박상태 2003.08.08 00:22
  재미있게 글 읽었습니다. 전공과 무관하지 않은 경험과 지식이 배어나오는 글입니다.^^

저 역시 사료는 결국 카나리아 스스로 결정할 뿐이므로 자신이 알아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먹이의 배합에 중점을 두어야한다는 글을 읽고 이에 동감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적인 사육환경하에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자연상태의 습성을 헤치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은 비단 동물원 사육사 뿐 아니라 카나리아를 키우는 우리들 역시 하는 고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글이 많이 기다려집니다.^^
박진영 2003.08.08 09:57
  참 좋은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한 지식(? 경험?)을 가지고 대충(?) 먹이는 것과...

아는 것도 없이 그저 대충(?) 먹이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사료되옵니다.

아직도 사료배합에 관심이 쬐끔있는 박진영 한 말씀 올렸습니다.ㅎㅎㅎ

추신 : 사실 저도 이것 저것 살펴보고 나서.... 대충 먹이려고 계획 중입니다.ㅋㅋㅋ
김혜진 2003.08.08 09:59
  수입사료의 내용물을 봤는데 거의 씨드와 유채씨로 되어 있고 삼씨,염색?한 귀리,홍조,배합된 물고기 사료비슷한것,알수없는 코스모스씨앗?비슷한것이 소량들어있더군요. 그걸 다먹는것 같지는 않고 거기에서 골라먹는것 같고 배합된 영양제?는 거의 버리는것 같더군요. 버리는양이 더많아 보입니다. 담번엔 씨드와 들께 유채등을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해봐야겠습니다. 지방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씨앗을 많이 급여해도 카들이 비만이나 기름이 끼지는 않는것 같은데... 오히려 발정 유도하려고 급여하는  달걀노른자때문에 비만에 걸리는것 같더군요.
김동철 2003.08.08 10:17
  저도 일단은 윤성일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그러나 정력에 좋다면 사족을 못쓰는 우리나라 남자들 같이 카나리아를 사랑하는 대다수 메니아들은

좀더 건강하게  좀더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좀더매끄러운 색깔 로.. 등등 새에게 좋다면 여기저기 귀동
냥 눈동냥 해가며 새로운 먹이와 새로운 기법을 찾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현실은 묵과할수 없을 것입니다.

얼마전 초보회원님께서 모이배합법에 대하여 물어 왔을때 고수님들의 배합법과 제경험에의한 배합법외에 시중에서 파는 카나리아 전용혼합모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답변을 해드린 예가 있듯이 새에게 필요한 필수영양소만 결여 되지 않는한 어떠한 배합비율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해봅니다.

윤성일 고수님의 좋으신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손용락 2003.08.08 10:36
  "네 시작은 실로 장대한데 끝은 흐지부로구나."

어디 돼지 새겨진 나무판에서 본듯한 문구인데....ㅋㅋ 
김두호 2003.08.08 10:53
  처음에 제목을보고 뭔가 굉장한 이론이 나오겠구나 싶었는데 그게 그거네요.
먹이 배합은 각자 사육하고 있는 새들이 모든것을 다 먹는것은 아니죠.
사육환경과 사육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다르니....
어떤 사육자가 먹이는 새는 무엇을 잘 먹지만 다른 사육자가 먹이는 새는 아무리 똑 같은것을 주어도 먹지를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혹자는 좁쌀만 주어도 휼륭하게 잘키우는 사육자도 있지만 또 어떤이는 여러가지 먹이를 아주 배합을 잘하고 영양가를 따져 먹여도 육추가 나쁘거나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게 아닌가요.
저도 횡설수설 이었습니다.
윤성일 2003.08.08 11:07
  이거이.. 참!!
여러 선생님들이.. 갈구십니다요..  훌쩍훌쩍!!

조망간..
종로로.. 대구로.. 이동해서리..

한잔 따르겠슴다.. ㅠ.ㅠ

학교 옮긴터라 술도 못먹고 있는 불쌍한 appaloosa..
길동호 2003.08.08 21:00
    선배님들의 말씀을 듣고 이렇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희 교회에는 견공 (진돌이)이 계시거든요 그분은 갈비에 곰국도 부인몰래 퍼줌으로 가끔 씨끄럽다 합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닌듯합니다. 주인 잘 만난 친구들은 말 그대로 호강이요 아닌 친구들은 열악한 환경이라 보니다. 물론 먹이도 포함되죠.
좋은 글을 보니 용기가 남니다. 알고 대충이라 쉽고도 어렵습니다. 
  홍조, 귀리, 아마, 삼씨 어디서 구해야 하나.... 머먼 이국으로 ....
이덕수 2003.08.09 01:11
  취미로 기를때는 요것조것(가능하면 교과서에 충실)구해다 먹이려 애를 많이 쓰지만

대량 사육에 이르면

발아씨앗 엄두도 못내고

특정사료 값이 되게 오르면 이것도 뺄수있으면 빼고

가능한 흔하고 값싸고 급여가 편할수 있는것  위주로 식단을 준비합니다

우리나라에 씨드 피가 수입되기 전인  70년 전후엔 좁쌀, 들깨, 삶은 계란과 배추잎이 거의 전부이었

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통계를 내본게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김두호 2003.08.09 09:08
  그렇죠.
70년대 좁쌀 한가마의 값이 쌀 한 가마보다 비싸 새 사육이 어려웠지요.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새사육하기가 무척 좋은 시절입니다.
수입되는 사료가 많아 가격도 저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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